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이 점점 뜸해진 남자친구, 어떻게 해요? 저만 기다리는 것 같고....
언니가 말했잖아요!!! 장거리 연애 힘들다고!!! 특히 연락 문제로 힘들다고!!! 속상하게 왜 연락 문제로 끙 앓고 그래요....
연락 문제는 비단 장거리 연애 커플뿐만 아니라 일반 커플들에게도 많이 일어나는 문제죠, 고객 전화는 꼬박꼬박 그렇게도 잘 받는 남자가 왜 내 전화는 문자는 나중에 보는 걸까요?
저 같은 경우는 둘 다 학생 시기를 지나 직장인이 되었을 초반에 연락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전화하고 싶어도 상대는 자고 있을 테니 (시차) 혼자 주섬주섬 출근 준비를 해야 했죠.
또, 다른 시간대에는 상대도 일하고 있어서 더더욱 타이밍 맞추기가 힘들었는데요
"아, 나만 연락하나."
"얘는 문자를 읽었는데 왜 대답도 없어."
"내가 연락 안 하면 우리 사이는 어떻게 될까...?"
"이따가 연락한다더니 도대체 그놈의 이따가는 언제야?"
초반에는 자존심도 상하고 이게 뭐하는 인간이지... 이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특히, 한국 남자와 연애를 했을 경우에는 소소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시답지 않은 농담에도 서로 웃고 그랬던 기억이 있었는데 외국인이다 보니 아기자기한 그런 대화가 상대적으로 적기도 했고요.
이런 빌어먹을 연락 문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연락이라고 단어는 적어놓았으나, 저 같은 경우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나에 대한 상대의 관심'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작은 것 하나라도 상대가 나를 생각하고 있다, 이 사람이 멀리서도 여전히 나를 아끼고 있다.'라는 그런 작은 관심들이 '사랑받고 있다.'라고 느끼게 해주는 것이죠.
저희 같은 경우는 '연락 방식'에 대한 인식 차이가 컸습니다. 그 차이를 알기까지 꽤 걸렸고요,
남자친구는 낮 동안 "생존 여부 확인" 만 하면 되는 수준이었고 대화는 영상통화를 통해 하는 것을 선호했습니다. 반대로 저는 낮 동안 "일상의 공유"를 통해 같이 있는 것을 느끼고 싶어 했습니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 때문에, 남자친구는 제가 "정말 괜찮은 줄" 알고 있었고 저는 닦달하는 여자 친구가 되기 싫어 쿨한 척했죠. 나중에는 쿨해서 뭐하나 자존심 세워서 뭐하나 하는 마음과 "내가 지금 이렇게 속상한데!" 라며 쌓이던 것이 터져 남자친구한테 "너는 도대체 왜 연락을 자주 안 해?"
남자친구는 벙쪄서 "응? 무슨 말이야, 지금까지 괜찮았잖아. 그리고 우리 이렇게 얼굴 보면서 이야기하잖아."라고 하더군요.
"가뜩이나 장거리 연애에다가 시차도 있는데, 연락도 자주 없으면 이게 무슨 관계인가 싶어. 이러다가 내 쪽에서 먼저 연락 안 하면 과연 우리 관계는 계속 지속될까 싶기도 해"라고 말해버렸죠.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나도 네가 무척 보고 싶은데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해. 나도 연락하잖아...."
남자친구는 우리는 언제나 함께 있다는 마음에 오늘 연락이 자주 안 되면 내일이라도 하면 된다고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이런 부분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아 괜찮은 줄 알았던 것입니다. 문제인지조차도 인식을 못했던 것이지요.
반대로, 저 같은 경우는 연락을 "제 기준", "제 기대", 만큼 자주 하지 않는다는 것이 상대가 나를 "덜" 사랑하거나 나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고 판단을 해버렸던 것이죠....
