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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코치 신은희 Dec 30. 2023

2023 연간신은희

조금 더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2023년도 정리는 해봐야겠기에 2023연간보고서?를 써본다. 좀 더 색다른 질문들을 던져보고 싶어 총 6가지 정도의 책과 글에서 발췌했고, 가장 많이 옮겨온 출처는 #나에대한모든기록 이라는 책이다.


올해의 사건

1. 친정엄마의 폐암 진단

2. 파리와 로마에서의 전시…

3. 심각한 허리디스크와 고관절 통증


막막했는데, 적어놓고 보면 명확해지는 것들이 있다.

올해의 사건을 보니 그렇다.


1. 2월부터 4월초까지는 엄마가 폐암 진단을 받고 몇 기인지 판정을 기다리고, 수술에 들어가고 이런 과정들이 매일 베갯잇을 눈물로 적시게 했었다.


‘죽음’이라는 단어가 눈앞에 보이니 다른 모든 것들은 다 사소해지더라. 그만큼 확실한 우선순위 가지치기도 없었던 것 같다.


다행히 엄마는 폐선암 1기여서, 3월 말 폐 1/6을 절제하는 수술 후 점점 회복하고 계시다. 수술 직후부터 재활에 힘쓰는 엄마를 보며 내가 누굴 닮이 이렇게 악착같이 살아가나 새삼 마주할 수 있었던 시간.


그 이후 엄마를 위해 6월엔 단둘이 모녀 제주 여행도 갔다왔지~ 세상엔 아직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못한다는 건 어찌보면 비겁한 변명일 뿐.


엄마 살아계셔서 다행이예요~~~~


2. 작년 10월, 11월 즈음부터 한 공고가 눈에 계속 들어왔다. <제1회 한국여성작가 회화공모전&파리아트페어> 그림과 파리!


이것만으로도 이미 꿀조합인데, 여성작가라니!

무조건 해야지~ 하며 준비했었다. 덕분에 3월엔 인사동 전시, 4월엔 파리에서 전시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파리를 1박2일만에 다녀오는 뭐 그런 엄청난 스케줄도 소화해버린 사람이 되었다.


나는 뭔가 시작한 지 3년이 되면, 전문적인 결과물이나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스스로 옥죄이는 사람이라 하반기가 다가오는 여름엔 또 다른 해외전시공모를 찾아보기 시작했고, 로마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동안엔 주제에 맞게 그림을 그려 제출하고 당락이 결정되는 사안이었다면, 이번엔 6월부터 로마미술협회에 내 포트폴리오를 보내고 사전컨펌을 받는 단계가 있었다.

 처음으로 에이전시와 작업을 해봤고, 로마미협에서 오케이 싸인이 떨어져서 그림을 그려 보내는 과정을 거쳤다. 아쉽게도 팔리진 않았지만, 로마 현지 신문기사에도 나고 전문평론가의 평론도 얻을 수 있어서 나름 의미있는 여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얼마전엔 새로 기획하는 방송국 미술프로그램 출연요청도 있었으나, 아직 나는 많이 미흡하다고 생각되어 회신하지 못했다. 유명?해지고 싶지만 또 실력과 쌓인 시간없이 알려지는건 두렵다. 아니 원치 않는다.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 여러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현실의 벽에도 부딪히고, 난생 처음 나의 이런 간절한 마음을 이용한 사기까지 당해봤다. 상반기는 여러모로 피눈물…


3. 지난 4월의 어느 일요일, 바닥에 앉으려다가 갑자기 오른쪽 고관절 부위에 뽀각? 하는 소리? 또는 느낌을 받았다. 뭔가 이상했지만 걸어다니는데는 큰 문제가 없어서 통증을 당분간 참고 다녔었다.


5월 가정의 달 이벤트가로 필라테스를 등록하고, 2회차 나갔을 때쯤 선생님께서 따로 부르셨다. 이러저러한 동작이 안 되는데, 이건 문제가 있는 것 같으니 꼭 병원에 가보라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정말 힘겨웠던 재활?의 시간들이었다.


처음에 갔던 정형외과에서는 일단 뼈에는 문제가 없는거 같은데 고관절 근육 쪽이 문제인 것 같다는 다소 애매한 진단을 하곤 신경주사 치료를 들어갔다. 정말 민망한 부위를 드러내놓고, 그렇게 아픈 신경치료를 3회차 정도 진행했다.

