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6. 17. 비 오는 날
아버지가 너무 보고싶다.
어린 내게 큰 기대를 거시고
큰 사람이 되길 원하셨다.
커가던 내게선 기대를 거두시고
적당한 사람이 되길 원하셨다.
아들의 한계를 당신이 정하셨다.
나의 싸움은 아버지가 만든
그 우물 뚜껑과의 투쟁이었다.
고작 우물 안에서 죽지 않으려
개구리는 아우성 쳤다.
이제 우물을 넘어 누구도 못 가본
먼 바다까지 길을 내며 간다.
당신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멀리
용맹하게 전진하는 모습 보신다면
우리 아들 대견하다 하시려나.
그러나 도착한 곳엔 아버지가 없다.
당신 아들 당신 생각보다 훨씬 컸다고
큰 소리치며 인정 받고 싶었는데.
오늘도 먼 바다에 풍랑이 친다.
아버지가 너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