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행간읽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간읽기 Jan 22. 2019

[LYAN] LG 홈브루로 보는 상표권 이야기

2019. 1. 22. by LYAN


”LG 홈브루로 보는 상표권 이야기”
by LYAN
   

1. 이슈 들어가기

올해 첫 가전전시회인 CES2019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선보인 기업은 단연 LG전자라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분은 안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도 그러할 것이 OLED 디스플레이는 점점 더 업그레이드되어 폭포형상의 구조물로 모든 관람객의 감탄을 이끌어 냈고, 화면이 말리는 롤러블TV는 TV에 대한 재해석 및 미래의 공간 설계에 대해서도 변화를 줄 수 있는 제품이었으며,  AI ThinQ와 CLOi는 AI의 발전된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LG 홈브루’였는데요, 집에서 만들어 먹는 수제 생맥주라는 컨셉으로 에어프라이어와 같이 가전 분야의 새 카테고리를 탄생시켰습니다. 물론 5리터를 얻기 위해서는 2주를 기다려야 된다는 점이 좀 아쉽기는 하지만, 피로에 쌓인 하루를 맥주 한잔으로 풀 수 있다는 행복한 상상과 함께라면 2주쯤이야 설렘으로 충분히 견딜 수 있는 시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작년 12월의 특허청 결정에 따라 LG는 이 획기적인 기기를 ‘홈브루’라 부르지 못하고 ‘Beer Chef’라 부르게 될지도 모른다는 점입니다. 홈브루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이렇게 열심히 홍보를 했음에도 상표 거절이 된 것인데요, 어떻게 된 영문인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 이슈 디테일

LG HomeBrew의 탄생


 LG전자가 11일 수제맥주를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캡슐맥주제조기 ‘LG 홈브루’를 공개했다.

 LG전자는 97년 전통의 세계적인 몰트(싹이 튼 보리나 밀로 만든 맥아즙) 제조사인 영국 문톤스와 손잡고 수제맥주 제조에 필요한 캡슐 세트를 공동 개발했다. 문톤스의 프리미엄 몰트, 발효를 돕는 이스트(효모), 맥주에 풍미를 더하는 홉, 플레이버(향료)로 구성된 4개의 캡슐이 하나의 세트다.

 LG 홈브루는 대표적인 영국식 에일 맥주인 페일 에일, 인도식 페일에일, 흑맥주, 밀맥주, 친숙한 라거 맥주인 필스너 등 인기 맥주 5종을 취향에 따라 직접 제조할 수 있다.

[경향신문/20181211] LG전자 캡슐맥주제조기 ‘홈브루’ 공개


LG전자는 3~4년 전부터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관련 제품을 개발해 왔다. 하지만 맥주 제조기 제작 프로젝트를 맡은 전직 임직원들이 관련 기술을 유출하려다 2016년 당국에 적발되는 사건이 일어나며 출시가 늦어졌다. 업계에선 LG전자가 연내 국내 시장에 수제 맥주 제조기를 출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전자가 수제 맥주 제조기 시장에 뛰어든 건 시장성이 충분히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002년 주류법 개정으로 국내에 첫선을 보인 이후 ‘반짝인기’로 끝나는가 했던 수제맥주 시장은 2014년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부터 3년간 매년 100%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폭풍 성장하고 있다. 

[이투데이/20180410] LG전자, 가정용 맥주 제조기 내놓는다


HomeBrew 보유 기술

LG 홈브루는 복잡하고 어려운 맥주 제조 전 과정을 자동화했다. LG전자는 이 제품에 △상황에 따라 컴프레서의 동작을 조절하는 인버터 기술을 비롯해 △발효에 필요한 온도와 압력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기술 △맥주 보관과 숙성을 위한 최적의 온도를 자동으로 유지하는 기술 등 독보적인 생활가전 경쟁력을 집약시켰다.

[이투데이/20190108] LG전자 새로워진 AI ‘LG 씽큐’·캡슐맥주제조기 ‘홈브루’ 공개 


고객은 제품 전면의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을 통해 맥주가 제조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 전용 앱으로 간편하게 캡슐을 주문할 수 있다. 자동온수살균세척시스템과 방문 케어서비스는 LG 홈브루를 항상 깨끗하게 유지해준다. 

[ZDNET/20181211] "수제맥주 간편하게"...LG電, 홈브루잉 제조기 첫 선


HomeBrew 상표 출원 사항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5일 특허청에 ‘홈브루’와 ‘홈브류’라는 상표권을 출원했다. 홈브루(Homebrew)는 보통 ‘직접 담근 술(맥주)’ 을 뜻하는 데 쓰인다.

