선별된 베타 테스터를 초기 확산과 고급 콘텐츠 수급에 활용
인스타그램의 창업자인 케빈 시스트롬은 트위터에서 인턴을 하고 구글에서 제품 마케팅을 담당했었다. 이후 버븐(burbn)이라는 술집 사진과 위치를 공유해 쉽게 멋진 장소를 찾을 수 있는 앱을 만들었다. 그는 이 아이디어로 베이스라인 벤처스로부터 50만 달러를 투자 받았다. 이후 공동창업자를 구하라는 베이스라인 벤처스의 조언에 따라 케빈은 자신의 오랜 친구인 마이크 크리거를 이사회에 합류 시켰다.
케빈과 마이크는 얼마 안가 사람들이 버븐에 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투자를 받은 뒤 몇달이 지났음에도 100여명만이 버븐을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투자 받기 전에도 80여명이 쓰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는 좌절스러운 성과였다. 둘은 얼마 안남은 사용자들에게 매우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질문을 던졌다.
왜 아직도 버븐을 쓰세요?
왜 이 질문이 그토록 중요할까. 이 질문은 그들 제품의 가치가 어디서 발생하는지 재발견 할 수 있게 해준다. 더불어 창업팀이 그들의 시간을 어디에 가장 집중해야 효과적일지를 알려준다. 만약 반대로 사용자들에게 어떤 기능이 더 필요한지 묻는다면 아마 초기 기업이 실행 불가능한 200여 가지 다른 답변을 얻을 것이다.
버븐은 핫한 술집 사진을 공유하는 SNS로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사용자들은 전혀 핫하지 않은 평범한 것들을 올리고 있었다. 케빈과 마이크는 방향을 바꾸기로 했다. 먼저 Path와 같은 사진공유 SNS 시장의 경쟁자들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진을 올리기 위한 클릭 횟수를 극도로 최소화 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하지만 그것 만으로는 부족했다. 이미 시장에는 비슷한 경쟁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당시 발매된 아이폰4의 막강한 프로세서 성능에 주목했다. 당시 아이폰4의 프로세서 파워를 이용한 파노라마 촬영 기능이나 1980년대 폴라로이드 느낌을 내는 필터 앱들이 나올 때였다.
재밌게도 인스타그램 성공의 비결인 필터 아이디어는 고객 리서치나 창업자들의 번뜩이는 통찰로부터 온 것이 아니었다. 버븐의 실패로 지친 케빈이 여자친구와 휴가를 갔을 때였다. 케빈은 인스타그램의 프로토타입을 여자친구에게 사용하게 했는데 그녀가 도통 사진을 올리지 않는 것이었다. 케빈은 여자친구에게 왜 사용하지 않는지 물었고 뜻 밖의 답변을 듣게 됐다. "내 사진이 니 친구 그렉의 사진 만큼 이쁘게 나오지 않아서 올리지 못했어" 그렉은 사실 별도의 필터 앱을 사용해 멋지게 사진을 보정한 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었던 것이다. 케빈은 휴가에서 돌아오자마자 인스타그램에 필터 기능을 추가했다.
선별된 베타 테스터를 활용한 확산 전략
인스타그램은 베타 테스트를 전략적으로 사용했다. 런칭 전에 100명의 선별된 사람들에게 먼저 제품을 써보게 했다. (제품을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사용한다는 특권 의식은 추후 제품 확산에 크게 기여한다.) 베타 테스트의 주 타깃은 기자들과 디자이너 플랫폼인 드리블의 탑티어 디자이너들이었다. 기자들을 선택한 것은 실제 제품이 출시됐을 때 기사가 나오길 유도한 것이었다. 최고의 디자이너들을 먼저 끌어들인 것은 초기 인스타그램에 올라갈 콘텐츠의 질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이건 매우 놀라운 선택인 것이 만약 그들이 포토그래퍼들을 타겟팅 했다면 지금처럼 대중적인 앱이 되기 어려웠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망의 런칭하는 날, 케빈과 마이크는 투자자이자 100만 팔로워를 거느린 잭에게 인스타그램 런칭 소식을 투윗 하도록 요청했다. 초기 베타 테스트에 참여했던 10여명의 인플루언서 디자이너들도 트윗을 날렸다. 더불어 테크크런치와 와이어드 같은 유력 언론에도 인스타그램 기사가 나갔다. 이에 힘입어 애플 앱스토어에도 피처드 될 수 있었다.(애플은 디자인 퍼스트 회사 아닌가.) 이게 인스타그램이 런칭 하루 만에 25,000명의 사용자를 모을 수 있었던 비결이다. 베타 테스터를 활용한 확산 전략이 유효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