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개인적으로 로컬에서 일하는 것을 대학에서 일하는 것보다 선호한다. 로컬에서 일하면 더 많은 환자 케이스와 실무와 엮인 어려움들, 현실의 문제들을 파악하기에 매우 좋기 때문이다. 우리가 검진하고 살아가는 현실은 기업, 노동자, 국제경쟁, 산업, 자본 등이 걸린 현장이기에 모든 것이 긴밀하게 엮여있고, 노동자 특수검진만 단독으로 존재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모든 요소들을 고려하고 최대한 노동자의 건강을 보호하는 쪽으로 practice를 해야한다.
하지만 몇 가지 진행하고 있는 학술연구가 덩어리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데, 이렇게 투입할 덩어리 시간이 부족해서 40대에 (필자는 아직 30대 극후반이다.) 몇 년 정도는 아마 연구기관에 재직하며 이런 연구들을 끝내고 돌아왔으면 좋겠다. 최대한 자율적으로 연구할 시간을 보장해주는 조직이면 좋을 것 같고 우리분야에도 이런 연구기관 및 대학들이 여럿 있다. 환자를 직접 보고 매출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혹은 적은 수의 환자만 보기 때문에) 연봉의 하락은 감수해야겠지만, 몇 년 정도는 이렇게 투입할 수 있다.
해 보고 싶은 연구는 검진에서 얻는 검체들에서 뽑아낸 환자의 유전자 정보를 유용한 방향으로 이용해보고 싶다. 이전에는 유전자-환경 상호작용 연구에만 관심을 기울였었는데, 이제는 이 유전체 데이터 자체를 이용해서 뭔가 유용한 종목을 검진에 포함시킨다던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유전체 데이터를 제대로 다루려면 생물정보학을 배워야 하는데, 이미 서울대학교 생물정보학 박사과정에 입학 후 휴학해 두었다.
그리고 원고를 반쯤 쓴 채 내버려 둔 산업보건, 환경보건 연구 원고들이 굉장히 많다. 이런 원고들을 모두 마무리해서 저널에 투고 하고 싶다.
지금도 나는 꾸준히 환경보건, 산업보건 논문을 출판하고, 어느정도 국제사회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몇 년의 연구년은 내가 앞으로 더 중요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게 하는 Big Growth의 stepping stone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