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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tincelle Jun 19. 2022

초음속 밴드


오아시스가 데뷔작 <Definitely Maybe>로 온 영국을 뒤집어놨던 게 1994년이다. 지구 반대편 나라에서 불과 2살..이었던 내가 그때 그 분위기를 알 턱은 없지. 그렇지만 2008년에야 이들에 심취하게 된 나는, 뒤늦게 억울했다. 그리고 13-4년 전의 영국을 그리워했다. 닿을 수 없는 과거에 대한 갈망같은 거였나... 빅뱅과 원더걸스가 지배하던 2008년의 한국에서, 1994년의 영국은 존재했지만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르네상스처럼 느껴졌던 것 같다.



2022년도 절반이 지나갔다. 외고에 가겠다며 머리를 박박 밀었던 중3은..폭음 후 필름이 끊긴 채로 과거를 추억하는 30살이 돼버렸다. 근데 그 시간을 헤아려보면 좀 놀랍단 말이지. 1994년부터 2008년까지와, 2008년부터 2022년까지는 똑같이 14년의 텀이 있다. 근원을 알 수 없는 노스탤지어의 상징처럼 느껴졌던 오아시스는 심지어 현역 밴드였다. 2009년에야 해체했으니까.



14년 전엔 락앤롤이 멸망할 줄도 몰랐다. 콜드플레이가, 뮤즈가 쩌렁쩌렁했고 악틱 몽키즈가 폭발하고 있었으니까.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렇게 시간의 주름을 확인한다. 슬프네. 난 아마 2036년에도 Live Forever를 들을텐데. 그때는 지금의 감상을 어떻게 곱씹고 있을지까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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