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맞은 첫 불편함
안동에 와서 나에게 처음으로 불편한 점이 한 가지 생겼다. 그건 바로 시내버스!
매번 명절에 안동에 오면 아빠 차만 타고 다니니깐 버스를 탈 일이 전혀 없어서 불편함을 전혀 몰랐는데, 이번에 안동에서 하회마을을 가기 위해 처음 버스를 이용하게 되면서 불편함을 느꼈다.
할머니네 집 앞에는 하루에 3번 버스가 온다. 9시 반 버스를 타려면 9시에 나가서 기다려야 하고, 10시 버스를 타려면 9시 반에는 나가서 기다려야 한다.
서울에서는 정류장에도 버스가 몇 분 후에 도착하는지 몇 정거장 전에 있는지 다 알려주는데 여기에는 시간을 정확히 지켜서 오지 않는, 언제 올지 모르는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차라리 늦게 오면 괜찮은데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와 버리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버스가 지나갔는지도 모르고 계속 목을 빼고 기다리실 생각 하면 마음이 짠하다.
시내를 나갈 일이 생겨 아침 일찍 외출할 채비를 하고 버스를 타는 날, 9시 30분에 온다던 버스는 9시 13분에 왔다. 5분, 10분 차이도 아닌 무려 17분이나 빨리 오다니!!
들어갈 때는 버스가 너무 늦게 와서 고생을 했다. 시내에서 볼 일을 보고 할머니네 집으로 오후에 들어가는 첫차이자 막차인 4시 반 버스를 타기 위해 4시부터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렸다.
버스 정류장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엄청 많았다. 보통 최소 10분 이상은 기다리는 것 같다. 다들 버스만 오면 목을 쭉~ 빼고 본인들이 타는 버스가 맞는지 확인하고 아니면 또다시 기다림이 시작된다.
내가 타야 하는 버스는 3번인데, 3번 버스 중에 할머니네 들어가는 버스는 그즈음에 오는 버스 중 하나다. 3번 버스가 올 때마다 기사님께 안동댐 안쪽 구직 골로 들어가는 버스인지 물어봐야 했다. 겨우 10번의 버스를 보내고, 5시에 온 버스 기사님께 지도를 보여주고 나서야 맞는 버스를 탈 수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택시를 탈까 계속 고민했지만 기다려서 버스를 타기를 너무 잘 한 것 같다. 오랫동안 기다린 버스를 탄 순간의 행복이란…!
<안동 하회마을_iphone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