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01
오늘은 the middle project vol.3의 시작인 날이다.
vol.3은 ‘일상적인 예술활동’과 그러한 ‘일상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중심이다.
최근 내가 크게 동의한 표현은 ‘영감 주워모으기’ 혹은 ‘사냥하기’이다. 가만히 앉아서 무언가를 기다리지 않고 찾아나서는것, 그렇게 수집한 것들을 성실히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것, 그리고 그 작품을 세상에 공개하는 일들을 하고 싶어졌다.
오늘은 본격적으로 기록을 하는 첫째날이다.
오늘의 일과는 이러했다.
먼저 아침에 아이를 등원시키고,
작업실로 들어가 정재일에 관련된 유튜브 영상을 몇개 보고,
곧 있을 국립무용단 공연의 안무와 음악을 점검하였다.
오전과 점심사이에는 레슨을 하고,
점심을 먹은 뒤 산책을 했다.
평소 가던 산책로의 반대로 향했고
굳이 선택하지 않았던 공사중인 산책로로 걸으며 공사장의 풍경과 영상을 담았다.
그 풍경과 쇠들이 부딪히는 소리, 매캐한 석유냄새에서 문묘제례악이 떠올랐고 잇달아 피아노로 선율을 만들어내는 상상을 했다.
문묘제례악의 묘한 사운드가 이 묘한 공간과 어울렸다. 악장이 없는 소스를 구하고 싶었는데 아직 찾지 못했다. 샘플링을 이용하여 새로 구성해봐도 괜찮을 것 같다.
프로그램.
logic pro x, ableton live와 같은 프로그램은 늘 진입에서 발목이 잡혀 사실상 거의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는데 일단 오디오인터페이스를 통해 마이크를 연결하는거에 꽤나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결국 아주 간단한 문제였지만.
이번에는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설 연휴까지는 샘플링을 조금이라도 해봐야겠다.
2월은 이렇게 일상을 이렇게 저렇게 움직이며 효율적인 방식을 찾으려고 한다.
거창한 행동지침보다는 작은 습관들을 길러내는데에 집중해야겠다. 영감에 늘 깨어있는 습관, 미루거나 지레 포기하지 않은 습관, 순간 집중하는 습관 들을 길러내야지.
매일 한걸음씩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걸어가자.
일지도 점점 체계적이게 쓸 수 있게 되겠지?
부지런히, 성실하게, 힘을 빼고
그렇게 흐름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