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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에게 해피엔딩 Aug 26. 2022

나는 교수설계자입니다.

EP2. 그럼 교수설계는 뭔데요?

공대생이에요?


저는 학부에서 ‘교육공학’이라는 학문을 전공했고, 전공수업을 통해 ‘교수설계’를 배웠습니다.

꽤나 전문적인 느낌이죠? 

그런데 ‘교육공학’은 또 무슨 과냐고요? 이것도 생소하시다고요?

맞아요. 

사실 학부 때 소개팅이나 미팅을 나가면 다른 과 남학생들에게 매번 똑같은 질문을 받았었어요. 

“교육공학과는 뭐 배우는 과에요? 공대생이에요?”


졸지에 공대생이 되는 심정...

이 복잡미묘한 심정을 아실런지... 

고등학교 때 공부 좀 한 것 같은 느낌이라 좋다고 해야 할지...

공부만 하게 생긴 얼굴인가(공대생을 비하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싶어 싫다고 해야 할 지... 

이거... 다시 첫번째 에피소드로 돌아간 느낌이네요;


우선 ‘교육공학과’는 공대가 아니라 사범대학에 있습니다.

교육학과나 영어교육학과 등 교육과 관련된 과들과 함께 있어요. 

그리고 영어로는 Educational Technology 라고 해요.

(공대의 전기공학과, 기계공학과, 건축공학과 등의 '공학'은 'Technology'가 아니라 'Engineering'이죠.)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교육공학은 ‘교육’과 ‘공학’이 만나서 이루어진 학문분야입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교육’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공학’을 활용하는 학문분야라고 말할 수 있는데요. 

‘공학’은 과학자들이 발견한 지식을 실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적용하는 과정을 말하잖아요. 

그래서 교육공학은 ‘교육’이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과학적 이론과 방법을 적용해 해결하기 위한 학문 즉, 학습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보다 효율적인 방법을 모색해 효과적인 학습을 이끌어 내는 데 도움이 되는 학문입니다. 


저는 이런 학문을 배우는 과정에서 ‘교수설계’를 배웠을 뿐, 교수설계 전문가는 아니라 저명하고 다양한 학자분들께서 내리신 ‘교수설계’에 대한 정의를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해볼까 합니다.  



1. Reigeluth(1983) : 특정 교과 영역과 특정 학습자 집단에서 학습자의 지식과 기능의 바람직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최적의 교수 방법을 결정하는 과정 

2. Smith & Regan(2005) : 교수-학습의 원리를 교수자료, 활동, 정보자원 및 평가를 위한 계획으로 옮기는 체계적이고 성찰적인 과정 

3. Gustafson&Branch(2007) : 일관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운용되는 체계적 과정

4. Rita C. Richey 외(2010) : 학습과 수행을 촉진하는 환경의 개발, 평가 및 유지를 위해 상세사항(specification)을 창출하는 과학이자 예술

5. 나일주(2007) : 교육의 한 측면 즉, 교수의 과정을 이해하고 개선하려는 학문영역이며, 교수설계자가 보다 효과적으로 교수체제를 설계할 수 있도록 교수의 조건과 결과의 인과관계를 처방적으로 제시하여 과학적인 설계활동의 지침을 제공해주는 이론으로 교육공학의 핵심적인 연구 영역이라 할 수 있다.


흠... 교수설계가 뭔지 감이 좀 잡히시나요? 

학자들이 하신 말씀이라... 용어가 참... 고급지네요.

제가 이런 고급진 일을 하고 있는 줄 이제야 알았...

여튼 정리해보면 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좀 더 잘 만들기 위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을 쓴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을까요?


제가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교수’가 꽤나 복잡한 상황에서 이루어진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 복잡한 상황에는 교사의 특성, 학습자의 특성, 교과내용의 특성, 물리적 환경 특성, 심리적 환경 특성, 교수방법의 유형 등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변인들이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구성하여 학습자가 기대하는 교육성취를 효과적, 효율적으로 달성시키기 위한 체제적 접근 과정을 바로 ‘교수설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다른 방법으로도 ‘교수설계’를 설명할 수 있는데요. 

Beauchamp(1968)이라는 학자는 교육의 영역에 속하는 지식의 체계를 교수, 과정, 카운셀링, 행정, 평가 이렇게 5가지영역으로 나누었습니다. 

여기서 ‘교수(Instruction)’는 ‘과정(Curriculum)’과 구분되는 학문의 영역인데요.

'과정'이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 관심이 있는 학문이라면 '교수'는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관심이 있는 학문영역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교수'에는 설계, 개발, 실행, 관리, 평가의 5가지 하위 영역이 존재한다고 해요. 

그림의 ‘교수설계’라는 영역 보이시나요? 

결국 교수설계는 ‘교육’이라는 학문 중 하나이며, 그 중에서도 어떻게 가르칠 지 ‘설계’를 하는 영역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처음 만난 사람에게 이렇게 교수설계가 뭔지 그림까지 그려가며 제 직업을 설명할 수는 없는 법.

결국 타협을 하자면 ‘교수설계자 = 교육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 정도로 합의를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렇게 심플하게 설명하기엔 억울한 감이 없지 않아 있으니 다음 편에서 교수설계자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좀 더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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