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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오 Aug 07. 2020

신문 매체에게 필요한 디지털적 사고

광고주가 집행하고 싶은  광고매체로 변하기 위해 필요한 것

 뉴욕타임스의 올해 2분기 매출 발표가 있었다. 디지털 구독 부분 매출은 1억 8550만 달러, 종이신문 매출은 1억 7540만 달러였다. 뉴욕타임스 전체 구독자 650만 명에서 종이신문을 구독하지 않고 디지털만 구독하는 사람이 570만 명이라고 한다. 15단 37 전면 광고, 9단 21 사이즈 등으로 신문 광고 규격을 말하던 시절에서 픽셀로 말하는 시대가 빠르게 오고 있다고 느껴졌다.(관련기사: 美 유료 구독 1위 뉴욕타임스, 디지털 매출이 종이신문 추월



  우리나라의 사정과 비교해 보면 언론사의 어려운 점과 지향점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종이신문의 매출이 아직도 저렇게 높다는 점이 놀랍다. 아무리 신문 구독보다 광고 매출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신문을 실제로 구독하는 가구가 얼마나 있을까 생각한다


 구독자가 없다는 것은 광고 매체 가치가 없다는 것과 같다. 메디치 가문이 이탈리아 문화를 꽃피운 것처럼 스폰서는 언제나 필요하다. 광고는 많은 사람들이 한 번에 볼 수 있는 주목도 높은 영역에 걸리는 것이 기본이다. 내가 담당하는 광고주가 2018년과 올해 신문광고 집행에 따른 반응(전화 문의 건수) 단순비교만 해도 30% 수준으로 확연히 줄었다. 우리나라의 신문광고는 ‘언론매체 관리’ 차원의 비용 지출로 인식되고 있음을 모르는 광고인이 있을까? 현재 종이 신문의 역할은 악의적 보도를 두려워하는 광고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금 창구의 역할이 가장 큰 것 같다. 


 이러한 상황에서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당연한 이야기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있을 땐 JTBC 뉴스룸 전・후 시간에 광고를 넣고 싶어 안달이었다. 탄핵 이후에도 열기가 남아 월에 한 번 랜덤으로 뉴스룸 시간대에 나갈 수 있는 패키지가 등장했다. 당시엔 소액 광고주는 광고 수량이 없어 청약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미스터 트롯이라는 프로그램 하나가 방송국 전체를 살렸다. 그런데 종이신문이 오랫동안 지켜온 언론 본연의 가치와 소재의 특징, 그리고 이것이 디지털과 콘텐츠와의 결합으로 이루어지는 모습을 아직까지 본 적이 없다.


 다시 뉴욕타임스로 돌아가서,  지난 7월 19일 일요일 특집판 지면에 ‘Father Soldier Son’이라는 포토다큐멘터리가 실렸다. 이 콘텐츠는 2010년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떠난 두 아들의 아버지이자 군인인 브라이언 아이 쉬를 파병 때부터 무려 10년간 취재하고 기록하고 추적하여 제작한 것이다. 뉴욕타임스의 이러한 콘텐츠는 언론이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의 정수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이 콘텐츠는 인터렉티브 기사로 웹상에도 구현돼 있으며, 넷플릭스에서 다큐멘터리로 볼 수 있다. 



왼쪽부터 뉴욕타임스 지면(출처: 더밀크 손재권 대표님), 인터렉티브 페이지, 넷플릭스 콘텐츠


 뉴욕타임스는 지난 5월 24일에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사망한 10만 명의 부고 기사를 1면부터 총 4개면을 할애애 보도했다. 실리콘밸리 미디어 스타트업 더밀크에 따르면 이 기사를 만들기 위해 NYT는 전국 지역 신문의 부고 기사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뒤졌고, 그들의 삶을 ‘한 문단’으로 요약했다고 한다. 디지털적인 사고와 개인의 사생활을 공유하는 SNS의 특징을 정확하게 인지했기에 가능한 기획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언론에서도 디지털적인 사고가 바탕이 된 통합적인 콘텐츠를 보고 싶다. 내가 느껴온 언론 매체의 콘텐츠는 “특종 의식”의 틀에서 많이 벗어나 보이지 않았다. 신문에서 화제가 된 기획을 최근에 본적 없다.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우리 언론은 뉴스 전달자의 역할에서 더 나아가야 된다고 본다. ‘속보’ 경쟁에서 ‘단독’ 경쟁을 넘어 ‘독보’적 콘텐츠로 무장해야 된다. 그래야만 광고주가 신문 매체에 기꺼이 광고 집행하고, 디지털과 연계한 통합 캠페인으로 좋은 사례들을 많이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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