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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ecdote May 23. 2018

스스로 장점 따위 없다 느껴질 때

내가 써보는 “나”


책을 읽다 아래 구절을 보았다.


"스스로 장점 따위는 없다고 느끼는 군. 사실이 어떻든 간에 스스로 그렇게 느끼는 거지. 단점만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자네가 '나 자신을 좋아하지 말자' 라고 결심 했기 때문이야. 다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장점을 보지 않고 단점에만 주목하는 걸세"  


나는 0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나를 못 잡아 먹어 안달이던 때가 있었고, 이미 많은 걸 가지고 있으면서 다른 사람이 더 많이 가졌다고 스스로를 낮게 평가하기 일 쑤 였다.


내 자존감은 기분이 좋고 일이 잘 풀릴 땐 긍정적으로 스스로를 격려할 줄 알았지만, 종잇장처럼 얇고 약해 뜻대로 풀리지 않는 일 앞에선 스스로에게 겨누는 화살이 되곤 했다.


이를테면, 아무리 자존감이 높은 사람도 높은 취업의 문턱에서 몇번이고 거절을 당할 때, 아직은 괜찮잖아 라고 느끼지만 주변시선과 기대에 늦어버린 것 같다 느낄 때, 부푼 꿈을 안고 첫 발을 내딛은 사회가 악으로 깡으로 버티거나 또는 허망하고 무기력한 생활의 연속임을 깨달을 때 마다 스스로에게

매번 다그쳤다.


나는, 능력도 없으면서 꿈만 높고, 코도 낮고 턱도 각지고 피부도 안좋고 군데 군데 살이 붙은 키작고 못난 애. 집안은 지극히 평범하고 운 이라곤 따르지 않아서 노력해도 잘 안되는애. 남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평범해지는 애. 실제로 '그런 애' 라고.


때때로 남들은 내게 "대단하다" , "성실하다" 라고 했고 그저 그런 칭찬 쯤으로 들었던 말들이 떠올랐다. 이리도 내가 보는 나와 남들이 보는 내가 다르다면 진짜 나는 어떤 사람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놓고 애정을 담아 나를 묘사하자면,

나는,

고른 치열과 예쁜 눈, 뾰루지가 날 지언정 꽤 하얀 피부와 보기 흉하지 않은 코를 가지고 있다. 야무지고 작은 손과 작은 체구는 키와 내 살과 관계없이 사랑스러움을 돋보이게 한다.
감정적인 나는 자주 울컥하고 상처 받지만 타인을 공감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타인을 공감하는 능력으로 쉽게 모르는 이와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책 읽기를 좋아해 문맥을 파악하고 숨은 뜻을 곱씹을 수 있다.  
나는 매사에 준비성과 성실한 태도를 지니고 있고 높은 꿈 만큼이나 꿈이 크다. 때로 완벽하지 않은 내 모습이 귀엽고 나로 살고 있음에 만족하고 행복하다.
자기 비하,포토샵, 거짓말, sns, 루머 등에도 절대 변하지 않는, 깎이지 않는 진짜 내가 되게 맘에 든다.


위 나열해본 내가 본 나의 장점, 탤런트들이 막상 적어보면 별 게 없지만 글로 적어봄으로써 곱씹게 되고 꽤 근사한 장점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괜찮은 나” 같다.


쥐어 짜내도 한 페이지를 넘기기 어려운 '내 장점, 나를 사랑하기'는 시련과 좌절의 상황에서 해내기는더욱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친구를 사귀고 연인을 사귀고 부모의 곁에서 위로 받고 싶어하는 것 같다.자신을 위로하고 복돋울 수 있는 용기있고 잘 훈련된 사람은 많지 않으니까. 나의 사람들이 내가 발견하지 못한, 나는 불평하는 내 모습을 사랑해주고 칭찬해주니까.



어쩌면 우리는 스스로의 장점을 너무나도 찾고 싶은데 그게 어려우니까 관계를 맺는 것 같다. 내가 보길 원하는 내 모습을 그들이 봐주니까.





그치만 그보다 중요한 건 내가 날 얼마나 명확하게, 사랑을 담아 바라보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작은 것 부터 별 거 아닌 것 부터 너무나 당연한 것부터 나의 장점을 적어보자.




이 저녁 해야할 일을 미룬 채 침대에 누워 누가 읽을 지 모르는 이 글을 작성하는 나는 한심하다기 보단, 내 생각을 써보는 시간을 가질 줄 아는 애라고! 조금은 스스로에게 사랑이 담긴 자기합리화를 해주는 시간도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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