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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간읽기 Jan 28. 2019

[F.C.Snake] 벤투호의 미래는?

2019. 1. 28. by F.C.Snake


 벤투호의 미래는?
by F.C.Snake


1. 이슈 들어가기

2019 아시안컵에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8강에서 탈락했습니다. 대회 시작 전, 우승후보로 평가받았던 대표팀은 대회 내내 답답한 경기력을 보여주더니 결국 카타르에게 패배하면서 또다시 무관으로 대회를 마감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아시안컵에서 마지막 우승은 1960년입니다. 무려 5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이 대회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본 사람보다 못 본 축구팬이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우승을 한지 한참 지난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축구팬들은 이번 대회에 많은 기대감을 보였는데, 이는 결국 더 큰 실망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대회가 종료된 시점부터 대표팀의 감독, 벤투에 대한 강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2. 이슈 디테일

#대표팀 아쉽게 끝난 아시안컵

'손흥민 최전성기'도 놓친 아시안컵.. 언제쯤 우승 가능할까 [스포츠한국]


#벤투로는 발전 없다

벤투 감독을 둘러싼 여론도 달라졌다. “패배하면 어떤 이야기가 나오는지 궁금하다”던 벤투 감독은 혹독한 경험을 하고 있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11경기 무패(7승4무)를 달리다 첫 패를 기록했지만 내용과 경기력이 기대 이하인 탓이다. 감독이 전권을 쥐고 있는 전술과 선수 기용 등 일거수일투족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과거 대표팀 감독은 독이 든 성배라며 탄식했던 모습 그대로다.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벤투 감독이 계약 기간이 보장된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완주할 수 있을지 의심될 지경이다.


1) 플랜B의 부족 

벤투 감독은 변화에 인색한 편이다. 선발 라인업에 큰 변화가 없으며, 선수 개개인의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채 그동안 뽑았던 선수 위주로 명단을 구성하는 성향을 보여왔다. 실제로 지난 A매치 기간에 온전한 컨디션이 아니었던 이재성을 불러들였고, 결국 이재성은 훈련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채 A매치 기간 도중 다시 소속팀으로 돌아간 바 있다. 물론 고정된 선발 라인업은 팀에 확실한 색깔을 입히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다양한 선수들을 파악할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고, 자신의 전술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선수들로 팀을 꾸린 뒤 완성도를 높여가는 과정의 일환일 수 있다.

그러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까지 불러들여 위기를 자초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온전한 컨디션이 아닌 선수를 적절하게 교체해주지 않고, 매 경기 선발로 내보내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번 아시안컵 실패를 100% 불운 탓만으로 돌릴 수 없는 이유다.`플랜A`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플랜A가 어그러질 때 이를 대체할 `플랜B`도 어느 정도 마련돼 있어야 한다. 그라운드 위에서는 언제든지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관성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는 유연성도 가미가 돼야 한다.


2) 뚝심 혹은 고집 

“분명히 말하겠다. 지금의 스타일을 계속 유지한다.”

아시안컵 8강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든 한국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패배 후 뱉은 말이다. 경기 후 벤투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결과와 득점이 부족했다”고 인정하면서도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는 의견은 동의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지금의 스타일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볼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 주도권을 잡고, 골키퍼부터 시작되는 빌드업으로 공격 기회를 만들어가겠다는 자신의 축구 철학을 재차 밝혔다. 은퇴하는 구자철과 수비수 김영권 등도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스타일에 선수들이 공감하고 잘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의 스타일은 결과를 가져와야 할 메이저대회 아시안컵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 객관적인 전력상 한참 아래인 상대들의 밀집수비 앞에서 결과적으로 점유율 축구는 승리의 전략이 되지 못했다. 유기적인 패스로 공격을 전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빌드업도 벤투 감독이 기대했던 기능을 하지 못했다.

벤투 감독은 부임 이후 A매치 11경기를 치르면서 어떤 상대를 만나든 거의 같은 전술과 전략을 구사했다. 무패행진으로 무언가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시각에서 날카로운 비판이 덜했지만,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메이저대회에서도 같은 전술과 전략이라면 우려를 품고 지켜보는 사람들의 불만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아시안컵에서 효과를 보지 못한 지금의 색깔을 고수한다면, 아시아팀들을 상대로 펼쳐야 하는 월드컵 예선이 어떻게 흘러갈지도 장담할 수 없다.

