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방과후 신청하는 날
며칠동안의 정신없는 입학시간이 지났다.
그시간이 지나고 가장 떨리는 방과후 신청하는날.
학교를 마치면 12:00 밖에 안되는 1학년에게, 방과후 신청과 학원세팅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나는 일을 하러 가야하고 엄마가 아이를 도맡아야 하는데 내가 퇴근까지 엄마가 8시간을 봐주시는건
딸로서 할짓이 아니다. 무엇이라도 배워야지. 암 그렇고 말고.
저녁8시부터 방과후 신청은 클릭으로 시작되는데, 내가 퇴근이 일곱시가 넘으니, 8시면 나는 집까지 차안에서 운전하고 갈 시간이다. 아뿔싸. 그러면 집엔 늦게 퇴근하고, 한적한 곳에 자리잡고 경건한 마음으로
클릭을 하기로 마음 먹는다.
설상가상으로 같이 방과후를 하고자 했던 다른 친구엄마는 그냥 본인이 데리고 있고 싶다해서,
우리아이는 혼자 방과후에 가야한다. 가고 싶지 않을게 분명하다 가슴이 답답해 온다
하지만 이게 왠일? " 엄마 나 그냥 다 신청해줘 배워보고 싶어 혼자도 갈수 있어"
내가 지금 뭘 들은거지? 이렇게 기특 할 일인가? 너는 이걸로 됐다. 올해 효도 끝이야 엄마는 감동했으니까!
개
그럼 이제 내가 감동에 보답할차례. 음악줄넘기, 배드민턴, 역사, 체스, 컴퓨터, 타악기를 배우고 싶다 하였으니 나는 그럼오늘 제대로 클릭헤서 아들의 기대에 부흥해야 한다. 내가 이리 진지한 적이 있었나?
아파트 청약을 넣을때도 제발 되라, 라는 마음만 있었는데 오늘은 제발 되라가 아닌 되야만한다로 마음이 변해간다. 그래 해보자 할수 있다. 피씨한데 휴대폰 하나, 서울사는 아이고모 한테까지 전활걸어 클릭좀 해달라고 부탁한다. 내몸은 하나인데 과목은 6개니까.
7:57분. 숨이막혀온다. 할수 있을까?
7;59분. 접속 일분전 새로고침을 미친듯이 누른다.
8;00 나는 차례로 접속하며 해낸다. 왠걸 계속 서버가 다운되고 폭발할 지경이다
할수 있다 할수있다.
그때 걸려온 아가씨 전화 " 언니 두개 성공했어요!"
이게 뭐라고 눈물이난다,
아파트 청약 됐다는 거보다 더 기분이 좋다.
나에게도 열혈엄마의 피가 흐르는 걸까? 모든 감정이 뒤섞여있는 것 같다,
내 엄마이자 아이의 할머니가 피곤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내 아이가 학교안을 구석구석 탐방하며 재미있었음 하는 마음
워킹맘이지만 뒤쳐지지 않고 아이의 교육에 그래도 함께 하고 싶은 마음
그러느라 나는 오늘 한끼도 못먹었다. 배도 안고픈 걸 보면, 나도 엄마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