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람은 욕망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다
해리포터 1편에 등장한 마법사의 돌은 중세 연금술에서 자주 언급되는 현자의 돌을 모티브로 삼았다. 현자의 돌은 모든 물질을 황금으로 바꿀 수 있는 데다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다. 소설과 영화 속에 등장하는 마법사의 돌 역시 소유한 사람에게 영생에 가까운 능력을 부여해 준다. 육신을 잃고 금지된 방법으로 간신히 목숨을 연명하던 볼드모트는 호그와트에 있는 마법사의 돌을 노렸다. 그러나 볼드모트는 마법사의 돌을 손에 넣을 수 없었다.
호그와트의 교장이자 위대한 마법사인 덤블도어는 마법사의 돌을 소망의 거울 속에 보관했다. 그리고 돌이 가진 힘을 악용해서 욕망을 채우려는 자가 손에 넣을 수 없도록 마법을 걸었다. 마법사의 돌은 그것을 원하는 마음이 없는 사람만 가질 수 있었다. 야욕에 눈이 먼 볼드모트와 달리 야망과 욕심이 없었던 해리는 거울에서 돌을 꺼낼 수 있었다. 원하는 사람은 절대 가질 수 없지만 원하지 않는 사람은 얻을 수 있다는 역설. 해리포터 시리즈를 통틀어 나는 이 장면을 제일 좋아한다. 소유와 욕망에 관한 역설적인 진실을 정말 잘 표현했다.
강렬한 욕구는 사람의 말과 행동 그리고 분위기를 통해서 드러난다. 그래서 그릇된 욕망은 누가 봐도 티가 난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에서 인간미를 전혀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원하는 것을 잠시 손에 넣을 수도 있겠지만 결코 목적을 달성할 수는 없다. 사람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주변 사람들은 하나 둘 등을 돌린다. 인정이나 배려 그리고 존중과 같은 인간적인 감정이 없다면 사람을 다 잃는다.
욕망에 눈이 먼 사람은 과도하게 집착하고 집요하게 행동한다. 그러나 집착할수록 목표는 점점 더 멀어진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집요하게 달라붙으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인간은 누구나 심리적인 안전거리를 필요로 한다. 야욕에 휩싸인 인간은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계속해서 부담을 준다. 집착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집착할수록 인간은 점점 더 많이 잃을 뿐이다. 평정심과 인망 그리고 사람까지 모두 사라진다. 추악한 욕망의 덩어리나 다름없는 볼드모트는 계속해서 힘을 갈망한다. 그러나 집착할수록 그의 염원은 점점 더 멀어졌다. 소설 후반부에 완벽하게 부활했지만 결국 처절하게 몰락한 이유는 힘을 향한 과도한 욕망 때문이었다.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워야만 진짜 소중한 것을 얻을 수 있다. 비움은 늘 채움으로 이어진다. 얻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비우는 것이 먼저다. 사람의 진심을 얻으려면 집착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를 존중해야 한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야망을 버리고 사람들에게 마음을 여는 것이 먼저다. 나를 낮추고 남을 받아들이는 마음과 고집을 버리고 차이를 이해하는 태도가 삶을 변화시킨다. 볼드모트는 오로지 힘을 얻는 데만 집착했다. 사람을 도구로 여기고 어느 누구와도 진심을 나누지 않았다. 그래서 단 한 번도 자기 삶에 만족하지 못했던 것이다. 행복은 달성해서 독점하는 것이 아니다. 진짜 행복은 갖는 것이 아니라 함께 누리는 것이다.
진정한 행복은 욕망을 버리고 현재에 만족할 때 얻을 수 있다. 해리는 프리벳가를 벗어나 호그와트에 입학해서 친구들을 사귄 것만으로 행복했다. 이미 행복한 사람에게 마법사의 돌은 필요 없는 물건이나 마찬가지다. 이름 그대로 돌덩어리에 불과했다. 욕심을 채우기 위해 악용할 가능성이 없었기 때문에 손에 넣을 수 있었던 것이다. 현재의 소중한 행복을 누리는 사람은 욕망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다. 가끔씩 덤블도어가 해리에게 마법사의 돌에 얽힌 진실을 알려주는 대목을 찾아서 읽는다. 행복이 갖는 의미를 확인할 때마다 매번 용기를 얻는 기분이 든다. 행복은 소유가 아니라 향유하는 마음에서 온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