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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규 Oct 09. 2023

ADHD 치유를 위한 세 가지 조건

현재만 반복되는 ADHD 아이들

침착하게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 가만이 있지 못하고(과잉행동) 집중해야 할 상황에서 끈기있게 생각을 모으지 못하는(주의력 부족) ADHD 경우,

시간과 관계가 깊다.

ADHD 어린이청소년들에게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 즉, 언제나 현재의 반복만 있다는 말이다.

과거를 기반으로 현재의 행위가 미래에 낳을 결과를 예측하면서 나의 포지션을 설정하는 것은 생명체의 본능이다.

시간이 소거된 ADHD 경우, 과거는 고려 대상이 아니고, 미래는 현재로 닥쳤을 때 비로소 깨닫고 후회한다.(ADHD어린이청소년은 악의가 없다)

왜 ADHD어린이청소년에게 시간이 제거됐을까?

시간의 휘발은 지극히 사회적 현상이다. 로켓배송이니 새벽배송이니 하는 최근의 택배 배달시간 최소화 경쟁을 보면 잘 이해할 수 있다.

자본주의 극강의 경쟁에서 과거는 돈벌이와 무관하고 미래는 불투명하다. 산업에서 공급자는 소비자의 지갑이 열리는 현재만 중요하고, 소비자는 클릭과 동시에 내 앞에 물건이 출현하는 것만 의미있다.

어린 아이들은 마트에서 정갈하게 포장된 삼겹살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 내 앞에 진열됐는지 관심도 없고 알 수도 없다. 더 심한 경우 양념된 고기가 불판에 익고 나서 작게 잘라져 앞접시에 놓인 경우만 의미있게 된다.

세상의 모든 과정은 생략된다. 생략돼도 아무런 불편이 없게 만드는 것이 극강의 산업+소비사회의 모습이다.

배달시간이 길면 유통업에서 도태되는 것처럼, 순위의 뒤처짐을 두려워하는 ADHD 어린이청소년은 시간의 축적을 건너뛰는 방법이 경쟁 우위에 서는 것이라 착각하게 된 것이다.

그들에게 <기다림>이란 없다. <기다림>은 소멸의 공포일 뿐이다.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친 것 뿐인데, 점점 더 낮은 서열로 밀려나니 우울감에 휩싸인다. 우울하니 학습은 불가능하다. 결국 악순환에 빠진다.

그러니 ADHD는 사회 구조가 만든 병이고, 부모의 책임도 부모 개인의 인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구성원인 기성세대로서 원인과 책임을 말하는 것이다.

해결책은 있다.

첫째, 각종 전자 기기(폰/패드/컴퓨터)를 금지해야 한다. 전자 기기가 무시간성을 만드는 첨병이다. 아이들 성장기에는 전자 기기를 멀리해야 한다(ADHD 경우에는 그렇다)

둘째, 멘토가 밀착해서 돌봐야 한다. 이게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우리(나)의 노하우에 속하는 영역이다. 절묘한 밀당의 비율이 중요하다. 확실히 <우쭈쭈>는 중요하고, 동시에 명령과 압박도 있어야 한다. 어린이 경우 설득은 큰 비중이 아니다. 그 과정에서 스킨쉽은 필수다.

세째, 자연이 스승이다. 아이들은 자연 속에 자주 머물러야 한다. (아래 영상은 내가 두 소년을 데리고 일 년 동안 자연 속에 머물렀던 일부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중부내륙고속도로 감곡ic에서 가까운 충북 음성에 자리잡기 때문에 충북은 물론(제천 보은 등) 강원권(영월 평창 등)과 경북 북부권(소백산 문경 등)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금방 다녀올 수 있다.

캠핑을 자주 하고 하이킹은 아이들에게 시간 감각을 키워준다. 자연을 한자말 그대로 해석해서 <스스로 그러하다>고 말할 때, 그것은 곧 시간을 표현하는 말이다.

자연 속에 머물 때 시간을 스킵할 수 없다. 걷기야말로 시간의 흐름을 몸으로 받아들이는 액션이다.

ADHD어린이청소년의 경우 자연에 자주 노출되지 않고 회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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