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Job생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데이빗beta Mar 02. 2020

CES 2020: 자동차

디자이너의 눈으로 본 가까운 미래 (1/4)

CES 리뷰 시리즈

1. 자동차

2. 스마트 리테일

3. 스마트 라이프 (IoT)

4. XR (AR/VR)




소니가 갑자기 차를?

Sony's Vision-S

CES에서 가장 확연하게 드러난 것은 많은 기업들이 다음 먹거리로 '차'를 선택했다는 거에요. 플스5 발표할줄 알았던 소니가 갑자기 차를 들고 나왔으면 할 말 다 했죠. 근데 처음 만들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디자인이 아주 훌륭했어요.

외관도 멋졌지만 내부, 특히 앞좌석을 유심히 봤어요. 디자이너가 크게 관여할 수 있는 영역이고 이제는 기업들도 차를 움직이는 컴퓨터로 인식하고 있으니까요. 차 안에서의 UX는 자동차 업체들에게 큰 비지니스 기회이자 셀링 포인트입니다.

놀랍게도  Vision-S의 전면 디스플레이는 여태까지 봤던 차 인테리어 중에 가장 깔끔했습니다. 5개의 디스플레이가 그리드를 맞춰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들어가 있었습니다. 좌우 끝에는 사이드 미러를 대체하는 디스플레이가 연결되어 있었어요. 중앙 3개의 디스플레이는 운전석부터 각각 클러스터, HVAC(공조), 엔터테인먼트가 기본 세팅으로 되어 있었고, 사용자가 화면간 창을 이동할 수 있었어요.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오는 하나의 긴 디스플레이보다 이렇게 역할을 나누는 것이 비용적인 측면에서 유리해서 그렇게 만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대시보드가 좌우 대칭으로 디자인되어 있어서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보통 차의 인테리어가 운전자석에만 너무 집중되어 있어 균형잡힌 디자인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차를 제외한 대부분의 제품은 좌우 대칭이 기본이거든요. 자동차 내부만 그 원칙이 없어서 좀 불편했었는데, 소니는 제품 회사답게 깔끔하게 디자인 해주었네요.

Engaget: https://www.youtube.com/watch?v=x26q3TqSS68


일단 더 붙이고 보자, 디스플레이

차에 디스플레이는 이제 기본 세 개 이상인거 같아요. 디스플레이가 점점 커지고 많아지고 있어요. 물리적인 버튼은 최소한만 남게 될 것 같은데, HVAC(공조)는 제조사에겐 비용 절감이 되고 소비자에겐 진보된 느낌을 주기 때문이에요. 그렇지만 제가 생각하는 더 중요한 이유는, 차 안이 (운전을 하는) 기능적인 공간에서 감성적인 공간으로 변화하기 때문이에요. 물리적인 공조 버튼은 마치 블랙베리 폰을 보는 느낌이죠. 차는 정황에 따라 변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해요. 그래서 정말 중요한 몇 버튼들을 제외하고는 스크린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한 편에서는 안정성의 이유로 터치 스크린을 반대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해는 하지만 안정성만 강조한 나머지 소비자가 원하는걸 캐치하지 못했다는 생각입니다. 기자의 말 대로라면 2030년에도 사람들이 물리버튼 달린 차를 사야하는데 전혀 그럴거 같진 않아요. (최소한 20~40대는요.) 터치스크린은 단순 원가 절감 차원에서 볼게 아니라, 자동차회사와 소비자 둘 다 윈윈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 많은 디스플레이를 다 누가 어떻게 사용할지 명확하게 보여준 회사는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완전 자율주행 차가 아직 없기 때문에 수 많은 상상 속의 시나리오만 존재하기 때문이죠. 사람들이 공유된 공간에서 얼마나 개인화되지 않은, 공개적인 화면을 사용할지를 아직 명확히 풀어지지 못한 것 같아요.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기회 요소도 많다는 거겠죠. 많은 회사들이 자율주행 차 안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하게 할지 프로토타이핑을 많이 해보면서 차차 알아나가게 될 것 같습니다. 저도 하나 만들어 봐야겠네요 :)


