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행복화실의 마지막 시간, 야외 스케치가 있는 날이었다.
연남동 골목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마음에 드는 공간을 카메라에 담은 후 카페 낙랑파라에 들어가서 스케치를 하기 시작했다. 마침 그 곳에는 행복화실을 함께 수강했던 동기 분들과 스승님인 정진호 선생님(@jvisualschool)도 스케치를 하고 있으셨다.
덕분에 선생님은 스케치를 할 때 어떤 장비를 사용하는지, 판대기(카펠레토 이젤)에 스케치북 종이를 테이프로 붙인 후 그림 그리는 이유도 알 수 있었다.
선생님의 스케치를 함께 보던 동기 분께서 선생님께 이런 질문을 던졌다.
“선생님의 그림 속엔 항상 미호(반려견)가 있다는 건 알았는데, 오늘 보니 미호 옆에 그 그림을 그리는 선생님의 모습도 함께 있다는 걸 알았어요. 이건 선생님 작품의 시그니처인가요?”
그러자 선생님은 이렇게 답하셨다.
“저를 그리기 전까지 그림 속의 공간은 남의 것이에요. 그런데 저를 그리는 순간 그림 속의 공간은 제 것이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