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은 모든 일에서 쉽지 않습니다. 작가라면 특히 "마감"과 헤어질 결심을 하기가 힘들죠. 그에 대한 경험을 에세이 <마감과 헤어질 결심>에 담았었어요.
하나를 고치면, 다른 게 보였다. 그렇다고 쉽게 수정해 버릴 수도 없었다.
이렇게 고칠까? 고치기 전이 낫나? 그렇게 한참 머리를 쥐어짜다가 조사 하나를 놓고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기에 이르러, 멍하니 생각했다.
지금이 수정 작업을 멈춰야 할 '때'인 걸까.
여기까지 읽은 분들은 왜 이 글의 제목을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따왔는지 눈치챘을 것이다. 인정한다. 난 마감과 ‘헤어질 결심’을 도무지 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최최종고’가 수정하기 전보다 나아졌다고 확신하진 못했다.
마감일의 내가, 쓸 수 있는 최선을 써냈다는 것만 알았다.
* 2W매거진 최종호 <마감이 있는 삶>에서 전문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최최종고의 정체
에세이에 담은 마감은 단편소설 '최최종고' 마감이었어요.
동료 작가들과 앤솔로지 <스트리밍 시대에 앨범 사는 사람들을 위하여(스. 밍. 사.)>를 준비하고 있었거든요.
<스. 밍. 사.>는 케이팝을 주제로 한 단편소설 여섯 편이 모인 앤솔로지입니다.
우리는 케이팝과 어떤 형태로든 관계를 맺고 살아가요. 케이팝 팬이든 아니든, 어떤 노래를 들으면 그 시절이 떠오른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거예요.
그래서 저와 동료 작가들은 궁금해졌어요.
케이팝... 너는 대체 내게 뭐니?
좋아하는 이야기 쓰기로 답을 찾아보면 어떨까?
그렇게 케이팝앤솔로지 <스. 밍. 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드디어 <스. 밍. 사.> 출간이 실현되어가고 있어요!
서로를 무단 점거해 버린 팬과 최애의 성장담 <서로를 무단 점거>
제가 쓴 단편 <서로를 무단 점거>는 스마트폰도 유튜브도 없던 2001년이 배경이에요.
비디오테이프에 음악방송을 녹화해, 최애가 부르는 파트를 수없이 돌려보던 그 시절. 주인공인 10대 팬은 지방에 살아서 방송국에 방청하러 가기도 힘들어요.
너무 멀기만 한 주인공과 최애...
그런데 어느 날! 주인공은 최애와 기이한 연결을 하게 된답니다.
어떤 연결일까요? 연결의 끝은 어디일까요?
케이팝처럼 다채로운
앤솔로지를 함께한 동료 작가들의 단편소설도 서로 너무 달라서, 너무 재밌어요!
- 마이너콘셉트 아이돌의 성공(?) 스토리를 다룬 배인경 작가의 <마이너리티 픽션>
-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는 말이 어디까지 통용되는지 묻는 위트 있는 절규, 마작왕 작가의 <어떻게 네 국적까지 사랑하겠어>
- 올공 콘서트 날을 소재로 덕력이 뿜어져 나오는 모험담. 오은결 작가의 <공원에 가면>
- 악플러를 응징하는 팬의 추적극. 시은 작가의 <악플을 보았다>
- 4K 영상을 선사하는 “홈마”의 절절한 사랑을 담은 정필 작가의 <열에 열둘>
<스. 밍. 사.>는 6월 30일에 텀블벅 펀딩 마감을 앞두고 있어요.
재밌는 이야기와 영롱한 굿즈가 있는 프로젝트랍니다. 많.관.부. 제발
https://link.tumblbug.com/uA26ViVpLKb
*책 표지, 수록작 문구이미지 디자인: 배인경 @inkyoung_bae
*내지 편집 디자인: 김시은 @gimsieun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