카타르에 '일격' 벤투호, '카타르'까지 순항할까 [경향신문]

날개조차 펴지 못한 벤투호, '선택의 폭' 넓혀야 산다 [인터풋볼]

"고수하겠다" 벤투 감독, 충격패 덮어줄 격려는 어렵다 [데일리안]


Snake : 벤투 감독에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내는 전문가, 축구팬들의 의견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플랜B의 부족. 선수 혹은 전술이 먹히지 않을 때 유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상대방 혹은 우리 팀의 컨디션 여부에 따른 전술 변화나 선수 기용보다는 기본적으로 자신이 선호하는 선수와 전술을 고집합니다. 한준희 위원은 벤투 감독이 처음 우리나라 대표팀 감독으로 기용됐을 때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 발전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아직 더 기회를 줘야한다

1) 이제 허니문 끝, 냉정한 평가와 지지가 필요 

벤투 감독은 본의 아니게 허니문이 빠르게 끝났다. 그래서 국가대표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다 냉정하게 평가받을 분위기가 조성됐다. 미디어와 대중이 무언가에 휩쓸릴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향후 차디찬 항해를 이어갈 벤투호에서 지켜봐야 할 요소는 수두룩하다. 벤투 감독의 스타일이 한국의 특성과 부합하는지에 대한 큰 틀에서부터 시작해, 2선 공격형 미드필더는 누가 수행할 것인지, 역동성이 떨어진 원인, 손흥민 활용법, 당면한 세대교체 등 작은 틀까지 모든 항목에 세세하게 돋보기를 들이대야 한다. 아직 ‘이건 완성됐어!’라고 자신 있게 말할 부분은 없다. 그래서 지금부터 필요한 것들이 한결같은 응원과 동시에 정확한 비판이다. 좌절감과 부담감에 휩싸여 있을 선수들을 위해 그래도 우리가 뒤에서 믿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함과 동시에, 이런 점은 잘못됐다고 명확하게 소리를 내야 한다. 그래야 벤투호가 갑자기 들이닥친 얼음을 뚫으며 항해를 이어갈 수 있고, 다시금 훈훈한 날씨 속에서 순풍을 달고 나아갈 수 있다. 벤투호 선수단 또한 힘든 여건에도 동력을 잃지 않고 전진할 수 있게끔 단단히 마음을 먹어야 한다. 정말 중요한 순간이니 꼭 그래야 한다. 한국 축구가 퇴보하는 일만큼은 막아야 한다


2) 발전하는 과정, 기다림이 필요

벤투식 축구에 대한 선수들의 신뢰는 절대적이다. 이청용(보훔)은 "완전히 내려선 팀을 상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최대한 공을 가지고 지쳤을때 노리는게 최선의 방법이다. 그래서 감독님의 전술에 만족한다. 당연히 점유율이 높은 팀이 유리하다"고 했다. 은퇴의사를 밝힌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도 "벤투식 철학이 선수들과 잘 맞는다"고 했다.

빠르게 끝난 허니문, 찬바람 견디며 나아가야 할 벤투호 [베스트일레븐]

대표팀에 작별 고한 구자철, "과정을 기다릴 줄 알아야" [인터풋볼]

'부상 병동' 벤투호, 쓸 카드 자체가 없었다 [스포티비뉴스]


Snake : 선수들과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오는 실패와 좌절을 기다려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훈련과 경기에서 드러나는 긍정적인 모습들이 선수들에게는 과거와는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더 발전할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3. 필진 코멘트

이번 대회 전 벤투호가 보여줬던 축구는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확고한 스타일을 바탕으로, 자신의 원하는 곳에 원하는 선수를 넣어 러시아 월드컵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축구에서 절대 떨어질 수 없는 핵심선수의 부상으로 인한 플랜 A의 미숙함을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했고, 결국 이는 부족한 경기력과 8강 탈락이라는 결과로 돌아왔습니다. 우리나라 최고 선수 반열에 오르고 있는 전성기의 손흥민, 부상은 있지만 경험과 리더십에서 선수들의 엄청난 존경심을 받고 있는 기성용 그리고 해외진출이 유력시되는 대형 수비수 김민재 등, 나름 탄탄한 전력으로 평가받았던 대표팀이 허무하게 탈락하니 아쉬운 마음이 큰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이번 대회에 저는 개인적으로 우승을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남태희, 권창훈 등 핵심선수의 부상 이탈, 기성용, 이재성 등 선수들의 부상 여파 그리고 우리나라 에이스 손흥민의 누적된 피로도. 종합해보면 절대 최고의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탄탄해진 다른 나라 전력과 70%에 미치지 못해 보이는 우리나라 대표팀의 전력. 종합적으로 우승보다는 발전하는 모습, 미래가 기대되는 경기력을 보기를 바랐습니다. 물론, 그러한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이 매우 아쉽습니다. 대회 중간 그리고 종료 후에 나온 대한축구협회의 여전한 졸속운영은 우리나라 축구의 미래가 여전히 어둡다는 생각이 먼저 들게 합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남은 기간 동안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축구대표팀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by F.C. Snake

fc.hoon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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