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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한슬 Jun 12. 2021

코로나19 잔여백신 예약 성공하는 방법

하루만에 얀센 맞은 꿀팁 푼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천만명이 넘었다고 한다. 내 반려인간도 다음 주 월요일에 얀센 맞는다. 민방위 중에서도 자정에 신청 성공한 사람들만 맞는 거라고 한다. 백신휴가 알차게 쓴다고 얄미롭게 월요일에 신청하고 화요일은 아플 예정이라고 한다. 


치사해. 나만 빼고 다 맞네!


이틀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다. 대체 카카오톡, 네이버 알람으로 잔여백신 잡는 사람들은 무슨 수를 쓰는 거지? 나는 눌러볼 때마다 '잔여수량 0개'만 쳐다봤는데.


갑자기 나만 뒤처지는 것 같다는 K-성질급함이 발동하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이번 주 내로 잔여백신 예약을 성공하겠노라 다짐했다. 5년 간 뮤지컬, 콘서트, 야구경기 등 각종 티켓팅으로 다진 경력이 부끄럽지 않도록... (당연히 아무 상관 없다.....)


유심히 살펴보니 의외로 몇 가지 전략적인 포인트가 있었다. 별 건 아니지만, 몇 초 단위로 승패가 갈리는 치열한 선착순에서는 그야말로 당락을 결정한다.


나는 이 포인트를 염두에 두고 나서 하루만에 잔여백신 예약에 성공했다. (반려인간보다 먼저 맞았다! 하하!)

그 방법을 주변에 전파했는데, 두 명 더 잡았다. 나름 먹히는 전략 같아서 만천하에 공개해 본다.


물론 정말 별 거 아니라서 다 아는 내용일 수도 있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성공한 친구들끼리 사소한 지혜 찌끄러기(?)를 모아보았다. 지난 주의 나처럼 왜 나만 예약 못하나 막막한 사람들에게 참고가 되면 좋겠다.


우헤헤 성공했지롱




1. 나오는 병원만 나온다


잔여백신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로 몇 주간 알림이 오는 걸 지켜봤다.

집과 회사 근처 병원 10군데 정도를 알림 신청해 놨는데, 그 중 3~4군데에서만 꾸준히 알림이 온다.

거기만 노리면 된다.



2. 나오는 시간대가 따로 있다


①오전 11시~12시. 


특히 토요일은 이 때가 제일 많이 나온다. 

평일에도 직장인들 일하느라 좀 반응이 느린 시간 같다. 이 시간에 잡았다는 주변 사람들이 제일 많았다.


②오후 3시 50분~5시. 


병원 문 닫기 1시간 전이다. 평일에는 이 때가 제일 많이 나온다. 나도 4시 30분에 잡았다.


특히 1번에서 체크했던 병원들, 몇 시 몇 분쯤 알림이 오는지 눈여겨 보자. 

아마 매일 비슷한 시간대일 것이다. 병원 업무는 대부분 루틴하게 돌아가니까. 

플러스 마이너스 5분 정도에 카카오톡 알림창을 켜놓고 계속 노려보면 된다. (일은 언제 하냐고? 물어보지 마라...)



3. 카카오톡 vs 네이버


왜 카카오톡 알림창을 켜 놔야 하지? 난 네이버만 알림신청 해 놨는데? 

그러면 잔여백신은 못 잡을 확률이 매우 크다.


잔여백신 알림 서비스는 카카오톡 압승이다. 


1. 알림 시간 (가장 치명적인 차이)

같은 병원 몇 군데를 카톡, 네이버 둘 다 알림신청 해 놓고 며칠 지켜봤다.

항상 네이버 알림이 3~5분 늦게 온다.

네이버 알림 기다리고 있다가는 이렇게 치열한 상황에선 절대 못 잡는다. 수량이 많고 널널하면 모를까...


2. 지도도 카톡이 낫다

알림 말고, 지도에서 잔여백신량을 확인하고 클릭해 예약하는 방식은 어떨까?


지도에 뜨는 건 네이버가 조금 더 빠르다고 생각하는 친구가 있었다. 확인된 건 아니다.

(내 추측이지만 네이버는 지도에 먼저 등록하고 알람을 보내고, 카톡은 알람을 먼저 보내고 지도에 등록하는 거 아닐까? 근거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도로 예약할 때도 카톡이 더 편하다. 

지도를 움직이기만 해도 자동으로 새로고침 되기 때문이다. 뭘 누르는 것보다 훨씬 새로고침이 빠르다.


①카톡 #탭에서 #잔여백신 을 누르면 지도가 나온다. 

②집이나 회사 근처를 적당히 줌인해서 '잔여백신 있음'을 클릭한다.



이런 화면이 뜬다. 이렇게 넓게 잡으면 안 된다..