LG전자는 상표권 지정상품에 △주류양조기계기구 △가정용 전기식 맥주제조기 △가정용 전기식 알콜음료 제조기 △가정용 맥주 양조 키트(맥주 제조용 맥아 농축액 포함) △맥주용 맥아즙 △맥주제조용 홉 진액 등으로 이 상품을 분류했다. 집에서 맥주를 만드는 데 필요한 기기 및 각종 재료를 통합한 상품명인 것으로 보인다.

[이투데이/20180410] LG전자, 가정용 맥주 제조기 내놓는다... 상표권 출원


HomeBrew 상표 거절


LG전자가 지난해 출원한 수제맥주 제조기 '홈브루(HomeBrew)' 상표권이 특허청으로부터 거절당했다. 홈브루가 네이버 영어사전의 사전적 의미상 일반인들에게 '집에서 양조한 맥주'라는 의미로 쉽게 인식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상표의 인식력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보다 객관적인 기준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8일 특허청 키프리스를 보면, LG전자가 지난해 4월5일 출원한 △홈브루 △홈브류 △House Brew △홈브로이 등 4건의 상표권이 거절(같은해 12월10일)됐다.

[프라임경제/20190118] "차이슨은 되고 홈브루는 안 되고" 특허청의 요상한 상표권 심사


특허청의 ‘홈브루’ 상표의 거절 이유

특허청 상표디자인심사국은 "홈브루는 '집에서 양조한 맥주'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표장"이라며 "휴대전화(스마트폰)가 널리 보급된 상황에서 '홈브루'를 처음 접한 사람들이 '집에서 양조한 맥주'라는 의미로 어렵지 않게 인식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집에서 양조한 맥주' 등의 뜻으로 직감돼 '가정용 전기식 맥주제조기' 등 관련 상품에 사용하는 경우 상품의 성질을 표시하는 표장에 해당한다"며 "누구의 업무와 관련된 상품을 표시하는 상표인지도 식별할 수 없다"고 밝혔다. 

상표법은 홈브루처럼 식별력이 없는 상표를 상표법 제33조에서 예시하고 있다.

특허청의 판단 기준이었던 상표법 제33조 제1항에는 '그 상품의 보통명칭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표장만으로 된 상표'인 경우 상표 등록을 불허하고 있다. 예를 들어 '카페라떼'와 같은 보통명칭은 상표 등록이 안되는 것이다.

3항 '그 상품의 산지·품질·원재료·효능·용도·수량·형상·가격·생산방법·가공방법·사용방법 또는 시기를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표장만으로 된 상표'인 경우에도 거절된다. 

[EBN/20190118] LG '홈브루' 상표등록 불허에 난감…"벌써 입소문 탔는데"

 

특허청은 홈브루 등 4건의 표장이 자동차, 책, 과일 같은 보통명사로 인식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프라임경제/20190118] "차이슨은 되고 홈브루는 안 되고" 특허청의 요상한 상표권 심사


LG전자와 동종업계의 의견

LG전자는 "어떠한 장소 또는 음료와 관련돼 있다는 것인지를 막연하게 상상할 수는 있다고 하더라도 '자가 양조 음료, 집에서 빚은 술'이라는 특정한 의미로 직감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EBN/20190118] LG '홈브루' 상표등록 불허에 난감…"벌써 입소문 탔는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로 손꼽히는 IFA 2018 기조연설에서도 AI 트렌드는 고스란히 반영될 전망이다. LG전자 마이크로소프트, 화웨이, 아마존 알렉사 등 기조연설에 참가하는 회사 대부분이 앞으로의 AI 시장 전망과 자사 전략을 언급할 예정이다.일례로 개막식 기조연설을 맡을 조성진 LG전자 부회장과 박일평 LG전자 CTO(최고기술책임자)는 LG전자의 AI 개방형 전략을 설명할 예정이다. 

