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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립 김상백 Feb 10. 2016

비굴하지 않아도 출세한다.

아버지가 교감 연수 대상자가 되었다.

  이번에 아버지가 교감 승진 대상자가 되었다. 면접과 연수에서 특별한 일 없으면 교감 자격을 얻어서 교감으로 발령날 수 있다. 이런 날이 오면 많이 기쁠 줄 알았는데 생각만큼 그렇지 않다.
  그리고 아버지가 승진을 하려고 마음먹은 것은 수업에 대한 열정이 식은 것이 아니라 비굴하지 않아도 승진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승진에 대한 아쉬움이 있는 많은 선배들이 '굽신거리지 않아서', '인사(돈을 포함한 접대) 할 줄 몰라서', '성격이 깨끗해서' 등으로 자기변명을 하는 것을 줄기차게 봤었다. 즉, 부도덕한 사회와 타협이 안되어 승진을 못했다는 주장이다.
 
  아버지 생각은 다르다.
  맡은 역할 충실히 하고, 다른 이에게 인정받을 정도의 전문성 가지고 있고, 생각이 다른 부분에 대해서 논리적인 주장을 펼치면 오히려 능력을 인정받아 더 출세가 빠르다고 생각한다. 남들은 아버지가 주장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버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교감이든 교장이든 교육장이든 교육감이든 그분들의 생각이 일반적이지 못하여 비교육적이라면 논리적으로 반박하여 교육적인 선택과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보통의 사람들은 아버지의 이런 생각과 행동을 강하다고 표현한다. 그래서 자꾸 부드러워지라고 강요한다. 하지만 이것은 부드러워지는 것이 아니라 정의롭지 못한 것이다. 정의롭지 못한 행동을 유연한 것으로 대체하여 정의로움을 폄하하는 비겁한 행동일 뿐이다.

  아버지의 이런 신념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입은 적도 있다. 하지만 아버지를 좋아하는 많은 분들 덕분에 도움을 받은 적도 많다. 이분들의 도움으로 교감 승진 대상자가 된 것인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상대방의 의견에 반대하는 주장하기를 싫어한다. 특히 상대방에게 얻어야 될 것이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상대방이 다소 억지를 부리고 선택과 결정을 잘못 하더라도 맞장구쳐주고 자신이 얻어야 될 것만 을 추구한다. 그리고 출세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위로한다.
  그런데 보통의 상대방들은 자신의 잘못된 선택과 결정을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예의 바르게 제기하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의견을 제시할 때의 태도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소리를 지르거나 화부터 내거나 다그치거나 가르치듯이 접근하면 당연히 싫어한다. 선택과 결정 권하는 상대방의 고유 권한이다. 이 고유 권한이 잘못된 것처럼 싸우듯이 접근하면 반드시 싫어한다. 하지만 예의 바르게 품의 있게 올바른 정보 제공자로서의 역할을 한다면 오히려 더 좋아한다. 이런 것이 유연한 사고에서 오는 부드러운 행동이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무조건 '예스'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전문성을 기르는 것이다.
  맡은 역할에 대한 전문성을 갖고 있으면 조직 내에서 인정을 받는다. 자신의 전문성에 의한 선택과 결정이 조직의 이익으로 연결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 대가로 좋은 자리로 이동하는 것을 동료들은 인정한다. 물론 시기하는 동료도 있지만 신경 쓰지 마라 이런 부류는 항상 있다.
   전문성은 끊임없는 공부를 통해 가능하다. 끊임없는 공부는 학창시절의 공부하는 방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험을 보기 위해 단순히 암기만 하는 방법은 쓸모없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고, 찾았다면 접근 방법을 탐색하고, 탐색한 결과에 맞게 극복해 가는 과정이 올바른 공부법이다. 아버지가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자주 물어보고 아침마다 너희들의 오늘 계획이 뭔지를 물어보는 것도 너희들을 올바른 공부법으로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다. 흔히 말하는 SKY 대학을 나와야 하고 싶은 것 이룰 수 있으면 너희들이 그렇게 해야 되고, 반대로 굳이 대학에 갈 필요가 없어도 된다면 너희들이 그렇게 선택해야 되는 것이다. 너희들의 선택에 의한 문제 해결 태도가 올바른 공부법이다. 이런 공부법이 사회생활에서 전문성을 쌓게 하는 것이다.
  흔히 어른들이 학교 공부 잘하는 것과 사회생활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아버지는 시험 잘 치기 위해서 공부한 아이보다 목적의식을 가지고 전문성을 쌓기 위한 공부를 한 아이가 더 출세한다로 해석하고 싶다.

  도덕성이다.
  도덕성이 결여된 전문성과 부드러운 태도는 위선이다. 위선적인 태도는 지속성이 떨어진다. 자신의 욕심을 채우고 나면 금방 본성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아무리 나에게 필요하고 욕심이 나는 것이라 하더라도 사회적 윤리에 어긋나고 사람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라면 과감하게 포기해야 한다.
  위선자들과 비도덕성으로 한번 묶이면 빠져나오기 어렵다. 비도덕성을 숨기기 위해서 위선자들과 행동을 같이 해야 한다. 그러다가 결국 조직에서 큰 낭패를 당한다.
  위선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도덕성을 갖춘 사람이다. 선택과 결정을 할 때 도덕성을 최고의 기준으로 삼으면 위선자들과 결별하고 지혜로운 사람을 만나서 너희들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것이다.

  논리적인 유연한 사고에 의한 부드러운 태도, 전문성, 도덕성만 갖춘다면 출세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 이것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면서 출세하려면 비굴해야 된다는 것은 위선자들의 자가당착적 주장에 불과하다.
  비굴하지 않아도 출세한다.
  비굴하지 마라. 아버지도 그렇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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