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으로 왕복 3시간을 쓴다. 이 시간에 생산적인 일을 하면 좋겠다 싶어서 다짐한 것 중 하나가 '퍼블리 콘텐츠 읽기'이다. 2020년 초부터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도 했기에, 틈틈이 퍼블리 콘텐츠를 읽고 있다. 본전은 뽑아야지!
어제 퇴근길에 '취재'라는 검색어로 찾은 [한국의 뉴칼라: 이승건(비바리퍼블리카)]라는 기사를 읽었다. 몇 가지 남기고 싶은 느낀 점을 적어본다.
# 01
기사의 내용 중간에 네모 박스를 만들고, 그 안에 인터뷰어의 생각을 쓴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인터뷰 기사 스타일 중에서 질문과 답변(Q&A) 형태를 가장 선호한다. 구어체라서 읽기 편하고 인터뷰어와 인터뷰이의 대화를 그대로 듣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형태는 인터뷰를 준비하거나 하는 중간에 인터뷰어가 가졌던 궁금증이나 깊은 생각을 넣기가 애매하다. 그래서 질문 자체에 녹여내기도 한다.
질문과 답변(Q&A) 형태가 아닌, 줄글로 이뤄진 인터뷰 기사도 있다. 그런 기사에는 [그가 "000"라고 말하며 웃었다.]와 같은 문장이 주로 나온다. 어떤 부분이 인터뷰이가 한 말이고, 어떤 부분이 인터뷰어의 생각이고, 그저 사실을 설명하는 부분인지, 잘 구분해서 쓰고 또 읽어야 한다. 언뜻 봤을 때는 그저 산문 같아서 읽기가 쉽지도 않다. 하지만 이는 나만의 취향이고 내 수준이 이 정도라고 할 수도 있다. 예전에 일했던 곳의 선배는 줄글 형식의 인터뷰 기사를 선호했으니까.
요즘 이런 부분을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하던 찰나여서, 네모 박스 안에 인터뷰어의 생각을 쓴 부분이 특히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이 방식을 활용한다면, 글 쓰는 사람도 더 깊이 있게 고민해서 쓰게 될 것이고, 읽는 사람도 인터뷰이와 인터뷰어의 대화를 편하게 읽다가, 쉬어 가듯 잠시 글 쓴이의 머리와 마음을 둘러보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싶다.
# 02
그다음은 기사 내용 중에서 좋았던 부분을 공유한다.
기획 취재는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다. 답을 찾다 보면 '이거다' 싶은 결정적 순간이 온다. 그 순간은 인터뷰를 하다, 자료를 찾다, 취재 현장에 멍하니 서 있다가도 찾아온다. '아, 이게 바로 내가 찾던 그 답인가 봐'라는 그런 순간이다.
클라이언트가 있는 웹진의 콘텐츠가 아니라, 내가 궁금하고 독자가 알고 싶어 하는 콘텐츠를 기획해서 취재하는 자리로 돌아와서 일까. 취재와 기획의 본질을 다시 되새기게 된다.
그리고 삶의 해답을 찾는 것을 갈구해왔고 호기심이 많기 때문에 저 문장이 진하게 와 닿았다. 이런 모습을 보며, '글 쓰기, 기획 취재, 즉 콘텐츠업이 나한테 딱 맞는구나'라는 점을 또 깨닫는다.
이것저것 정보를 흡수하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서, 답을 찾아가자!
# 03
이 부분도 좋았다.
현재 산업의 문제가 뭔지 고민하고, 고객의 어려움을 생각해보고, 문제를 도출해서 해결책을 만드는 과정을 겪어야 해요. 이런 역량이 있으면 어떤 산업에 가더라도 유용하잖아요. 모든 산업은 늘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고, 그 문제가 해결되면 가치가 창출되죠. 결국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니면 운용만 하는 기능적인 사람인지가 불안감을 좌우하는 부분이겠네요.
어느 회사를 가든, 어떤 직무를 맡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주어진 것만 수동적으로 하는 사람, 개선할 점을 찾아내서 능동적으로 해결하는 사람, 어떤 사람이 되겠는가. 나는 기꺼이 후자가 되겠다. 아, 나의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서 때로는 전자의 입장을 취할 때도 있다. 내가 해결해야 할 것들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개인적인 역량을 키워야 하는 미션, 회사 차원에서 개선해야 할 업무 방식, 성과를 위한 돌파구.
예상하지 못했던 돌발 상황과 피해, 그로 인한 황당함과 스트레스에 너무 절망하지 말자. 나는 그런 것들을 능동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 그것을 계기로 내 역량이 더 강해질 거야. 그 능력은 인공지능이 발달해서 시장이 변하고 내 직업과 회사가 바뀌더라도, 언제 어디서든지 필요한 것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