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송이 꼭 필요할까?
유년시절부터 다양한 경험을 했다. 많은 경험을 한 나에게 경험 부자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경험 부자는 불행한 일 앞에서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내고 이겨내는 삶이 지금의 내가 되었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니다.
실패, 좌절, 아픔, 불행, 고난, 역경을 이겨내면서 몸에 밴 굳은살이 있었다. 어떤 힘이 발휘해 여기까지 왔는지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내 안의 역경을 이겨내는 힘은 분명히 존재했다.
누구나 어려움 역경이나 고난이 부딪히면 자기만의 방식대로 이겨내고 있을 것이다. 예전에 나는 빙빙 돌고 돌아 불행을 회피했다. 그러다 이내 정신을 차려 정면승부를 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하지만 그동안 살아온 삶의 바탕으로 이제는 역경이나 불행 앞에 정면승부를 한다. 그런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건 책 도움이 가장 컸다. 마인드 세팅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요즘 자신만의 노하우 자신만의 마음 세팅하는 걸 중요시한다.
나는 지금껏 마인드와 단단한 정신력을 배운 적은 없다. 일상이 마인드이고 정신력이었으니까.
정신력으로 버티고 이겨낸 지금의 나를 경험 부자로 탄생시켰다. 나에게는 참 많은 이력이 있다. 꼭 상을 수상을 해야 이력이라고 말하는가? 나는 조금 다르게 바라본다. 세상 살아가는 이력이라고 감히 말해본다. 어디서도 얻을 수 없는 삶의 경험, 삶의 방향, 삶의 고난, 삶의 역경을 이겨낸 오직 나만의 이력이다. 그중에서 결혼과 이혼에 관한 이력이 대단하다.
남들은 한번 할까 말까 한 경험을 두 번 경험했고 그중에서도 이혼하는 방법을 다양하게 경험했다. 우주는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음 하는 거 같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결혼은 쉽다. 그러나 결혼 실패 원인을 알지 못하면 재혼을 하면 안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 경우 결혼 실패는 일단 내 몸이 먼저였다. 10년 패턴으로 크게 아팠다. 죽지 못할 만큼 큰 고통이 있는 한 한 가정을 책임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로 인해 각자의 삶을 살기로 했고 가장 귀한 아이들마저 이별을 고했다.
이때 이혼 방법은 합의 이혼이었다. 부부가 합의 하에 이루어지는 이혼은 정말 서류에 도장을 찍고 판사 앞에서 대답만 하면 서류 한 장으로 부부에서 남남으로 된다. 다만, 재산분할과 아이 양육자를 지정하면서 부부간에 얼굴이 붉혀지면서 싸움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미성년자가 있다면 3개월이라는 이혼 숙려기간이 있다. 이미 마음은 떠났고 사사건건 부딪히는 일들 때문에 한 공간에서 마주하기란 고통스러웠다.
감정만 생각한다면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가겠지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이들이 싸우는 부모를 바라보며 상처 받았을 생각 하면 내 감정 따위는 개나 주자고 생각했다. 상대가 공격적으로 다가와 무시를 하더라도 3개월 동안 아이들을 위해 내 자리에 서서 엄마 역할을 했다. 학교와 유치원에 가는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예전처럼 생활했다. 이미 아이들은 부모 불화로 인해 상처를 받았을 테니까. 내가 겪었던 상처와 경험들을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물러주거 같아 숙려하는 기간동안 가슴 저미게 아팠다. 내가 가진 상처와 아픔을 고스란히 물러주고 각자 인생을 위해 각자 길로 가버렸다. 물려줬다는 이유로 많은 자책을 했고 많은 죄책감으로 살았다. 아빠를 따라간 아이들은 나보다 더 의젓했고 더 적응을 잘하고 있었다.
동생말로는 아이들이 나와 지낼 때보다 더 활발하고 더 즐겁게 생활한다는 말에 안심할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나의 어린 시절 똑같이 생활을 했으니까. 그렇다고 나와 비교하며 아이들이 잘 지내고 있는걸 부인할 수 없다. 부정하는 건 아이들이 못지낸다고 인정하는것과 마찬가지이니까. 아이 아빠가 엄마 자리를 잘 채우고 있었다. 아내보단 자신의 핏줄을 소중히 여겼던 사람이라는 걸 결혼 생활하는 내내 느꼈기에 한편으로는 마음이 놓였다.
3개월이라는 이혼 숙려기간을 보내고 각자 생활을 위해 각자 자리에 돌아갔다. 합의이혼은 정말 깔끔했다. 그리고 변호사 선임비도 들지 않은 장점이 있었다. 그러나 단점은 서로 의견이 타협되지 않아 서로 얼굴 붉히며 헤어지는 그날까지 안 좋은 감정으로 돌아서야 한다는 거였다. 내 경우가 그렇지 다른 사람 경우는 웃으면서 헤어지고 원만한 타협으로 즐겁게 이혼하는 가정도 있을테니까.
