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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anderinq Jun 16. 2019

이곳은 강원도인가 피오르드인가 Sogne fjord

Norway in a Nutshell

노르웨이를 온 3번째 목적을 이루는 날이었습니다.


1. 유럽 북쪽 끝 (+ 백야)

2. 로포텐 제도

3. 피오르드


노르웨이는 피오르드의 나라답게 수많은 피오르드들이 있으며, 크게 4개의 주요 피오르드가 있는데

이번에 내가 간 곳은 가장 대중적이자 대표적인 피오르드 - 송네 피오르드 - 입니다.


베르겐-오슬로 구간에서 피오르드를 가려면 대부분 아래와 같은 코스를 거칩니다.


Departure from      Arrival to    

08:43  Bergen          09:56  Voss - The Bergen Railway

10:10  Voss              11:20  Gudvangen - Bus

12:30  Gudvangen  14:50  Flåm - Fjord cruise - classic boat

16:04  Flåm              17:03  Myrdal - The Flam Railway

17:54  Myrdal          22:35  Oslo - The Bergen Railway


개별 예약을 하면 더 싸지만, 일정이 어떻게 될 줄 모름 + 개별 예약시 특가 표 떨어지면 별 차이 없음 + 복잡함

등의 이유가 있다면 아래 코스를 한번에 짜 주는 사이트가 있다.


https://www.norwaynutshell.com/




나도 여기 이용. 북유럽 일정이 생각보다 짧아서 그냥 1일에 훑어만 보는 위 사이트의 코스를 이용했어요. 시기에 따라 가격이 다른데 17년 7월 기준으로, 성수기라 1890 NOK (약 23만원)을 냈어요.


Bergen 역을 가면 대부분이 이 코스를 이용하기 위해 기차를 기다리고 있기에 잘못된 기차 탈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Bergen에서 Voss 까지 가는 풍경도 괜찮았어요. (하지만 북극권 풍경에 비하면 보통이네 라는 북극부심)

이런 풍경을 보다가 Voss 역에서 내리면, 안내원들이 버스 타러 가세요~ 저쪽 입니다~ 라고 친절하게 안내해 주고, 10분쯤 쪼르르 걸어가서 버스를 타면 됩니다.


Voss 에서 Gudvangen 까지 가는 버스는, 처음엔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다가 어느 순간 대관령급의 굽이굽이 고갯길을 지나가요. 가느 도중에 기사가 안내방송으로 이런 저런 얘기를 해주고, 주요 포인트에선 잠깐 멈춰서 사진도 찍게 해줍니다. 폭포에선 무지개도 봤어요. 하지만 이때까진 여전히 '노르웨이나 강원도나 큰 차이 없네 북극권의 자연에 비해 별거 없네…' 하는 북부심(?)을 완전히 떠나보내진 못했었어요. 강원도라고 생각하면 자꾸 강원도 같습니다. 


그 후로 Gudvangen 에서 약 1시간쯤 쉰 후 피요르드를 통과하는 배를 기다립니다. 1시간만 쉬는것이 아쉬운 아담하지만 예쁜 항구마을이었어요. 항구쪽에는 피오르드 맛뵈기를 볼 수 있는 협곡이 있고요. 기념품점이자 카페테리아에선 신라면도 팝니다(..)

그리고, 드디어 그 유명한 피오르드를 통과하기 위한 배를 타고 피오르드를 통과합니다. 구드방겐에서 페리를 타고 송네피요르드를 둘러보면서야 아 이래서 다들 피요르드 피요르드 하는구나 했습니다. 북극권만큼 거칠지 않지만, 더 크고 부드러운 피요르드의 협곡만의 매력이 있었습니다. 

북극권이 야수파의 거친 그림이라면 송네 피오르드는 모네의 풍경화 같은 부드러운 느낌. 덤으로, 드디어 노르웨이 8일째에 처음으로 한국인을 봐서 서로 사진 품앗이도 했는데. 드디어 사람들 많이 다니는 여행지로 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네요. 북극권-베르겐에선 한국인을 보질 못했거든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페리 여행을 마치면 Flam 에 도착합니다. Flam 에서 하루쯤 쉬어가는 사람도 많은데, 지금 생각해보니 하루쯤 더 짬을 낼걸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하이킹 좋아하는데 하이킹 하며 둘러볼만한 곳이 많다고 들었습니다만, 

Flam 마을의 전경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그냥 마을만 간단히 보고 산악열차를 탔습니다. 20 km 정도의 짧은 거리를 이동하지만, 오르락 내리락 하며 창 밖에서 시선을 돌리기 어렵게 만듭니다. 중간의 키요스 폭포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멈춰요. 


키요스 폭포에서 잠시 정차


이렇게 15개 정도의 터널을 지나면 뮈르달(Myrdal)역에 도착하고, (이 기차역도 정말 예쁩니다)


 이곳에서 Oslo 행 기차를 기다렸다 타면 됩니다. 오슬로 가려면 4시간 정도 걸려서, 예쁜 풍경이 계속 펼쳐지지만... 피오르드도 식후경이라고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식당칸에서 와플과 커피를 시켜 먹었습니다.



이렇게 4시간 정도 가면 밤 11시가 다 되어서 오슬로 역에 도착해요. 오슬로 도착하니 11시쯤엔 드디어 해가 지더군요. 얼마나 감격스러운지... 역 주변에 있는 호텔에 들어가서 하루를 마무리하면 됩니다.


북유럽 호텔은 깔끔하고 예쁘더군요. 트롬쇠, 베르겐, 오슬로 3곳에서 있었는데 정말 북유럽감성이 뿜뿜. 

1일동안 빠듯하지만 알차게 송네 피오르드의 핵심 구역을 볼 수 있습니다.  피오르드는 꼭 갈 만한 곳이에요. 대자연의 힘과, 그 힘이 이뤄낸 아름다운 절경은 화면에서 보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강원도 느낌 나고, 북극권의 자연에 비하면 많이 순한 맛이긴 하지만, 더 크지만 부드러운 느낌으로 편안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이 수많은 관광객들을 노르웨이로 끌고 오는 이유겠지요. 


저의 일정은 북극권→베르겐→오슬로→미국 워싱턴 → 보스턴 → 뉴욕 순으로 점점 자연에서 도시로 가는 점강법적 여행이었는데, 이왕이면 피오르드를 보고 북극권을 봤으면 더 피오르드에서 감동을 느낄 수 있지 않았을 까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순서의 아쉬움이고 피오르드는 꼭 한번 가볼 만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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