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를 전하는 또 다른 에세이
사진을 공유한다는 건, 내가 보는 시선을 공유한다는 것과 같다.
어떤 풍경을 보고 감탄할 때,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찍지 않은 것 처럼 이 멋진 사진을 보라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내가 찍은 거야!" 라고 말한다. 사진도 마찬가지다. 내가 보는 이 장면, 이 분위기, 이 감정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어서 셔터를 누른다. 그리고 그 사진을 공유하는 순간, 우리는 단순한 이미지 이상을 전달한다. 나의 시선, 감정, 당시의 공기까지 함께 나누게 된다.
예전에는 사진을 찍고 인화한 뒤, 앨범에 정리해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들과만 공유했다. 하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한 번의 터치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내 사진을 보낼 수 있다. SNS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시선을 기록하고 공유하며, 우리는 그들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본다. 하지만 사진을 공유한다는 것은 단순히 이미지를 올리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건 결국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공유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일상의 소소한 순간을 공유하고, 어떤 사람은 드넓은 자연을 담아낸다. 또 어떤 사람은 길에서 마주친 낯선 이들의 얼굴을 기록한다. 나는 오래전부터 사람을 찍는 사진을 좋아했다. 카메라를 들이대는 순간, 그 사람이 가진 표정과 몸짓, 분위기를 한 장에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사진을 공유하면, 다른 이들도 나와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진이 같은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 사진을 공유하는 방식도, 의도도 모두 다르다. 어떤 사진은 단순한 기록으로 남고, 어떤 사진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 강렬한 다큐멘터리 사진 한 장이 사회적 변화를 일으키기도 하고, 오래된 가족사진이 한 사람의 기억을 되살리기도 한다. 가끔은 한 장의 사진이 말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한다.
사진을 공유할 때 가장 고민되는 것은 '어떤 사진을 보여줄 것인가'다. 모든 순간을 찍고 공유할 필요는 없지만, 때로는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장면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의미가 될 수 있다. 나는 사진을 공유할 때, 그 사진이 단순한 이미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 시선이 어떤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 단순한 풍경이라도, 우연히 스쳐 지나간 사람이라도, 내 카메라에 담긴 순간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시선이 될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사진을 공유하는 것은 때때로 위험을 동반하기도 한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시선을 통해 세상을 본다. 하지만 그 시선이 항상 객관적인 것은 아니다. 사진은 우리가 보는 것만을 담는다. 그렇기에 프레임 바깥에 있는 것들은 사라진다. 같은 장소에서 찍힌 두 장의 사진이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가질 수도 있는 이유다. 어떤 사진이든, 결국 그것을 선택하고 공유하는 것은 촬영자의 몫이다. 그리고 그 선택이 때때로 왜곡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사진을 공유한다는 것은, 곧 책임을 지는 일이다. 내가 어떤 시선을 담았는지, 그 시선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은 사진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다. 우리는 서로 다른 시선을 공유하며, 서로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누군가의 사진을 보고 새로운 감정을 느끼고, 새로운 장소를 꿈꾸게 되고, 혹은 잊고 있던 기억을 떠올릴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사진을 공유하는 것은 단순한 행동이 아니라, 하나의 대화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사진을 찍고, 공유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조금 더 깊이 고민할 것이다. 내 사진을 본 누군가가 잠시라도 내 시선을 따라가 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사진을 공유하는 의미는 충분하지 않을까. 사진을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공유하는 순간 우리는 더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