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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쟝아제베도 Nov 17. 2024

마지막 홍시

겨울잠을 위한 마지막 떨림


휴일의 시골집 아침 마당엔 차가운 바람이 분다.


간단한 맨손 스트레칭을 하고

길냥이에게 먹이를 주고

마루에 걸터앉아 커피를 마신다.

시골집에 오면 마시게 되는 달달한 일회용 믹스커피이다.


믹스커피의 익숙한 향이 코끝을 스치는 순간, 

마음은 평온함으로 충만하다. 

나 홀로 시골집에 오면 

모든 것이 여유롭고 모든 것이 깊게 느껴진다.


감나무에 열려 있는 홍시 두 개가 눈에 들어온다.

까치를 위한 겨울 양식과 

O.헨리의 '마지막 잎새'를 떠올리게 하는 느낌.


찬바람은 또 한 차례 마당을 쓸고 지나간다.

바람결에 실려 떨어지는 낙엽들.

겨울잠에 들기 전 마지막 떨림을 하고 있는 듯하다.


시골집 감나무 마지막 홍시는 누가 먹을까요?


▶잠시, 세상을 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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