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정규직으로 취업을 해서 지금까지 1,300만원이라는 돈이 통장에 쌓였다. 돈이 조금 모이니 조금 더 큰 방으로 이사 가고 싶다는 현실성 있는 희망도 생기고, 그 돈으로 할 수 있는 내 미래에 대해서도 꿈꾸게 된다.
첫 취직을 했을 때는 수습 기간 3개월동안 혹시나 해고되는 일이 발생할까봐 큰 지출은 일부러 하지 않았다. 그래서 8년 된 노트북이 블루스크린을 띄워도, 새 노트북을 사는 대신 월 20만 원짜리 적금을 들었다. 그렇게 3개월을 보내고 나니 통장에 500만원 정도가 쌓이게 됐다. 이 돈이면, 만약 불미스러운(ㅎㅎ) 일이 발생하더라도 최소 6개월은 버틸 수 있다는 판단이 드니 그때부터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 그 다음부터는 내 통장 잔고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월급 받으면 선저축하고 나머지 돈을 쓰는 생활을 반복했다. 지금은 천 만원이 넘는 돈이 생겼다. 아마 연말 쯤이면 아무리 못해도 천 오백 만 원은 저축할 수 있을 것이다.
300만 원을 모았을 때도 참 감격스러웠는데, 이젠 내가 의식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천 만원이 쌓여있다. 앞으로는 아마 오천, 1억을 향해 내 욕심도 쌓여갈 것이다.
또 자연히 다음 스텝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다음 퀘스트를 위해서 연애나 결혼을 생각하고, 그게 빨리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아 조급증도 늘어간다. 지금 나는 애인이나 반려동물도 없어서 누군가를 위해 돈을 사용하지는 못하지만, 나 혼자 있을 때도 역시나 내 삶은 흘러가니까, 재밌는 프로젝트를 하나씩 해봐야겠다는 결심을 한다. 당장은 조금 더 큰 집으로 이사 가서 내 친구들을 초대할 수 있는 공간을 갖고 싶다.
펜이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