광활한 디스플레이와 간접 조작 방식

Byton M-BYTE

Byton의 앞좌석 디스플레이는 모든 차들 중에 가장 컸습니다. 직접 보니 정말 크고 기분이 좋더군요. 다만 이 디스플레이는 운전석보다 훨씬 뒤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직접 조작은 불가능하고, 운전대와 중앙 터치 스크린을 통해 간접적으로(indirect) 조작 가능합니다. 운전대 터치 스크린은 가로로 4분할 되어 있어서 전면 디스플레이를 1/4씩 별도로 조작할 수 있어서 직관적인 것 같습니다.

제가 직접 운전석에 앉아보진 않았습니다만 디스플레이 우측에 있는 지도 같은 경우는 고개를 돌려야 볼 수 있을 정도였어요. 완전 자율주행을 고려하고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런 것 같기는 합니다. 디스플레이가 이렇게 큰 것을 보니 보조석 승객까지 고려한 것 같은데, 보조석에 앉은 사람은 스크린을 어떻게 조작할지 모르겠네요.


보이스 & 클라우드 플랫폼 전쟁

Amzon Alexa

Amazon도 자동차에 매우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Alexa가 가장 잘 사용될 수 있는 곳 중에 하나가 자동차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5G와 함께 AWS를 활용하기 좋은 플랫폼이기 때문입니다. Amazon은 Elektrobit과의 협업을 통해 Byton과 비슷한 형태의 운전석 경험을 제안했습니다. 좌우 끝까지 뻗은 전면 디스플레이와 그것을 조작할 수 있는 운전대 및 중앙 터치 스크린이 있었습니다. 과연 이 방식이 대세가 될까요?


Google Assistant

구글은 야외에 따로 크게 부스가 있었습니다. 부스 앞에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활용할 수 있는 BMW와 볼보 두 대를 전시해 놨습니다. 볼보 전기차의 경우, 안드로이 폰과의 연동 없이도 사용할 수 있도록 안드로이드 오토가 기본 내장되어 있었습니다.

많은 차와 제품에서 알렉사 혹은 구글 어시스턴트의 탑재를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두 회사 다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보이스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누가 승자가 될까요?


자동차 뿐만 아니라 요트 등 다른 운송 수단에도 전면 디스플레이가 커지고 있는 추세를 볼 수 있었습니다.


2D를 넘어 깊이감을 주는 컨텐츠로

Audi's 3D Cockpit

스마트폰 UI 트렌드를 보면 스큐어모피즘에서 flat으로 바뀌었고, 몇 년 전부터는 그라디언트가 붙으면서 좀 더 풍성해졌다가 요즘은 3D로 깊이감과 정황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UI 만로는 고객 경험을 차별화할 수 없을 만큼 표준화되었기에, 3D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 중간 과정으로는 Neumorphism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물론 XR(AR/VR을 포함한 Extended Reality)로의 자연스러운 이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봅니다.

운전석의 HUD(전면 유리를 통해 컨텐츠를 보여주는 Head Up Display)는 게임과 더불어 AR의 가장 자연스러운 무대라고 생각합니다. 아우디는 여기에 집중했는데요. 운전자석 상단에 운전자의 두 눈을 트랙킹하는 센서가 있고 전면 유리에서 3D 컨텐츠를 보여줍니다. 굳이 이게 3D여야 하나 라는 생각도 들텐데요. 저는 이게 gimmick이 아니라 당연한 순차로 보여집니다. 우리와 우리 주변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의 배터리와 기판들 뿐입니다. 주변과 자연스럽게 융합되는 디지털 경험은 그 무엇보다 유저에게 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는 AR 기술과 컨텐츠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Sony's Eye-Sensing Light Field Display

