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혹시 짝사랑을 해본적이 있나요? 누구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예전 생각이 납니다. 25살에 참 많이 어렸습니다. 그때,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그때는 아무 것도 모르고, 무엇을 해야할지도 몰랐죠. 그 당시에 저는 프랑스어학과를 다니던 문학 청년이었습니다. 저도 짝사랑을 했었는데, 6개월 동안 밖에 시간을 함께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최대한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했죠. 그런데 6개월은 훌쩍 지나가더라구요. 그녀가 떠나기 며칠전에 저는 그녀에게 내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저에 대한 글을 썼습니다. 그녀가 저를 더 알리고 싶었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무모하고 바보같은 방법이었을지도 몰라요. 그래도, 25살이었던 저는 글을 써내려가며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제 일기장을 줬어요. 그것을 주고 그녀는 떠났어요. 그리고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건 비밀... 여하튼, 지금 생각해보면 참 많이 어렸던 것 같아요. 그래도, 후회는 없었어요. 나는 그 당시 제일 나다운 방식으로 그녀에게 저의 마음을 전했으니까요. 이런 일이 떠오르며 하트시그널 시즌3를 보았습니다. 정의동이라는 인물이 나오는데 예전 제 모습 같아서 짠하기도 하고 예전 생각도 많이 났어요.
하트시그널 시즌3에서 정의동은 박지현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슬픈 것은 박지현은 천인우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 정의동도 박지현이 천인우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겠죠. 정의동은 박지현이 자신에게 호감이 없다고 하지만 언제나 주변을 맴돌고 있습니다. 천인우는 남성적이고 목표지향적이며 아버지 같은 안정감을 주는 인물입니다. 천인우 같이 직진남에게 여성들이 많이 끌리는 이유는 바로 좋아하는 감정이 너무 잘 보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사랑은 표현을 해야하니까요. 그런데, 정의동처럼 조용하고 내성적인 남자들의 경우 은근히 직접적인 표현을 하지 못합니다. 언제나 조용히 그녀의 곁에서 시간을 보내며, 도움을 주고, 챙겨주며, 그녀가 불편하지 않을까 많은 고민을 하죠. 하지만, 그녀 앞에서 공격적으로 대시를 하지는 못합니다. 그것이 비단 그녀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까하는 걱정 때문이죠. 짝사랑남들의 문제점(?)은 상대방을 너무 배려해서 오히려 자신의 호감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데 있습니다. 그래서 짝사랑남들은 언제나 사랑하는 그 사람의 한발짝 물러서서 그녀를 지켜보며, 그녀가 힘든 것은 없나 살피게 됩니다. 참 많은 짝사랑남들은 홀로 힘들어하지만 그것을 내색하지 않고 홀로 마음 속으로 눈물을 흘리죠.
크리스마스 선물로 자신이 아끼는 헌 책을 준 짝사랑남, 정의동
여러분에게 책은 어떤 사물인가요? 저는 책이 주는 상징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책은 한 사람의 인생을 담은 사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책을 쓰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자신의 혼신의 힘을 다해 자신의 인생을 담아내려고 합니다. 그리고 독자들 중에는 그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인생을 거울처럼 비춰봅니다. 비록, 정의동의 선물이 서민재에게 갔지만 (저는 정의동, 서민재 커플이 잘되었으면 좋겠음) 서민재는 그 책을 읽고 정의동에게 시그널을 날려 버리죠. 정의동이 자신이 아끼고 사랑하는 헌 책을 준 것은 일종의 자신의 인생을 상대방에게 던진 것입니다. 상상해보세요. 정의동은 자신의 삶이 힘들 때나 기쁠 때 그 책을 보았을 것입니다. 그 책을 보면서 자신의 삶이 힘들 때, 위로를 받고, 즐거움을 얻었을 것입니다. 즉, 정의동이 헌 책을 선물로 준 것은 알라딘에서 몇 천원 값으로 팔릴테지만 그것이 어떤 사람에게 선물로 주었을 때는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선물이 되는 것이죠. 정의동은 선물로 자신의 삶을 선물한 것입니다. 나는 도저히 나의 마음을 입으로 알릴 수 없지만 이 책으로 '정의동'이라는 사람의 삶을 보여주겠다는 어마어마한 선물입니다. 저는 이것이 짝사랑남 정의동의 진가라고 봅니다. 세상에는 참 많은 선물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사랑을 한다는 것은 먼저 자신이 누구인지를 보여주는데서 시작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서로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다른 것에 대해 맞춰 나가는 것이 썸을 타고 연인이 되는 것은 아닐까요?
짝사랑남의 사랑법
하트시그널 시즌3를 보면서 저는 이번 시즌의 진주인공이 정의동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뭐... 저의 예측은 많이 틀리지만요. 그런데, 저는 정의동이 참 멋있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한 발짝 뒤에서 지켜보며 배려하고, 고민하는 그런 모습이 참 애절합니다. 그런데, 정의동 같은 짝사랑남은 파괴력이 있습니다. 먼 발치에서 계속 자신의 발자취를 남기니까요. 어쩌면, 정의동의 사랑은 짝사랑으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짝사랑의 시그널을 상대방이 인지하지 못한다면 순정남의 사랑은 단지 짝사랑으로 끝날 수 밖에 없을테니까요. 그러나, 상대방이 그 짝사랑을 인지하고 알게 되었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상대방은 짝사랑하는 사람의 배려와 보이지 않던 사랑을 느낄테니까요. 그때는 짝사랑하는 사람의 존재가 훅 들어와서 그것을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순간순간의 배려와 함께 보낸 시간이 일상적인 아무 것도 아닌 행동에서 하나하나 의미를 가지게 되는 마법같은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 여러분, 혹시 짝사랑을 하고 계신가요? 지금은 홀로 속앓이를 할지 몰라도 언젠가는 상대방이 그것을 알아 줄 거에요.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저는 정의동의 사랑이, 그리고 짝사랑하는 사람들의 그 사랑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