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서 틀렸다고 하기가 싫은 거지. 그냥 알면서도 모른 척해주려고.
콩이를 픽업하면서 콩이 친구 후니를 같이 태우게 되었다.
그들의 종알거리는 대화를 듣고 있자니... 차암...
"나 오늘 받아쓰기 80점 맞은 거... 일부러 틀린 거야.." 후니가 말했다.
나는 후니의 허세에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뒤를 이은 콩이의 대꾸에 헉! 했다.
"그렇구나."
장단을 맞춰주는 콩이의 말에 신이 났는지 더욱 큰 목소리로 후니는 말을 이어갔다.
"어제도 백점 맞고, 그제도 백점 맞아서, 오늘은 그냥 틀려봤어?"
"응, 그랬구나. 그럴 수 있어. 그럴 만 해."
그리고 후니는 태권도장 앞에서 내렸고, 콩이는 할머니와 손잡고 미술학원으로 갔다.
다정히 할머니 손을 잡고 걸어가며 콩이가 말했단다.
"할머니, 나 후니가 받아쓰기 일부러 틀렸다고 한 거 거짓말인 거 알아. 그냥 그렇게 말하는 거라는 거."
"그래? 그런데 후니는 왜 그렇게 말했을까?"
"음.. 그냥... 그래 보는 거지. 몰라서 틀렸다고 하기가 싫은 거지. 그냥 알면서도 모른 척해주려고."
우와~~! 마흔 하고도 한참을 지난 고모보다 남자의 허세도 덮어줄 줄 아는 초1 콩이가 연애 고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