저 같은 경우는 그 일이 있고 나서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나한테는 우리가 일상을 공유하지 못하는 것이 장거리 연애 중에 힘든 일 중의 하나이다. 해서, 네가 작은 순간순간 사소한 것이라도 말해줄 때 "네가 나를 생각하는구나"라고 더욱 느낄 수 있다.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지금 당장 우리가 함께할 수 없지 않느냐. 이런 상황에서 표현을 안 하면 나는 알기가 쉽지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저 역시도 저런 말을 하기 전에 혼자 많은 생각과 짜증, 그리고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지? 라는 짧은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아 내가 사랑을 구걸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왜 이런 말을 해야 해?'
'만약 내가 이렇게 연락 때문에 이 사람을 숨 막히게 하는 것은 아닐까?'
'이러다가 나한테 정 떨어지면 어쩌지?'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연애방식이 나를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한다면 이는 언젠가 우리 관계에 분명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이야기할 가치가 있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사실 연락 문제 때문에 속이 상하는 것을 지속하고 싶지 않아서가 제일 컸던 것 같습니다.
막말로 내 감정을 이야기했는데도 귓등으로 듣거나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 라고 한다면 더는 연애할 가치도 없는 사람이다.라고까지 생각도 했습니다. 참 우습죠, 저 말 한마디 하는 데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
다행히 남자친구는 노력한다 하였고, 대신 너무 바쁠 때는 미리 양해를 구할 테니 이해해 달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남자친구는 만약 서운하거나 화가 나는 일이 있을 때는 마음에 너무 담아두지 말고 바로바로 말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연애 역시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사람과 사람이 만나 맞추어 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해주어야 함께 풀어나가고 말을 하지 않으면 무엇이 속상한지, 어떤 것을 원하는지 알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내가 말하는 것 자체가 상처라고 생각했던 저에게 "아 나는 이 사람을 완전히 못 믿었던 것은 아닐까?, 분명 상대는 이야기를 들어주고 맞춰나갈 준비가 되어 있는데 나 혼자 지레 겁먹고 혼자만의 탑을 쌓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 뒤로도 저희는 일이 바쁘거나 서로 정신이 없을 때는 뜸해지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서로의 생각의 차이를 알고 나서는 조금이나마 서로를 이해하기가 수월했습니다.
저 위에 이야기는 아직 둘 다 일이 여유로울 때, 장거리 연애 초반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장거리 연애 커플 중 직장인들도 계시리라 믿습니다. ^^;
저희 같은 경우는 제 쪽이 야근이 빡센 곳이어서 12시 넘어서 집에 들어가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피크 시즌에는 새벽 2~3시...)
너무 바쁠 경우 오히려 제 쪽이 문자 하나 못 보냈는데요, 그런 바쁜 날 저희의 불문율은
아무리 바빠도 "귀가하면 문자 한 통"입니다.
너무 바쁠 경우 업무시간에 핸드폰은커녕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였기 때문에 미리 양해를 구하고 낮에는 각자의 업무에 집중하도록 서로 배려를 해주었습니다. 대신 미리 양해를 구하고, 귀갓길에 문자 한 통은 단 1분만 투자하면 되는 일이기 때문에 이조차 하지 않는 것은 저희 커플 기준상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반대로 제 쪽이 여유롭고 남자친구 쪽이 바쁜 경우에 남자친구 역시 미리 양해를 구했습니다.
제 쪽이 시차가 2시간 빨라서 제가 밤 12시에 집에 들어가면 상대는 밤 10시라 씻고 화상통화로 얼굴 한번 보고 잠든 적도 많습니다. 너무 피곤해하는 게 보이기 때문에 서로 얼굴만 살짝 보고
"어서 자~ 눈이 반쯤 감겼네, 들어온 거 봤으면 괜찮아. 내일 또 연락하자. : ) " 하고 몇 마디 나누지도 못한 채 잠에 빠진 적도 많았습니다. 대신 둘 다 시간이 괜찮은 날에는 화상통화도 길게 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눴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참 별거 아닌데도, 이 1분가량 되는 짧은 시간이 어찌 보면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지만, 쌓이다 보면 나중엔 장거리 연애를 하는 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커플마다 지향하는 커플의 모습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저희 같은 경우는 연락에 관해서 저 정도 수준이면 양쪽 모두 만족했기 때문에 그 후로 연락의 빈도나 시간 등에 대해서 따로 다투는 경우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커플의 기준이 아닌 우리 커플만의 합의점과 기준점을 천천히 만들어보세요, 만들어 나가는 과정은 진지하게 하루 날 잡아서 이야기해도 좋고 혹은 일상 대화에서 조금씩 조금씩 풀어나가도 무관합니다. 상대와 나에게 가장 적합한 대화 방식을 찾아보세요. ^^
마지막으로, 장거리 연애를 비롯한 모든 연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가 서로에 대한 신뢰인 것은 누구나 다 아실 내용일 거라 믿습니다.