 


 처음엔 한 번만 맞아도 바로 회복될거라 장담하던 의사샘은 나한테 “지금 환자분이 제 숙제예요. 왜 안 나을까요?” 이렇게 물어보는 지경에 이르른다. 아니 나한테 물어보면 어떡하냐… 결국 병원을 두어번 옮겨 집앞 신경외과로 가서 치료를 받는데 여전히 신경치료는 받았지만 등쪽으로 주사를 여섯방씩 맞고, 그나마 호전세가 있었다. 사실 그 전에 작년겨울에 아팠을 때 다니던 한의원 치료도 병행중이었으니….


일주일에 3-4회는 계속 병원 치료를 받는 나날이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간 이어졌다. 초기엔 걷기도 힘들어서 생활도 불편하고, 서서 일하는 등 정말 좌절감을 많이 느꼈다. 그리고 이제는 병원치료는 끝내고, 필라테스와 수영으로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단계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올해는 나에게 어떤 계절이었나?
봄: 배우고 준비하고 시작하는 계절
여름: 견디고 정진하는 계절
가을: 수확하고 결실을 맺는 계절
겨울: 휴식하고 다음을 모색하는 계절

이라고 책에 적힌 걸 본 적 있는데,

나에게 올해는 기나긴 여름 같았다.


정권도 바꼈고, 조직도 개편되고, 팀도 바뀌면서 엄청 많은 세파에 시달렸는데 그냥 묵묵히 견뎠다. 기분 나빠도 털어내고, 비참해도 참아내고, 싫어도 웃으면서 응대하고, 속상할 땐 털어놓으며 견디고 정진했다.


올해는 특히 6명으로 운영되는 팀이 나 포함 3명으로 줄어서, 일은 2배가 되었던 해인데 그 와중에 프로그램은 6가지, 사업은 3가지 운영하면서 도합 1,743회를 진행했고 홍보담당으로서의 임무로 보도자료 10회 작성 및 배포에, 이벤트 기획 및 진행 7회, 총 홍보제작물 1,200여건 정도 했네… 영상 만들어, 카톡/DM 응대해, 게시판 댓글 달아, 명사 섭외해, 출장 가, 보고서 써…. 가족 챙겨, 교회 챙겨, 아유 아주 애썼다 은희야.

참,  그 와중에 강의도 네 번이나 했네! 징허다 너~ㅎ​​


올해 새롭게 도전해보거나 배워본 일은?

-   그림 인스타그램 계정을 시작(화가로서의 정체성 다져보자!)@nandashin21

-   해외 전시와 단체전에 도전(올해 단체전 총 5회 기록, 제대로 된 포트폴리오와 작가노트 기록 시작) 

- 커피 99% 절제! (성가대원이자 찬양팀 보컬로써 목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자율신경계 회복을 위함)

-   6개월간 14kg 감량(3개월은 식이조절로만, 3개월은 운동과 병행)

-   필라테스 시작(아직 2개월차)

-   다시 사람들의 모임에 나가보기 시작(믿음의 언니들, ICCF 모임 등-이거슨 코로나 이후 처음)

-   찬양팀 드러머로 데뷔? (Thanks to 밀양 아특시 of ICCF)

-   영어 강의에 성공(한국인과 외국인이 섞여있는 곳에서의 강의는 와우!)

-  미술 강의도 시도!


한 해 동안 가장 잘했다고 생각되는 3가지

- 나를 위한 건강 관리 시작

-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티며 일하기

- 다시 연결되기 시작한 것!


올해 배운 가장 중요한 것 세 가지는?

-   건강이 제일 중요하구나

-   가족을 잘 챙기자

-   너무 잘하려고 이 악물고 애쓰지 말고, 좀 내려놓고 편안히 현존해보자


내년에 새롭게 배우거나 시작해보고 싶은 일은?

-   이젠 뭘 더 새롭게 배우고 싶진 않은데, 굳이 이어가자면 필라테스?

-   아이들과 좋은 습관 기르기 프로젝트? (시간관리, 말습관 등)

-   집을 대대적으로 치우고, 이사가버리기! (집의 시공간 흐름 바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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