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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anderinq Apr 13. 2019

유럽 대륙의 북쪽 끝을 향하여

Honningsvåg

사실 이번 여행 목적은, 다른거 다 없고 유럽 대륙의 북쪽 끝을 가 보는 것이었다.

유럽 대륙의 진짜 북쪽끝은 Knivskjellodden 라는 곳이지만 약 7시간정도의 트래킹을 해야만 하는 곳이고, 일반적인 교통수단을 이용해 쉽게 갈 수 있는 곳은 Nordkapp 이다. 그리고 그 곳은 기념관 만 있어서 대부분 호닝스바그(Honningsvåg)에서 숙박을 하곤 한다. 대중 교통을 이용해 호닝스바그(Honningsvåg)에 가려면 

1) Alta 에서 버스 2) 비행기 3) 크루즈란 선택지가 있다.


나는 짧은 트롬쇠 여행을 마친 다음날, 다시 경비행기를 타고 호닝스바그(Honningsvåg)로 향했다. 트롬쇠에서 Honningsvåg 까지 가려면 중간에 Hammerfest 에서 잠시 멈춘다.


앞선 트롬쇠 가는 비행기에서 설명했듯이, 내릴 사람은 내리고 계속 가는 사람은 그냥 있고 새로 탈 사람이 타는 것이 시내버스를 연상시켰다. 그렇게 도착한 Honningsvåg 공항은, 터미널 연지 40년기념으로 조그마한 생일 케이크를 나눠주고 있었다. 

Honningsvåg 공항과 활주로. 40년 생일 축하!!


가난한 동아시아의 여행자는 케이크로 늦은 아침 식사를 대신했다고 한다... 공항은 역시나 시외버스 정류장 같이 조그만했다.


Honningsvåg 공항에서는... 교통수단이 없다. 렌트카가 없이 처량하게 공항 옆 길을 따라 유스호스텔로 캐리어를 끌고 가고 있자니, 친절한 북유럽인이 태워줄까? 라고 묻는다. 하지만 그냥 되었다고 하고 털레털레 캐리어를 끌고 유스호스텔로 향했다. 유스호스텔까진 약 20~30분이 걸렸지만 그냥 캐리어를 질질 끌고 간 이유는....


이런 풍경을 보며 걷고 싶었다.

로포텐에서, 트롬쇠에서 충분히 북극권의 자연을 즐겼다고 생각했는데, 이 유럽 최 북단 도시(...라기엔 읍내?)수준이지만)에서 보는 자연은 또 달랐다. 조금 더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야생의 날 것같은 느낌. 나중에 아래쪽의 피요르드를 보고 조금 시시했었는데, 아마 북쪽의 이런 풍경들만을 보다 보니 그랬던 게 아닌가.


유스호스텔에 체크인을 하고, 바로 앞의 마트에서 간단한 요기거리를 사고, 다시 시내 구경을 하러 떠났다.


Honningsvåg 는 2017년 기준으로 인구가 무려 2484 명이 있는 한적한 도시이다. 

얘들아 너네 뭘 보고 있니?




그리고, 호닝스바그의 뒷편엔 산이 있다. 이 산을 통해 트래킹을 할 수가 있는데


정말 돌투성이의 길에 풀은 이끼밖에 없고, 6월말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에 만년설이 남아 있었다. 이것이야 말로 이국적인 풍경이며 대자연을 느끼는 것이 아닌가. 나는 왜 남미등을 포기하고 이 먼 북극의 동토까지 왔는지에 대한 일말의 후회를 계속 하고 있었는데, 그 모든 후회를 날려버리는 멋진 풍경이었다. 판타지에서 보는 머나먼 여정의 시작같기도 하고.


약 1시간정도 열심히 올라가 보니 자그마한 호닝스바그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정말 풍경이 좋아서 다음날 오전에도 다시 올라왔다)



마지막으로, 북극해의 바닷물을 만져보았다. 북극해변은 모래사장이 아니라 조약돌이 가득한 해변


솔직히, 호닝스바그는 그냥 노드캅을 거쳐가는 숙박지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엄청나게 멋진 풍경을 자랑하는 좋은 도시였다. 유럽 대륙 북쪽 끝이라고 해서 그냥 황량하고 거칠고 메마른 풍경일줄 알았는데, 휴양지로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로포텐과는 또 다른 멋진 분위기가 있는 아름다운 야성미가 넘치는 곳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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