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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냐작가냐 Oct 17. 2019

누가 내 심장을 걸레짜듯 쥐어짜니...

5. 임신27주, 흉통의 시작


가슴 통증이 또 시작이다.


가슴께가 뻐근하게 죄이는데, 점점 세고 묵직하다. 집채만 한 바위 덩어리에 눌리면 꼭 이런 느낌일까? 급기야 누가 내 심장을 걸레 짜듯 꽉 쥐어짜는 듯한 통증에 나도 모르게 끙... 소리가 난다.

(엄살 심한 편 절대 아님...  제모나 아이라인 문신 따위는 일도 안 아프다며...ㅠ)


‘우리 꿀이 많이 자랐구나...

엄마 심장이랑 자리싸움 하는구나’

처음엔 의연하게 받아들였다.

증상의 시작은 26주쯤이었고, 일시적이었던 터.


허나 27주 차,, 극심한 통증이 사흘간 계속됐다.

특히 밤,, 왼쪽으로 누워 잘 때마다 가슴을 옥죄는 통증에 낑낑댔고,, 흉통 탓에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게 반복되자 무서운 생각이 밀려왔다


증상을 검색하면 나오는 단어들도 꽤나 무섭더라.

협심증. 부정맥. 아니면 임신중독증!!!


‘ 약도 못 쓸 텐데 어떻게 하지’

‘ 출산하다가 갑자기 혈관 이상이라도 오면??’

별별 걱정이 다 들더라.

사실 올해 초 건강검진 당시,, 심전도 검사 R파이상으로 흉통이 있으면 내원하란 처방을 받았던지라,,

심장전문의가 있는 내과를 찾았다.


심전도 결과를 기다리는데 가슴이 조마조마하더라. 숨쉬기 힘들어지는 임신 증상이라기엔

나는 너무 아팠고, 괴로웠으니까.

당.연.히. 또 다른 문제일 거라 생각했는데...

심장 문제가 아니란다.

그럼 뭐... 임신 증상일 수밖에 없다는 말씀;;;ㅡㅡ


참고로 심장의 문제라면

밤에 누워있을 때가 아닌, 계단을 오르거나 움직이다가 통증이 오는 게 예사요.

그 답답하고 아픈 위치가 오로지 심장 쪽일 거란다.

내 흉통은 밤에 누워있을 때 극심했으며,, 오른쪽 왼쪽 갈비뼈 쪽으로 옮겨가곤 했던지라... 역시나 심장 문제는 아니라는 결론...


다행이다...라는 안도감도 잠시,

앞으로 이 상태가 계속될 걸 생각하니 아찔하다.

그나마 다행히도 심장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에 맘이 놓인 탓인지, 일주일 정도는 흉통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역시나... 시간이 지나자 스멀스멀 밀려오는 이놈의 통증...


요 며칠, 또다시 강하게 나를 옥죄어온다.

허나 나는 충분한 휴식 따윈 없는 워킹임신부.

어두컴컴한 숙직실에 잠시 몸을 뉘어보지만,

결코 맘이 편할 리가 없다.

십분 이십 분을 쉬지 못하고, 폰을 뒤적이며 아이템을 찾고 있는 방송의 노예ㅠㅋㅋ


갑자기 드는 생각 하나..

매일 야간근무에 시달려도, 힘이 부치면 숙직실 침대에 몸이라도 뉘일 수 있는 방송국이 예비맘들에게 좋은 일터인 걸까?;;;;;

다른 회사원 예비맘들은 어떻게 이겨내실지 급. 걱정스럽기도.... (이 와중에 열두 폭 오지랖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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