닉 파커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은 '새로운 컴퓨팅의 가능성'이라는 주제로 AI의 미래를 설명한다. AI 스피커 알렉사를 만든 다니엘 라우쉬 아마존 부사장도 이 전시회에서 연설한다. 일각에서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최고경영자)가 최근 알렉사를 탑재한 로봇 출시를 암시한 것에 비춰봤을 때, 라우시 부사장이 음성인식 기반 AI 로봇을 공개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 

[디지털타임스/20180810] 전세계 IT강호들 총집합…"AI 한번 붙어보자"

 

업계에서는 이 같은 특허청 상표권 심사 기준이 주관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례로 중국 디베아 무선청소기를 수입하는 루미웰은 지난해 7월 특허청으로부터 '차이슨'에 대한 상표권(상품분류 07·가정용 청소기류)을 취득했다. 존속기간은 2028년 7월16일까지. 상표권은 속지주의를 따르기 때문에 국내에서 만큼은 루미웰만이 가정용 청소기에 '차이슨' 상표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차이슨은 되고 홈브루는 안 되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상표의 인식력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특허청은 이를 판단할 객관적인 기준을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라임경제/20190118] "차이슨은 되고 홈브루는 안 되고" 특허청의 요상한 상표권 심사


과거의 사례

글로벌 가전업체인 필립스가 '에어프라이어(Airfryer)'상표를 독점할 수 없다는 심결이 나왔다. 

특허심판원은 필립스가 에어프라이어 상표의 상표출원이 거절결정된 데 불복해 제기한 심판에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상표'라고 판단, 심판청구를 기각했다고 12일 밝혔다

특허심판원 김태만 심판1부 심판장은 이번 심결에서 "'에어프라이어' 명칭 자체가 '기름 없이 공기를 이용해 튀기는 튀김기'로 인식돼 '전기식 튀김기'의 특성이나 조리 방식을 직접 나타내고 있고, 다수 경쟁업체에서 비슷한 기능의 튀김기에 이 명칭을 붙여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특정 기업에 독점적인 상표권을 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 "국내 전기식 튀김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해 일반소비자들이 '에어프라이어'라고 하면 자사의 상표로 인식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인터넷이나 여러 언론 매체에서도 '에어프라이어' 명칭을 전기식 튀김기의 기능 또는 방식을 일반적으로 지칭하는 이름으로 사용해오고 있어 일반수요자들이 이 명칭을 필립스의 상표로 인식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뉴스/20140612] ‘에어프라이어’ 상표 “필립스 독점 안돼”



3. 필자와 생각해보기

상표권의 위엄

상표권은 말 그대로 ‘상표를 보호해주는 권리’입니다. 상표권은 지정한 상품에 대해서는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유사한 상표를 사용할 경우 제재할 수 있는 배타성까지 띄고 있으며, 10년 주기로 갱신하면 평생 사용할 수 있는 그 행사 범위가 어마어마한 권리입니다. 

 

이 말인 즉, 그만큼  받기 까다롭다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상표는 다른 제품과 구분되는 식별력을 띄어야 됩니다. 예를 들어 ‘선풍기’, ‘에어컨’과 같은 일반명사는 상표가 될 수 없지요. 특허청은 LG의 ‘홈브루’를 이와 같은 존재로 인식한 것 같습니다. LG 측에서는 일반명사화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과거 신문기사들에서도 ‘홈브루’라는 단어가 종종 등장하였고, 외국에서도 home-brew, home brewing 등의 단어가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점 등에 특허청은 주목하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LG전자는 ‘홈브루’를 못쓰게 되는 것일까?

LG전자가 지난 1월 9일 특허청에 거절결정불복심판을 청구하였는데 이것이 받아들여진다면 위 상표는 당연히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만약 거절확정이 될 경우에 과연 LG전자는 ‘홈브루’ 상표를 사용하지 못할까요? 국내에서는 상표로써 효력은 없을 것이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각 특허청의 결정에 따라서 상표로써의 효력 유무를 가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상표등록이 거절되었다고 ‘홈브루’ 명칭 자체를 못쓰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기업이나 경쟁업체가 동일 제품 등에 ‘홈브루’라고 사용하여도 제재할 방법이 없을 뿐이지요, 위에서 말한 에어프라이어처럼 말입니다. 아마도 LG도 거절확정이 될 경우를 많이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거절결정이 된 지 이틀 뒤인 12월 20일에 ‘Beer Chef’라는 이름으로 상표출원을 하였기 때문이지요.

 

조금 아쉬운 점은, LG에서 ‘홈브루’ 제품을 보다 많이 홍보하여 ‘홈브루’하면 LG전자 제품이라는 식별력을 띌 정도가 된 후에 상표출원이 되었으면 어떠하였을까 싶네요. 그랬다면 다른 회사에서 아무도 못쓰게 할려고 먼저 상표출원을 해버렸을려나..


by LYAN

psykiest@gmail.com

행간읽기, 하나만 읽으면 안됩니다.


행간읽기는 '이슈별 프레임 비교'와 '전문 분야 해설', 두 방향으로 행간을 읽는 비영리매체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니바인] 누가 5.18을 규명하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