연락이 가끔 없더라도 그냥 믿으세요. 그게 속이 편합니다.
장거리 연애는 장기전입니다. 상대가 지금 내 옆에 없다고 해서 우리의 인생이 반쪽짜리 인생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즉, 내가 상대방이 지금 내 옆에 없다고 해서 '지나치게 슬프거나 우울할 이유'는 없다는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초반에 혼자 있는 것이 너무 힘들어 '기다림'이라고만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루하고 서로 만날 D-day만 보면서 지내게 되었죠. 결국 그 지나간 시간은 다시 되돌아오지 않는데, 너무 웅크리고 있었던 것이 지금 후회가 되는 것 중 하나입니다.
하여 저희 커플이 너무 힘들 때 정한 약속이 있는데요,
"서로 스스로 잘 서 있자. 내가 내 몫을, 네가 네 몫을 그렇게 한 사람으로서 열심히 살아갈 때 우리가 만나게 되면 그 힘은 배가 되고, 설령 우리 둘 중 한 명이라도 힘이 들 때 다른 사람에게 기댈 수 있게. 서로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였습니다.
상대가 지금 당장 내 옆에 없어서 불행한 것이 아니라, 이 장거리 연애의 기간조차 내 일상으로 행복하게 지내자고 했습니다.
그랬을 때 우리가 함께 만날 때 행복이 배가 되지 않겠느냐며.
"전에는 우리 사이가 알콩달콩 괜찮았던 것 같은데 왜 요즘은 조금 어색하지?", "전에는 연락도 많았는데 왜 요즘은 뜸한 것 같지?"
저 역시도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며 달라졌다고 마음이 식은 건 아닌가, 많이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저희 연락 문제를 자세히 살펴보면 '환경'이 달라지면서 겪는 '변화'가 그 중축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학생이었다가 취업을 하고, 취업 뒤 업무에 적응을 해 나가면서 조직 내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서서히 그렇게 제 주변의 그리고 남자친구의 환경이 달라지는 것은 자연스러우면서도 그 변화에 따라 우리 관계도 영향을 받으리라 생각을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전과 달라졌던 우리 모습에 매우 낯설어하고 서운하고 이건 아닌데, 이건 아닌데.... 이렇게 혼자 속을 끓였던 것 같습니다. 또 옆에서 직접 지켜볼 수 없으니 체감 속도도 느렸을 밖에요.... ^^;
상위 이야기처럼 이런저런 일들을 겪은 뒤, 어느 순간부터는 저희 둘만의 연락에 대한 어느 정도의 합의점과 기준점을 찾아갔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도 장거리 연애라는 '틀'에 너무 자신을 묶어 두지 않으려고 했고요.
지금 장거리 연애를 하고 계시는 분들은 혼자 있을 때도 너무 빛이 나는 분들일 것입니다.
괜찮아요, 혼자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마세요. 혼자 하는 연애 아니잖아요, 두 분이 가장 만족할 만한 방법을 함께 찾아 나가보세요. 제아무리 힘든 장거리 연애라고 해도 마음 아프려고 하는 연애 아니잖아요.
그리고 너무 웅크리고 계시지 말고 반짝반짝 빛나게 자신의 시간과 자신을 아껴주세요. 친구들도 자주 만나고 취미생활도 열심히 하시고, 나를 위해 투자 및 가꾸기도 하시고요 ^^
지금 장거리 연애를 하고 계시는 그 순간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나의 귀중한 시간입니다. ^^
*참고: 본문 속 남자친구 = 현재 남편입니다. : ) 장거리 연애라는 주제 상 본문에서는 남자친구라고 칭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