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딸이 있습니다. 솔직히 이야기 하자면 아이를 가지고 싶다는 간절함은 없었습니다. 치밀한 2세 계획도 세우지 않았습니다. 운명을 크게 믿는 성향은 아니지만, 업보를 말하는 카르마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에게 딸은 우연의 산물일까요. 질긴 인연의 발자국일까요?
누군가 등을 밀어낸 것도 아닌데 떠밀리듯 어색하게 서서 딸 아이를 처음 본 산부외과 병동 복도의 모습이 지금도 선명합니다.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에너지를 사용하고 인생을 함께 보낸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몰랐습니다. 예상보다 힘들고 기대보다 더 즐겁습니다.
빈자와 부자, 못 배운자와 배운자 모든 부모는 동일하게 육아에 어려움을 느낍니다. 빈틈없이 꽉찬 안도감도 경험합니다.
아이를 통해 내 과거를 돌아보고 위로받고 미래를 또렷이 보는 지혜를 배웁니다.
지금부터 제가 하는 이야기는 저의 성찰이기도 하고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지혜이고 어려운 육아의 하소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잠들기 전 들려주는 모든 이야기가 행복한 결말로 끝나듯 결국 행복의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