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나를 보고 용기를 얻었다고 말해줬어요.
소심하고 용기 없는 당신 마음 속 한 켠에도 나를 닮은 얼굴이 있었다고요.
우리 앞에 놓인 문제가 정말 오래도록 이어져 온 문제였다는 것을 모두가 분명히 알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그것이 잘못되었다 말하지 않았다고요. 당신도. 당신의 선배도. 당신의 후배도.
서로가 서로를 힘들 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그것에 대해 말할 자신이 없어 오히려 못 본 척, 모르는 척 하는 것을 택했다고요. 그런데 이제는 그러지 않겠다고 당신은 말했어요. 내가 보여준 말과 행동이 당신에게 용기를 주었다고 했어요. 그렇게 말해주어 고마워요.
사실 나는 두려웠어요. 내가 이런 말을 하고, 이런 행동을 해도 괜찮을까. 이런 나를 당신이 계속 좋아해줄까.
그럼에도 나는 그 말을 해야 했어요. 그 행동을 해야 했어요. 설령 당신이 나를 더 이상 좋아하지 않을지라도. 내가 당신과 함께 일할 수 없게 될지라도. 나는 병들어 가는 사람들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요. 문제를 문제라고 말하지 않고 버틸 수 없었어요. 왜냐하면 내 몸이 병들어가는 게 느껴졌거든요.
그런 나에게, 당신이 들려준 말은 이런 나라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다독임이었어요. 내가 당신 곁에 있어 다행이라고 말해주는 당신이 있어서, 내가 지금까지 이곳에서 당당히 서있을 수 있었어요. 내가 나일 수 있게 용기를 주어 고마워요. 내 곁에 함께 서있어 줘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