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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오 Aug 05. 2020

고객 중심 서비스는 머리가 먼저일까 마음이 먼저일까?

인어교주해적단 서비스의 그로스 해킹 필요성


 콘텐츠를 만들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고객이에요. '고객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 '고객이 모르는 정보가 맞는가' 위 기준에 맞추어 고객에게 가치를 주려고 하는 것들에 집중되어 있고요. (패스트캠퍼스 인터뷰 중)


 인어교주해적단인터뷰 기사를 보면서 인상 깊은 부분이 있었다. 새로운 비즈니스의 시작은 고객이라는 것. 매우 비범하게도(?)이 회사는 네이버 블로그 포스팅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정보의 불균형이 심한 수산물 시장이기에, 소비자(고객)이 정말로 궁금해했던 콘텐츠가 높은 호응을 받은 것이다. 이제는 유튜브와 페이스북에도 그들 기준에 맞는 콘텐츠가 올라오고 있다. 회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인어 교주 해적단의 콘텐츠는 매우 흥미롭다.


지금은 글로벌 소싱팀이 존재하지만 이 전에는 산지에 가서 직원들이 직접 사장님들과 이야기하고 매달리고… 시간이 지나다 보니 마음이 잘 맞고 원하는 가치가 동일한 사장님도 생겼어요. 끈끈한 유대감이 좀 생겼다고나 할까

 불필요한 유통단계를 축소하고 정보의 비대칭성을 없애는 과정은 매우 스타트업 답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해적단의 인터뷰에서 수산시장에서 기대하는 인심, 따땃한 진심이 느껴져서 좋았다. 킹크랩 사건 때도 전액 환불 조치뿐만 아니라, 판매 물건의 철저한 물건 검수, 산지를 일일이 돌아다니며 사장님들과 협의한 내용까지 스타트업이라는 세련된 표현 보다도 진정성 있는 창업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러한 아날로그적 진심과 감성과 대조되는 아쉬움이 있다. 디지털 시대 5년간 700곳의 점포를 소개드리는 곳으로 성장했다는 것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것인지 아직 가늠이 되지 않는다. 지금 학습 중인 그로스 해킹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인어교주해적단의 항해 속도는 더 빨라야 된다고 여겨진다. 


 우선 서비스 수수료 정책이 마련된 게 아니라 사장님들께서 알아서 주신다는 것으로 봤을 때 이 회사의 주요 BM은 수산물 판매업으로 보인다. 회사가 서비스 자체를 사랑하는 것은 매우 좋지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수익모델을 마련하고 성장시키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다.


 또한 페이스북 페이지의 콘텐츠의 반응이 생각보다 적어서 놀랐다. 그리고 최근의 유튜브 업로드 영상은 2년 전 콘텐츠에 비해 조회수가 현저히 떨어지는데, 아마도 시간이 지나면서 조회수가 계속 쌓이는 특징이 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된다. 그렇다면 콘텐츠에 광고를 집행해 더 많은 고객들에게 수산물의 재미와 브랜드를 알리는 노력도 필요하지는 않을까?

 

인어교주해적단 페이스북 콘텐츠


인어교주해적단 유튜브 동영상 콘텐츠


나는 처음 그들의 이름을 듣고 PC로 바로 사이트를 검색해 들어가 봤다.
그리고 바로 창을 닫았다. 3년 전일이다. 문제는 지금도 같다는 것이다.


 고객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마음은 같은 고객의 입장에서 매우 감사하게 느껴진다. 실제로 좋다. 그러나, 그들의 고객은 마음속에만 있지 데이터로 보지는 않는 듯하다 웹페이지가 매우 난감하고 생경하게 느껴졌다. 아무리 모바일 퍼스트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창업한 지 5년이 지난 서비스의 웹페이지가 연동형으로 돼 있지 않다는 것은 이상하다. 


고객이 실제 매장이나 웹사이트를 처음으로 방문한 때부터 첫 구매를 하고 후속 구매를 하는 동안 한 일의 전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가? 거기에 공백이 있다면, 그 부분을 우선적으로 추적해야 한다.
(진화된 마케팅 그로스 해킹 | 션 엘리스, 모건 브라운, 이영구, 이영래 저)


 과연 해적단이 사이트 유입 통계를 보고 모바일이 압도적으로 많아 서비스를 계속 유지 중인지는 모르겠다. 회를 사랑하는 이 시대 직장인들은 나처럼 업무 중에도 회 생각이 나기 마련이다. 각박한 직장생활에서의 낙이라고나 할까. 회를 시켜먹는 주 소비층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구매력이 있는 20대 후반일 것 같은데, 그들은 모바일을 물론 쓰지만 PC 사용도 많다. 강남언니 등 다른 서비스들처럼 모바일 사용을 유도하는 페이지로 구성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텐데… 사장님들을 뵈러 전국을 누비느라 디지털은 방치해 놓은 건 아닌지 생각이 들 정도다. 

웹으로 들어간 인어교주해적단 홈페이지
강남언니 웹페이지

 

 또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앱을 출시한 것 같은데, 홈페이지를 Parsing 한 것에서 그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접속자의 위치기반으로 가장 가까운 횟집이나 오늘 추천하는 어종 등의 서비스 확장성이 많을 것 같은데 아직 역량을 쌓아가는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인어교주해적단 iOS 앱 캡쳐


 나는 처음 인어교주해적단을 알게 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알 수 없는 애착이 있다. 우선 네이밍부터가 매우 매력적이다. 그러나, 몇 년 전 봤던 느낌과 오랜만에 들어간 지금의 서비스를 비교해 봤을 때 더 풍부한 콘텐츠로 채워진 것은 좋았으나 서비스의 성장은 정체된 것처럼 느껴졌다. 그들이 앞으로 더 큰 바다로 항해할 수 있도록 그로스 해킹적인 관점으로 서비스를 더욱 성장시켰으면 좋겠다. 무궁무진한 수산물 시장처럼 해적단을 사랑할 고객도 아직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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