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일기 말고 엄마 일기>는 아이가 한창 유치원에 다닐 적에 써내려 갔던 에세이 책입니다. 당시, 아이가 유치원생이다 보니, 저 또한 유치원 엄마였죠. 이제는 10살도 십대라며 아이가 제법 귀여운 반항을 부리기도 하는 초등학생인 만큼, 저도 초등학교 엄마가 되었습니다. 아이가 다음 단계로 위치를 옮겨가니 자연스럽게 엄마에게도 ‘학부모’라는 새로운 타이틀이 추가되었죠. 아이가 아기였을 때의 기억은 점점 사진 속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수준이 되더군요. 그런데 최근, 아이가 젖병을 물던 시기를 다시 되새기게 되는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육아 일기 말고 엄마 일기> 덕분에요.
제작년, <육아 일기 말고 엄마 일기>가 세상에 나오자 기존에는 접하지 못하던 새로운 기회들이 주어졌었죠. 작년 초 CBS 라디오 저출산 극복 캠페인의 일환으로 짧게 1분가량 나오기도 했고, 불교방송 BTV의 ‘성진 스님과 운성 스님의 세상in(人)’에 출연하기도 했거든요.
https://www.youtube.com/watch?v=AEVslzLebiE (21:46 부터)
그리고 올해 1월과 5월, 아이가 애기일 때 애용했던 브랜드인 ‘더블하트’에 에세이를 기고하게 되었습니다.
https://doubleheart.co.kr/board/gallery/read.html?no=3941&board_no=12
https://doubleheart.co.kr/board/gallery/read.html?no=5187&board_no=12
‘더블하트’ 기고를 위해 에세이를 쓸 때, 사실 초반에는 좀 어색하기도 했어요. 더블하트 브랜드를 이용하는 아주 어린아이들의 부모를 대상으로 써야 되다 보니, 저도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야 했거든요. 몇 년을 거슬러올라가야 하는 여행이, 시동을 걸기가 어려웠지 한 번 발을 내딛기 시작하니 추억에 풍덩 빠지는 것은 순식간이더라고요.
학부모의 마음과 자세와는 전혀 다른, 그저 아이가 웃고 잘 먹고 건강하기만 하면 최고였던 육아맘의 시절이 그립기도 합니다. 동시에, 그 당시 느꼈던 다양한 스트레스와 고민들도, 인생의 다른 부분들이 그러하듯, 시간이 지나면서 희미해졌다는 것을 느꼈어요. 아이는 믿는 만큼 자란다는, 진부하기 그지없는 클리셰는 영원하다는 것도 말이죠.
그래서 가끔은 의도적이더라도 과거의 아이 그리고 과거의 나를 꺼내 보고자 합니다. 그러면 지금 하고 있는 고민들도, 몇 년 후에 다시 꺼내보며 이 한 마디로 정리가 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아, 그땐 그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