③화면을 살살 조금씩 움직이면 자동으로 새로고침 된다.

④잔여백신이 뜨면 숫자가 뿅 뜬다!

⑤재빨리 클릭한다.

⑥실패해도 낙담하지 말자. 나도 하루에 4번 실패하고 5번째 성공한다.


지도를 쓰는 건 내가 하도 못 잡았을 때 주변 사람이 추천해 준 방법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알림창 노려 보는 게 더 편했다. 집과 회사 두 지역에 알림신청을 해 놔서 지도를 옮겨다니기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4. 일단 클릭


공연 티켓팅 하면서 느낀 건데, 이런 걸 자주 해 보지 않은 사람들이 느린 이유가 있다.

그들은 화면에 어떤 글자가 뜨면 끝까지 읽어 보고 판단을 하려고 한다.

이게 생각보다 자연스러운 반응인데... 그러면 선착순에선 이길 수 없다.


그냥 무조건 맨 밑에 크고 노란 버튼을 눌러서 다음으로 넘겨야 한다.

읽으면서 생각하는 사이 다른 사람이 예약한다.


시간 들여 읽어 봤자 이런 내용이다.


1. 얀센입니다. 또는 아스트라제네카입니다. 


볼 필요도 따질 필요도 없다. 

둘 중 원하는 걸 골라서 맞고 싶다면 잔여백신 예약은 포기하고 순서를 기다리자.

물론 가끔 두 종류 다 잔여백신이 뜨는 병원이 있다. 내가 신청한 병원이 그랬다. 이렇게 뜬다.


아스트라제네카 (n)개 (체크박스)

얀센 (n) 개 (체크박스)


읽지 말고, 아래 체크박스를 누르면 된다. 

인간은 보통 위쪽 걸 먼저 누르는 습성이 있다. 그러면 반대로 아래쪽 걸 누르면 승산이 아주 조금 더 높다. 

어쨌든 제대로 읽기 전에 누르는 게 관건이다.


2. 영업시간 마칠 때까지 올 수 있나요? 


당연히 갈 수 있을 때만 예약 대기하자. 안 되는 날은 보지도 않는 게 속편하다.


예약이 완료됐다는 카톡을 받고 나서야 여기가 무슨 병원인지, 내가 무슨 종류를 맞는지 확인하면 된다.

(너무 먼 병원은 애초부터 알림 신청을 하지 말자. 어차피 당일 영업시간 안에만 가면 되니까.)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안내사항을 읽지 마라. 최대한 빨리, 맨 밑에 가장 크고 노란 버튼을 눌러서 다음으로 넘어가라. 카톡이 UIUX는 안 헷갈리게 잡아 놨다. 세 번, 제일 빨리 클릭한 사람이 승리한다.



5. 요약


①집 주변과 회사 주변 병원에 카카오톡 잔여백신 알림신청을 한다.

②카카오지갑과의 카톡대화창이 뜬다. 잔여백신 알림 카톡창이라고 하겠다.

③오전 11시~12시, 오후 3시50분~5시 사이에 핸드폰 화면에 잔여백신 알림 카톡창을 띄워 놓고 뚫어져라 쳐다본다. 

④뭐가 새로 뜨면 재빨리 클릭한다. 안내사항 읽지 말고 무조건 빨리! 

⑤체크박스가 두 개 뜨면 무조건 아래 걸 누른다.

⑥예약 성공이라면? 축하합니다.

⑦실패라면? 실망하지 말자. 5시 전까진 또 기회가 있다.

⑥5시가 지났다면? 실망하지 말자. 내일 또 기회가 있다. 그리고 실패는 데이터가 된다. 여러 번 반복 알림이 오는 병원을 주목하자. 대체로 몇 시 몇 분에 보내는지 체크하자. 내일 그 시간대에 다시 잔여백심 알림 카톡창을 열자.






주변에 잔여백신 알림을 신청하지 않은 친구가 딱 한 명 있다. "그냥 내 차례 되면 맞지 뭐."


일리 있는 말이다. 꼭 지금 피말리며 선착순 클릭에 목숨 걸지 않아도, 때 되면 다 백신 맞을 거다. 그 전엔 지금까지 그랬듯이 개인 방역 열심히 하면 된다. 어차피 백신 맞아도 마스크는 계속 쓰는 게 좋다. 다른 백신 안 맞은 사람한테 퍼트리긴 싫으니까.


그래도 나는... 반려인간이랑 둘 다 백신 맞으면 발리 여행을 다시 갈 수 있는 거 아닐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근데 어차피 돈 없어서 못 가는 게 함정) 그리고 무엇보다 살아있는 K-성질급함이라서... 이런 궁리를 해 보았다. 나와 성질머리가 비슷한 사람들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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