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딱 10년 만입니다:)
어쩌면 계획적으로, 어쩌면 갑작스럽게 스위스 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정말 딱 10년 만이에요.
10년 전 ‘힐링’이 한참 대세였을 시절, 그때는 최고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저는 프리랜서 계약직으로 다니던 회사에서 2년간 몸과 마음을 갉아먹던 프로젝트들을 끝내고 나를 재충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아 ‘힐링’을 위해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여행을 갔었습니다.
(사실 그때도 10년 전에 갔었던 유럽여행에서 수많은 유럽 국가들 중에 스위스를 꼭 다시 가겠다고 맘먹고 지른 여행이었더랬죠)
그때는 여행사를 통해 스위스의 몇몇 도시들을 추천받고 여행을 갔었는데 여행사가 추천해 준 도시들 중에서 ‘루가노’라는 도시와 저는 사랑에 빠지고 맙니다.
기대 하나 없이 그저 스위스라니까 좋아서 갔던 도시였는데, 이탈리아의 느낌이 있으면서 또 스위스의 느낌도 있고, 명품샵이 즐비한 거리도 너무 예쁘고, 호수도 너무 예쁘고, 매일 아침 조깅하고 싶게 만드는 호반 산책로와 버스 타고 간 옆동네에서 만난 헤르만 헤세 미술관까지.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그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그 당시 여행에서는 스위스의 여러 도시를 가보는 일정이었어서 루가노는 하루 반 정도만 짧게 있었거든요. 그랬더니 너무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또 10년 뒤에 꼭 다시 오겠다고 막연하게 그러나 반드시 지키고 싶은 약속을 했었는데.
한국으로 돌아간 후에 계속해서 그때 묵었던 ‘루가노 단테’ 호텔에서 메일을 보내더라고요. “이번 휴가에 놀러 올 생각 없니?” 이러면서ㅋ
메일을 받을 때마다 어찌나 스위스 여행을 가고 싶던지… 하지만 시간은 정말 빠르게 흘러 금세(?) 10년이 되었고 회사도 때려치웠겠다 ‘내가 돈이 없지 자유가 없나’ 뭐 이런 마음으로(이런 마음이어도 괜찮은 겁니까 휴먼…) 스위스 여행을 신나게 질렀습니다:)
원래는 2주 정도 머무를 계획이었으나 환율도 미쳐 날뛰고 워낙 스위스 물가는 이미 미쳐있었기에 백수인 나를 어르고 달래 1주일 여행으로 타협하고(좀 슬프네요…) 혼자서 떠나는 외로운, 그러나 가끔 신날지도 모를 여행의 여정을 브런치에 남기려고 합니다.(원래 브런치에 올리려고 했던 글은 이러저러한 이유로 휴면기에 들어가 버리고ㅠㅠ 시작만 하고 끝은 못 맺는 불치병ㅠㅠ)
제 에너지가 남아있는 날은 바로 오늘의 여정을 정리해서 올릴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날은 스킵할 수도 있어요. 그리고 워낙 글도 잘 못 쓰는데 정리마저 잘 된 글이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또 워낙 계획 없이 여행하는 스타일인 데다가 테마나 컨셉도 없고 그저 10년 만에 다시 왔다는데 의의를 둔 여행이라 여정에 두서가 없을 수도 있어요.
그래도 나름대로 의미를 찾고 열심히 남겨볼게요!
그리고 이 글을 혹시 읽으시는 분들이 ’스위스‘를 꼭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서 실제로 여행을 하게 된다면 정말 좋겠어요:)
ps. 이번엔 취리히-루가노-생모리츠를 여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