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vid Nov 30. 2021

Infinite loop

데자뷰

Infinite loop

아주 가끔씩 지나가는 장면이 상황이 익숙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럴 때면 난 항상 과거 꿈속에서 미래를 보았던 기억이 현실에서 그 장면과 일치했을 때 느끼는 현상이 아닐까 하는 망상을 종종 한 적이 있다.


가끔은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저 깊은 마음속에 어떤 포근하고 고급스러운 주택 동네 새벽 장면이 느껴질 때가 있다.

희한하게도 그런 느낌이 들 때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먹먹함이 혹은 울컥함이 같이 동반하곤 했다.

마치 아련한 추억에 한 장면을 잃지 않고 가지고 있는 듯한...


꿈속에서는 때론 경험하지 못한 고통과 사고를 느끼는 때가 있기도 했다.

스카이 다이빙하다 낙하산이 펴지지 않아 땅에 추락했을 때의 충격

혹은 버스를 타고 가다 뒤차에 충돌로 인해 교통사고로 죽게 되었을 때의 고통

혹은 물속에 빠져서 익사해서 죽었을 때의 고통


비슷한 경험을 했더라면 경험에 빗댄 꿈에서의 반추라 생각하겠지만

전혀 경험하지 못한 그리고 너무나 생성하고 그 충격과 고통이 끔찍했던 그 기억들이 몰려올 때면


나는 가끔 또 다른 망상을 한다.


만약 나의 인생이 나의 삶이 지금까지 계속 반복되고 있었다면..

이전 삶에서 죽으면  내 기억이 다 지워진 채 다시 내가 태어났던 어린 시절로 reset 돼서 돌아가고 있었던 거였다면


이런 데자뷰 같은 현상도

이런 먹먹한 느낌도

이런 꿈들도 다 설명이 되지 않을런지


나는 이전에 몇 번에 반복된 인생을 살았을까? 100번? 1000번?

몇 번을 반복해야 이런 자각을 할 수 있게 된 건지..


이런거라면 삶이 그리 부담스럽지도 아등바등하며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런 수천번의 반복된 삶 속에서 단 한 번쯤은 아주 아주 행복한 삶이 하나라도 있지 않았을까?

아마 그 행복함이 날 먹먹하게 만드는 그 장면 그 사진 한 장 같은 장면이였는지도 모르겠다.

그 사진 한장 같은 한장면으로 그다음 그다음 반복되는 삶을 묵묵히 견뎌가며 버티고 있는 건 아닌 건지.


때론 미래가 안 보이는 것 같고 답답하고 두려운 마음이 몰려오지만

삶의 큰 의미를 두지 않고 그냥 즐기면서 감사하면서 보내다 보면

이런 미로 같은 무한 루프를 빠져나갈 수 있는 시점이 오지 않을런지..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하루다.


 


 




매거진의 이전글 2년 전력질주 후의 멈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