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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당 Jul 11. 2022

2022년에 쓰는 2019년 뉴욕 여행 - 5

2022년 7월에 쓰는 2019년 11월 뉴욕의 여행기

7월입니다.

집에 걸려있는 달력은 아직 3월인데

벌써 올해도 반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하루 이틀은 느린데

한 달, 두 달은 왜 이렇게 빠른지 모르겠습니다.


빠르게 흐르는 시간을 멍하니 바라만 보기보다는

시간을 즐기면서 살고 싶습니다.

즐기는 건 여행만 한 건 없죠.


얼마 전 워크숍 겸 제주도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조금 일찍 제주도에 내려가 주말 동안

생각 정리 겸 많이 걸었던 것 같습니다.

나에게 제주도는 곧 노을이다. 하루 전까지 호우경보였던 제주였지만 내가 갔을 때는 날씨 하나는 끝내줬다

마치,

4년 전 뉴욕에서 걸었던 것처럼요.




"뉴욕의 첫 아침."


뉴욕에서 맞는 첫 번째 아침.

비가 부슬부슬 내렸습니다.

시차 때문에 고생 좀 한다던데 다행히 비행과 도착 이런저런 일정 때문인지 

시차는 없이 자고 일어나 피곤함은 크게 없는 아침이었습니다. (중간중간 잠에서 깨긴 했지만)


일어나 바로 근처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 한 잔.

여행의 동선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구글맵에 가득한 가볼 만한 곳을 가보기 위하여

정신을 차리기에는 커피 만한 것이 없습니다.


뉴욕의 비, 뉴욕 사람들은 왜 비가 오는데 우산을 쓰지 않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전 날은 숙소에 있다가 밤에 나와 시끌벅적한 뉴욕을 물씬 느낄 수 있었는데

아침, 그것도 비가 내리는 아침의 뉴욕은 차분함 그 자체였습니다.

근처 편의점에서 가장 싼 우산을 하나 샀고 걸어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기는 관광객. 역시 우산을 쓰지 않았다.

브로드웨이를 스치며 타임스퀘어로 갔습니다.

전날 밤의 시끌벅적함이 없는 타임스퀘어.

주변의 건물의 LED의 휘황 찬란, 컬러풀한 영상이나 사진들이 번쩍거리고만 있습니다.

이상하리만큼 조용한 타임스퀘어의 청소부

말로만 듣고 사진으로, 영상으로만 보던 타임스퀘어.

오전 시간이라 그런지 주변의 매장들도 한산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사람이 없을까 싶었다. 그래서 좋았다.

근처 서브웨이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때우고 간 곳은

브라이언트 공원입니다.


원래 목표는

공원 옆에 있는 블루보틀에서 뉴올리언스 한잔을 테이크 아웃해서

공원 테이블에 앉아 길쭉한 건물을 바라보는 것이었는데

비가 와서 그렇게는 못했습니다.

비 오는 브라이언트 공원.

사실 은근 기대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블루보틀입니다.


한국에서 마시는 뉴올리언스와

뉴욕에서 마시는 뉴올리언스가 얼마나 다른지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못 찾을 뻔했던 뉴욕의 블루보틀.

그렇게 마셔본 뉴올리언스.

확실히 한국보다 맛있는 느낌입니다.

멀리 떠나서 마시는 커피라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맛있게 한 잔 마시고 다시 걷습니다.


비가 조금 거세지는 틈을 타

공원 바로 옆에 있는 홀푸드마켓도 잠시 들려서 구경을 했습니다.



뉴욕의 마켓이라고 다른 건 없습니다.

이번 뉴욕 여행은 최대한 많은 걸 보고 먹고 느끼는 것이 목표였기에

마켓 섹션 하나하나를 천천히 보고 어떤 물건이 있는지, 물건은 어떻게 배치되었는지 를 봤습니다.


그리고 걷다가 타임스퀘어 근처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

타임스퀘어 전용 스타벅스 DM 굿즈를 판다.

그리고 브로드웨이.

한국에서 봤던 뮤지컬 위키드는 저에게 강렬하게 남아있습니다.

일부러 옥주현이 나오는 시간으로 광클 티켓팅으로 봤던 위키드였고

위키드를 본 뒤 한동안 OST만 듣곤 했습니다.


그래서 온 브로드웨이,

그리고 위키드 오리지널을 보는 것이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습니다.

브로드웨이 Gershwin Theatre. 위키드 전용 극장입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공연 시작 2~3시간 전 로터리를 진행합니다.

100달러가 넘는 연극 티켓이 

로터리에 당첨되면 30달러 정도만 내면 볼 수 있습니다.


공연 시간 2시간 30분 전.

공연장에 도착하여 로터리에 이름과 티켓 수를 쓰고 기다렸습니다.

30분 뒤 로터리로 당첨자를 발표합니다.


극장에 모든 것이 다 위키드.

기다리는 모든 사람들이 당첨되는 와중에 저만 당첨이 안되길래

100달러 내고서라도 봐야겠다 했는데 

극적으로 마지막에 당첨이 되어 30달러에 티켓을 받았습니다!


비 오는 뉴욕에서 2시간 30분을 기다려 받은 위키드 티켓

2시간 정도 뒤에 입장할 수 있어서

다시 비 오는 뉴욕을 떠돌아다녔습니다.

그리고 2시간 뒤에 입장을 했고

생각보다 너무 괜찮은 자리에 기쁜 마음을 감춘 채 자리에 앉아

위키드,

그것도 오리지널 위키드를 볼 수 있었습니다.

로터리 티켓이라고 구석진 자리일 줄 알았지만 한가운데, 무대와 가까웠던 자리.

그렇게 황홀했던 시간이 지나고

마지막 커튼콜까지 보았습니다.

그렇게 위키드를 보고 나오니

밤의 뉴욕이 되었습니다.


타임스퀘어의 전광판들이 반짝거리는 밤.


밤이 되니 다시 활기가 가득해진 타임스퀘어.


그리고 저녁을 먹으러.

당시에 포케라는 음식에 관련한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서

뉴욕의 포케를 먹으러 갔습니다.


가서 보니 한국인이 운영하는 포케 집이었고

메뉴의 이름도 한국이 느껴지는 포케였습니다.

레드 포케.

사실 아침에 레드 포케를 먹고 시작하려고 했는데 오픈 전에 방문했는데

방문 시에 한국인 점원이 한국어로 아직 오픈 전이라고 말해주기도 했었습니다.


엄청난 맛이었다. 포케라고 하기엔 고기가 가득했다.


친숙한 메뉴 이름. 1위는 서울, 2위는 강남.

포케를 먹고 숙소로 들어와 바로 잠이 들었습니다.

시차라고는 느낄 수 없을 만큼 강행군이었던 뉴욕 2일 차가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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