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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냐작가냐 Sep 11. 2021

숨을 못 쉬겠다고요? 그래도 참아야죠 엄만데..

엄마 빼고 아이만 살릴 것? 같던 입원기

슬의생 볼 때마다. 고위험산모실에서 한 달간 누워 살던 때가 떠올라 눈물을 쪽 빼곤 한다.

얼마 전에도 뼈 때리는 대사가 있었다.

아기가 엄마 보러 나왔는데
엄마가 없으면 어떡해요?
그런 무책임한 엄마가 어딨죠?


슬의생 산부인과 전문의 양석형은 이렇게 말했다.

아이의 안전을 위해 항암치료를 포기하겠다고,

자신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으니 아기를 지켜달라는

무모한 엄마에게...


하지만 내 담당 의료진은 달랐다.


숨을 못 쉬겠다고요? 그래도 참아야죠 엄만데.
지금 아기 낳을 거예요??

네. 참을 수 있어요.


31주 3일 차 진통이 걸린 상황이었다  

나 역시 당연히 엄마니까  벌렁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참고 참다가 고통을 호소한 터였다. 

분명 라보파 약물 부작용이었다.

의료진이 고지했던 딱 그 증상.

폐에 물이 찰 수 있고요.
심장이 두근거리고, 손발이 떨릴 수 있어요.
호흡곤란. 어지럼증. 두통....

그 어떤 후유증이 생기더라도 감내하리라 생각은했지만 동시데 이 병원을 무조건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들에게 내 몸은 그저 아이를 담고 있는 도구쯤인 것 같으니  


서둘러 대학병원으로 옮기고 싶어

딱히 컴플레인은 하지 않았다.

담당의는 자신이 더 열심히 살피겠다고 했지만

진통은 새벽에 걸리는데 6~7시에 퇴근 하는 사람이

뭘 어떻게  할 수 있으랴.

게다가 내원했을 때 배뭉침을 호소했는데

정기 검진 때 자궁경부 길이 체크를 해주지 않은 것도

속이 상했다. 그때라도 알았음 조심했을 텐데...



무조건 참지 마세요.
엄마는 너무 참아서 문제예요.


대학병원으로 옮기고서야

나는 다시 중요한 사람이 되었다.


문제는 너무 중요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임신중독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언제라도 내가 위험해지면 바로 아이를 꺼내야 한다는 게 아닌가!!


  

덧.. 고위험 산모실 얘기는 조만간 커밍쑨

31주 차에 입원했을 때는 너무 무서운 주수였지만,

겪고 난 뒤에야 꽤나 안정적인 주수라는 걸 깨달았다.

어떤 엄마 에겐 그것이 꿈의 주수이기도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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