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대한 관심, 나와 다른 세계의 이해
오늘 비밀의 숲 봐야지
무표정한 그의 얼굴이 환하게 바뀌며 활짝 웃는다. 기대감에 참 얼굴이다. 주말 아침 나와 남편은 전날 방송한 비밀의 숲을 함께 시청한다. 요즘 유일한 낙이다.
주말 밤 9시 ‘비밀의 숲 시즌2’가 시작한 지 벌써 4주째다. 나와 남편은 비밀의 숲 팬이다. 시즌1을 뒤늦게 보고 빠져들었다.
넷플릭스를 가입한 후 남편은 퇴근 후 밤마다 비밀의 숲 시즌1 (이하 비숲이라 쓴다)을 보았다. 내가 썩 좋아하는 분위기의 드라마가 아니라서 관심 두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한 편을 같이 보고 나도 빠져들었다. 애들을 겨우 재운 11시. 딱 한 편만 봐야지 하고 틀면 3편을 연달아 보곤 했다. 그렇게 2-3시에 잠들어 다음날 피곤해도 그날 밤을 기다렸다.
비숲 결말을 본 후 그 여운에 빠져나오기 힘들어 같은 작가의 작품인 ‘라이프’ 드라마도 쭉 이어봤다.
비숲 시즌1은 한 브로커의 비리사건이 정경유착까지 이어지는 스토리다. 비숲 시즌1을 다 보고 난 후 난 세상이 무서웠다. 나라에서 하는 일이 예사로 보이지 않았고,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 모두가 정의롭지 않아 보였다. 음모론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게 되었다. 또한, 내 의지로 선택했던 일이 사실은 누군가 짜 놓은 판 위에서 그의 계획대로 움직이게 된 일은 아니었을까 의심하기도 했다. 뉴스나 신문에서 ‘스치듯 들어본 단어’가 ‘이런 거였구나’ 알게 되었다. 세상일에 관심 없이 좁은 시야로만 살아온 내게 새로운 눈을 뜨게 해 준 드라마다.
연속으로 봤던 ‘라이프’ 드라마는 의료계의 이야기다. 민간 병원을 운영하는 기업인과 의료인들의 대립하는 이야기가 중심이다. 평소 무관심했던 의료수가 문제도 이해하게 되었다. 드라마를 통해 나와 다른 세계를 알게 된다.
이번 비숲 시즌2는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에 대한 문제로 시작한다. 이른바 검경 수사권 조정. 이로 인해 얼마 전 떠들썩했던 검찰개혁 기사를 다시 찾아본다. 정치에 큰 관심 없는 나에게 세상 돌아가는 이슈에 관심을 갖도록 해주는 고마운 존재다.
남편, 빨리 비밀의 숲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