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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vid Jan 14. 2022

이전 삶의 벌? 미래의 연단?..

고통 속에 교훈

하루에 4시간씩 자면서 일군 스타트업을 이래 저래 사정(팀원과의 불화 혹은 나의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2년 동안 일궈 연매출 100억 스타트업에 직원 70명까지 된 상태에서 지분까지 전부 포기하면서까지 나오게 된 상황이 나름대로 분통하고 괴로웠지만 그걸 뒤로 한채

어느 정도 시간이라는 약에 조금은 그래도 마음건강만큼은 조금 나아지려나 할 찰나에

그만둔 스타트업 대표와 금전적으로 얽히는 사건이 최근에 발생해버려서 

그동안 잊혀졌던 울분과 분노에 한참을 헤매다 이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글을 쓰고 있다.


대부분의 개발 능력을 가진 개발자들은 나이가 들면 혹은 창업에 꿈이 있으면 우선 마음에 맞는 친구들을 삼삼오오 모아 창업을 한다.

보통 개발자들은 개발에만 집중하기에 바쁜 나머지, 사업 돌아가는 거나 혹은 금전적인 거 마케팅 이런 걸 거의 신경을 못쓰고 대부분 CTO 역할을 하고 삼삼오오 모인 친구들 중에 가장 똘똘한 친구가 대표 역할을 한다.

초기 스타트업은 일당 백의 업무를 해야 하기에 다른 이들의 업무를 거의 신경 못쓰고.. 

신경 못쓴다기보다는 어찌 보면 각자의 맡은 역할을 충실히 달려 나가곤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초기 스타트업이 배고프고 가난하다.

그나마 버틸 수 있는 게 정부지원 사업.

어떻게 서든지 팀원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난 내 사업자등록증으로 정부지원받을 수 있게 일임을 하고 개발을 하곤 했다. 

나뿐만 아니라 팀원 중에 사업자 등록증이 있으면 정부지원에 나이와 조건과 경력에 맞는 항목이 뜨면 팀원 사업자로 정부지원을 받아 우선 스타트업을 꾸려가는 게 일종의 관례(?) 아닌 관례였다.


근데 이게 지금에 와서 내 발목을 잡았고 난 내 이름으로 지금은 폐업해서 없어진 그 사업자로 7천만 원 가까운 금액을 토해 내야 한다.


다들 그때는 금전적으로 어려워서 장난질을 했을 거다라고 이해도 되지만

이런 이해를 하는 내 자신이 멍청해 보이고 한심스러워 보인다.


주위에선 고소를 해라 마라 이런저런 얘기가 많지만

멍청한 난 2년 동안 동고동락했던 그 친구들과의 시간이 그 고소라는 걸로 얼룩질걸 고민하고 있다면

배가 부른 멍청이가 된건가 아니면 큰 충격으로 판단이 무너진 건가 둘 중에 하나 같긴 한데..


경제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 중 경제적인 것을 포기하고 정신적인 것을 복구하는데 급급했었는데.

지금은 둘 다 무너진 상태다.


성경에 요셉이 옥에 갇혀 2년 동안 옥살이를 할 때 억울함을 토로하고 탈옥을 했다거나 자살을 했다거나 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나의 먼 미래에 마라톤 같은 긴 삶에 있어서 지금 당장 이 사건으로 인한 고통의 괴로움이 아닌 이 사건으로 뭘 배워야 하는 건지에 대한 해답을 얻는 게 더 맞는 것 같은데.

나도 사람인지라 그리 쉽지가 않다.


불꺼진 방안에서 한참을 생각을 했지만 정답은 2가지 중 하나다.


첫째, 이전 생에 못된 짓을 해서 벌을 받는 중

둘째. 아주 큰 사람이 되기 위한 연단을 받는 중


인정하긴 싫지만 두 번째라고 하기에는 내 나이가 이제 반백살이 되어 가고 있는 시점이기에 이전 삶의 죄가 아닌가 싶다.


부디 나의 죄로 상처받은 이들이 조금이나마 만족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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