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과 공존하는 법
살면서 다양한 책을 읽었다. 내 좁은 소견일지 모르나 기독교 변증학자의 필체는 깊고 넓다. 철학자보다 한 수 위를 보는 사람들이다.
최근 읽은 ‘팀켈러의 내가 만든 신’은 내 무릎이 휘청거릴 정도로 충격 그 자체였다.
다양한 실제적 사례와 성경적 이야기 그리고 이론을 뒷받침 해주는 전문가의 견해가 한 챕터를 채운다. 책을 읽고 나면 지적 소양이 충만해진다. 그리고 행동을 부추기는 확언을 얻을 수 있다.
‘인간의 마음은 우상을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공장과 같다’라고 켈러는 말하면서 단지 눈에 보이는 우상에 절하는 행위 자체가 아닌 마음을 지배하는 모든 것이 우상이라고 피력하고 있다.
가정과 자녀, 직업과 돈벌이, 성취와 평론가의 호평, 체면과 사회적 지위가 다 우상이 될 수 있고, 또 로맨틱한 이성 관계, 업계의 인정, 안전하고 평안한 환경, 외모나 두뇌, 정치나 대의명분, 도덕과 가치관, 심지어 기독교 사역에서 성공하는 것도 우상의 범주로 포함하고 있다.
쉰이 넘어서도 경제적 자유를 이루지 못한 채 불안한 미래에 한숨 쉬는 내가 우상에 빠진 모습임을 깨달았다.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에벤에셀 하나님께서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여기까지 인도해 주신 은혜를 잊어버린 채 조금만 더 형편이 좋았으면 하는 바람이 탐심으로 빠져버린 것이다.
챕터는 총 일곱 개로 구성하고 있으며 각 챕터마다 우상의 소재를 제시하고 있다.
내가 만든 신, 평생소원.
내가 만든 신, 사랑.
내가 만든 신, 돈.
내가 만든 신, 성취.
내가 만든 신, 권력.
가면 쓴 숨은 신들, 문화와 종교.
제자리를 찾아서.
각 챕터마다 성경적 인물이 등장한다. 아브라함, 야곱, 삭개오, 나아만 장군, 느브갓네살, 요나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
100세에 낳은 자식이 우상이 될 수 있었지만, 하나님의 신앙적 훈련을 통해 아브라함은 하나님을 끝까지 경외할 수 있었고, 라엘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우상이 되어 야곱은 긴 시절을 난민으로 보내야 했으며, 삭개오는 한때 ‘매국노’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돈에 미쳐 살았지만, 예수님의 만남을 통해 돈의 가짜 신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 또한, 당대 세상 최고의 성공과 권력을 거머쥔 아람의 군대 장관 나아만은 성취욕을 내려놓고 지금의 암과 같은 병인 나병을 고치기 위해 그가 끌고 온 종의 말을 듣고 엘리사의 메시지를 수행한다. 요단강에 가서 몸을 일곱 번 담그라는 말.
‘바벨론 제국’이라 칭할 정도로 그 당시 세계의 지배 강국으로 우뚝 선 나라의 왕인 느브갓네살은 심한 불면증에 시달렸다. 권력욕이 강한 사람은 극심한 두려움과 불안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느브갓네살은 권력욕에 빠져 우상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는 다니엘의 꿈의 해석을 통해 하나님을 인정하는 노선으로 돌아서면서 잠시나마 불면증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요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흥미진진한 내용이었다. 요나는 자국민 우월주의라는 우상에 빠진 민족주의자였다.
7장에서는 가짜 신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짐작했겠지만, 바로 ‘예수그리스도’다.
인간은 우상을 없앨 수 없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바로 우상을 대체해야만 한다. 우상을 뿌리 뽑으려 하면 우상은 되살아나기 마련이다. 우상과 공존해야 한다. 우리의 마음 중심에 하나님을 모시는 것이다. 그다음이 우상이면 된다.
야곱은 절체절명의 상황 속에서 하나님과 단판을 짐으로 우상에서 벗어나 복을 받고 목숨도 구할 수 있었다. 우리도 야곱과 같은 절실함으로 브니엘과 같은 축복의 장소를 만들어야 한다.
그 방법은 예배와 기도, 그리고 영성훈련으로 가능하다.
책의 제목은 ‘팀 켈러의 내가 만든 신’이다. 책을 읽은 후엔 적용해야 한다.
‘김성운의 내가 만든 신’은 과연 무엇이며 그 구체적 해결책은 어떤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