자동차에 사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매우 인상적이어서 공유합니다. 여태까지 비슷한 컨셉의 디스플레이를 경험도 해보고 보기도 했지만, 이건 훨씬 더 선명하고 깊이감이 잘 느껴지더라구요. (카메라로는 실제 경험을 담을 수 없어 아쉽네요.) 보통 AR/VR 헤드셋은 시야에 제한이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덩치가 큰 기기를 착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특히 안경을 쓰는 사람에게는요. 그래서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이런 기술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건축, 디자인, 원격 회의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출시하면 바로 구매해서 Unity3D를 돌려보고 싶었는데, 아직 판매 계획이 있는건 아니라네요. 여기에 LeapMotion을 연결해서 인터랙션까지 만들고 싶어질만큼 깊은 몰입감을 주는 디스플레이였습니다. 언제가 출시가 된다면 3D 아트웍을 만들어보고 싶네요.


내부는 디스플레이라면, 외부는 라이트

Audi E-Tron

아우디를 사랑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라이트일텐데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제는 차 외관 형태로만은 더 이상 차별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라이트, 그릴, 타이어, 후드 등에 더 힘을 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시 봐도 아우디의 라이트는 정말 사랑스럽네요.


Headlights of Mercedez

벤츠 컨셉카의 헤드라이트가 인상적이었어요. 상용화까지는 멀어보이지만 헤드라이트로 감정도 표현하고 컨텍스트에 맞는 밝기 조절, 보행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것이 가능해 보였습니다. 기본 기능인 길을 비춰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만...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과 달리 벤츠는 차에 더 집중하는 느낌이었어요. 차로 끝가지 가보자는 느낌? 다른 회사들은 서비스나 다른 장르도 선보이는 반면 벤츠는 전통 있는 회사답게 자동차의 미래상을 잘 보여준 것 같습니다.


Mercedes AVTR

벤츠의 아바타, 정말 멋졌습니다. (아바타 2에 등장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인터넷에 찾아보시면 실제 거리를 굴러가는 모습도 볼 수 있는데요, 타이어와 등껍질(?)에 힘을 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타이어는 각기 라이트가 별개로 애니메이션 되고, 33개의 등껍질은 각각 움직이며 외부와 커뮤니케이션 한다고 합니다. (음..) 여튼 쿨합니다. 역시나 라이트가 중요한 브랜드 요소이자 사용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사용되었습니다.

Engadget: https://www.youtube.com/watch?v=dpsGqyoFbMQ


현대자동차는 갑자기 헬리콥터를?

Hyundai Air Taxi

소니가 안 만들던 차를 갑자기 공개했다면, 현대는 안 만들던 헬리콥터를 갑자기 선보였습니다. 우버와 손 잡고 2028년까지 에어택시를 개발하겠다고 합니다. 아래 동영상을 보시면 이상적이지만 꽤 괜찮은 청사진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돈으로 시간을 사려는 사람은 많고, 그게 실리콘 밸리가 아니면 어디겠습니까. 상용화까진 많이 남았지만 현대의 건승을 빕니다.

Engadget: https://www.youtube.com/watch?v=L6K7GAG1Aas


표준화

아직 수 년은 더 걸리겠지만 정말 붐이 일어나는 것은 자동차용 앱스토어가 열리는 날이겠죠. 자동차는 스마트폰처럼 쉽게 특정 회사가 장악하기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드웨어 통신 규약, 프로세서, 운영체제, 어플리케이션, 디스플레이 등이 회사마다 다르기 때문에요. TietoEVRY에서 주최하는 런치 세미나에서는 Genivi, Elektrobit에서 전문가들이 자동차 디지털 시스템 표준화에 대한 발표를 했습니다. 하루 빨리 표준화가 되어 우리가 다 같이 자율주행차 안에서의 실제 경험을 디자인할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마치며

힘든 하루의 마무리는 역시 맛있는 밥이죠. 테판야끼집 쉐프의 퍼포먼스는 정말 재밌었네요. 마침 퍼포먼스로 열차 소리를 내셔서 자동차와 연결되는 무언가가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럼 다음 편에서 Smart Retail에 관한 내용으로 뵙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프로토타이핑의 세 얼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