그 후로 6년 만에 재판이혼이 시작되었다. 즉, 이혼소송을 하게 되었다. 사실 재혼 6년 동안 지내면서 이혼소송은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합의 하에 이혼을 간절히 원했다. 그러나 상황이 마치 재판이혼을 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돌아갔다. 이건 내가 원해서도 상대가 원해서도 아니다. 제삼자로 인해 이혼소송은 기정사실이 되고 말았다. 법적인 일이 마무리되는 대로 합의 이혼을 하려고 했다. 사실 그때 그 사람 변호사도 이혼이 급하게 아니니 천천히 하자고 그때 가서 합의 이혼을 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근데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당장 이혼 진행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고 만 것이다. 내 경우는 어쩔 수 없는 재판이혼이었다. 내가 이혼소송을 진행한 이유는 재판을 하고 정정당당하게 이혼한 것임을 판사 앞에서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다. 합의 이혼은 위장 이혼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일이 생길 거 같았다. 결국 법적으로 꼬이는 일이라는 걸 법적 자문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법적으로 물리는 일이 있다면 꼬이는 일을 최대한 피해야만 앞으로 전진할 수 있다.
결국, 법적인 일을 마무리 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혼소송이 진행되었고 상대는 반발했다. 이혼하지 않으려고 했던 그 사람은 자신이 잘못한 행동으로 이혼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던 사실이 억울했던 거 같았다. 정신없는 가운데 변호사 선임을 하고 이혼에 관한 모든 건 변호사에게 맡기면서 다른 일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건 편안했다. 변호사 선임비가 들었지만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나 역시 재판이혼은 처음이다 보니 서류만 넣고 재판만 하면 이혼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법원에도 법원의 규칙이 있다는 걸 재판이혼을 진행하면서 알게 되었다. 결론는 연초에는 이혼소송을 하면 안 된다는 값진 교훈을 얻었다.
간단한 설문지를 작성하면 변호사는 설문지 토대로 소장을 작성하고 접수하는 과정이 변호사가 하는 일이었다. 사실, 변호사가 하는 일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대형 이혼소송이 아녔으니까. 몇백억 대의 자산가가 아닌 이상 싸우며 시시비비 가리는 일이 아니라 이미 이혼사유가 명백했기에 쉽게 진행이 되었다.
내가 처한 상황에서는 명백한 이혼사유, 그로 인해 재산분할이 쉽게 이루어지는 과정이었다. 다만, 서류를 준비하고 법적으로 이루어지는 서류를 변호사가 알아서 해준다는 이유로 변호사를 선임했다. 새로운 보금자리는 다른지역이었고 다른 사람, 전문적인 사람이 절실했다. 그래서 진행한 이혼은 변호사가 필요했고 선임해야만 했다. 아이에게 집중하고 나에게 집중하기 위함도 있었다. 불안해하는 아이를 안전한다고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혼소송은 멀고도 길었다. 이혼 소송할 때쯤이 2020년 11월이었다. 그 후로 재판이 진행되지 않았던 이유는 상황마다 다르지만 상대가 우편물을 바로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받고도 서면 자료를 늦게 보낸 탓에 두 달을 보낸 후 재판 진행이 되었는데 그때가 바로 법원은 인사발령과 함께 법원이 휴정 상태였다.
매년 1월부터 2월까지는 판결 말고는 재판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마도 판사 인사발령과 검사 인사발령이 있다는 것을 변호사를 통해 알게 되었다. 아주 새로운 사실을...
그리고 연초나 연말에는 이혼소송을 하는 게 아니라는 걸. 그런데 상황이 거기에 맞게 이루지지 않다 보니 결국 두 달이라는 공백 기간 동안 초조했다.
휴정이 끝나고 3월에 바로 재판이 진행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4월로 미루어졌고 4월에 재판하면서 곧바로 서류 정리가 되는 줄 알았다. 합의 이혼과 정반대로 과정과 절차가 복잡했다.
재판 후 판결문을 내 손에 받기까지 한 달을 기다려야만 했다. 피해자가 손해배상 청구를 하지 않기를 바라며 초조하게 재판이혼 판결을 기다리고 서류를 기다렸다. 그리하여 5월에 받은 판결문은 무사히 접수되었지만 법원도 실수를 했다. 친권 양육권자 지정을 실수했다는 거.
서류상에 법적으로 이혼이 성립되었으나 아이의 양육권자와 친권자는 붕 떠있는 상태가 되고 만 것이다. 여기서 얻은 교훈은 무슨 일이든 사람이 만들고 사람이 행하는 일이라 법원일지라도 실수는 하는 거라고 그러니 일반인이 실수를 범하더라도 스스로 자책하지 말자고 값진 교훈을 얻었다.
6월이 되었지만 명확하고 확실하게 서류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혼소송을 하면서 재판이혼이 진행되는 기간은 무려 7개월이 되어간다. 아주 지겹고 답답하게 만드는 재판이혼.
뉴스에서 유명한 재벌가들이 이혼소송을 하면서 오랫동안 재판을 진행하는 것에 궁금했다. 그러나 내가 해보니 왜 오래 걸리는지 그 이유를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 설사 복잡하지 않은 재판이혼이었지만 기간은 무려 7개월이 걸리는데 하물며 재산이 많은 재벌가 집안은 얼마나 많이 싸우고 다투며 재판을 진행해야 하는지 그로 인해 긴 시간 동안 재판을 이어가는지 비로소 알게 되었다.
상대가 사회에 있다면 금방 끝날일. 그러나 내 상황은 달랐기에 더 길어졌다고 생각한다.
나는 오늘도 변호사와 통화하면서 최대한 빨리 판결문이 종결되도록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뭐든 일반이 최고다.
뭐든 평범한 것이 최고다.
법적으로 갈 경우 시간 낭비, 돈 낭비. 체력 낭비가 된다는 걸 경험해봐야 아는 것이다. 이혼은 원해서 하지만 가능하면 이혼소송으로 이어지지 않고 합의 이혼으로 진행했다면 참 좋았을 끝맺음이 법으로 얼룩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