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네 식구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necdote Sep 03. 2019

우리 이제 새 집에서 같이 살자 : 이사

꿈 #1






아빠가 돌아가시고 우리는 이사를 가게 되었다. 아빠의 기억을 잊고 싶진 않지만 그 기억이 가득한 집에선 더 살 수가 없을 거 같기도 했고, 여러 이유로 혹은 아무 이유도 없는데 이사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사를 갈 운이었던 건지, 집을 내놓기 무섭게 집이 팔려 갈 곳을 정하지 못한 우리 남은 가족은 어렵게 집을 구해야 했다.


내가 할 필요 없어 그동안 하지 않았던 집 알아보기, 서류 처리 등 내겐 멀게 느껴진 어른들이 할 법한 일을 해내려니 어렵고 슬픔보단 짜증이 앞섰다.


우여곡절 찾은 집을 계약하고 얼마 뒤

오빠의 꿈에 아빠가 찾아왔다. 오빠가 아무도 없는 커다란 빈 집을 둘러보다 안방을 살펴보는데 뒤에 인기척이 느껴져 보니 아빠가 안방에 들어왔다고-


꿈에서도 둘 다 이 집엔 아무도 없을 거라 생각하고 왔던 터라 둘이 서로 마주친 순간 굉장히 놀랬다고 했다. 아빠에게 잘 있었어? 하니 아빠는 반가워 오빠의 손과 팔을 쓰다듬으며 으응 이라고. 평소의 아빠처럼 대답하고 이야기를 나눈 뒤 헤어졌단다.



아빠는 날 제일 좋아했으면서 오빠 꿈에 제일 먼저 나타난 것이 샘이 나면서도 한편으로는 궁금했다.


우리가 아빠 두고 갈까 봐 아빠가 우리를 쫓아온 걸까? 아니면 우여곡절로 얻은 우리 집에 우리가 이사 가기 전 미리 가서 우리가 살 집을 살펴봐준 걸까?


아빠는 어디 있는 걸까

정말 꿈은 다른 두 차원이 연결되는 문인 걸까

그러면 아빤 그 다른 어디쯤에 있는 걸까?







매거진의 이전글 9월에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