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족 마을을 지나···
여기 와서 만난 마음씨 좋은 아마도 나이도 비슷할 것 같은 지인의 차를 얻어타고 커피 농장에 갔다. 가는 도중에 여러 전망 좋은 장소도 있고 몽족 마을과 최종 목적지인 커피 농장도 있다.
도이쑤텝으로 향해 계속 가다 보면 몽족 마을이다. 별 특색있는 것을 보지는 못했지만, 마을의 수입원으로 사용되는 듯한 공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입장료 10밧. 폭포라고 소개하지만, 그다지 웅장하지는 않고 소박하다. 그 주위에 꽃밭을 만들어 두기도 했고 쉴만한 원두막이 있어서 산책하기에 괜찮았다. 마을 전체가 저마다 가게를 하는지 집집이 옷이나 장신구들을 내어놓고 팔았는데 우스운 건 대부분 치앙마이 상점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고 게다가 값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쌌다. 아마 그들도 몽족 마을에 오는 사람들이 치앙마이 선데이 마켓 정도는 보고 오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 건 아닐까.
몽족 마을을 나와 캠프 사이트라는 팻말을 따라가면 지나치지는 않았을까, 싶은 곳에 커피 농장이 있다. 커피 농장이라는 팻말이 없으므로 그런지 알 수 없지만 내려서 보면 오두막으로 지어 놓은 커피숍 같은 것이 보인다. 자세히 보니 그 커피 농장은 치앙마이 대학에서 운영하는 것이었다. 치앙마이 대학 농대. 커피 향은 무척 좋았고 12월이 되면 수확한다고 했다. 근데 10월에 갔을 때, 다음 달에 수확한다고 했다던데···. 아무튼 직접 수확한 커피를 팔긴 하는데 또 한 번 우스운 게 같은 커피를 치앙마이 대학 내에 있는 슈퍼에서도 판다. 그리고 조금 더 싸다.
커피 농장을 내려다보며 나무로 만든 집들이 여럿 보였다. 안을 들여다보니 거실과 부엌, 침실과 무엇보다도 베란다가 아주 정감 있었다. 커피나무들을 내려다보며 있는 널따란 베란다에 알맞은 나무 티테이블과 역시 나무 의자가 놓여있었다. ‘여기서 하루 자고 갔으면 좋겠다.’라고 했더니 잘 수 있다고 한다. 커피 농장을 둘러싼 많은 집이 다 숙소로 사용되고 있었다. 커피 농장에 있는 나무 오두막에서의 하루는 꽤 재미있을 것 같다.
자연보호를 위하여 도이쑤텝에는 절대로 올라가지 않겠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서둘러 내려왔다.
태국 커피는 흙 맛이 난다. 인도나 인도네시아와 비슷하다는 생각이다. 약간 신맛 나는 걸 좋아하니 남미 커피를 베이스로 해서 아프리카 커피로 악센트를 주고 태국 커피로 거친 맛을 내면 맛있을 것 같다. 그냥 태국 커피만 마시면 그다지 맛있다고는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