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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럽덥대장 Jun 25. 2020

럽덥, 100일동안~(3)

럽덥 5월 한 달의 기록

5월이 되었다. 추워서 난로를 피웠던 어제에서 반팔로 사람들의 옷차림이 바뀌었고, 럽덥에 걸려있는 옷들도 두꺼웠던 옷들에서 조금은 얇은 옷들로 바뀌었다. 코로나로 인해 원래 시작했어야 할 강의들은 다 주춤한 상태로 멈춰있었고, 공간에 소소히 사람들을 맞이하며 그렇게 지내고 있었다. 5월이 되면 조금은 생기가 돋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우리의 계절은 겨울이었다. 하루 빨리 괜찮아지기를, 이 상황이 나아지기를 바랄 뿐이다. 럽덥의 5월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고, 또 이 공간에서 새로운 일들도 시작했다.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있었고, 점점 더 이곳은 알지 못하는 무언가의 형태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5월 1일 금요일 지영이와 지영이 남친님 제기동 유씨의 방문

아침부터 선물을 주겠다며 럽덥에 찾아온 그녀 지영이와 남친님 제기동 유씨. 아니 근데 어떻게 그날 사진을 하나도 찍지 않을 수가 있을까. 왼쪽은 마카롱집에서 사온 마카롱과 오른쪽 사진의 무려 라탄조명. 역시 윤지영 감성. 아침부터 짧지만 행복한 시간을 함께했다. 잠시 놀러가는 길에 차를 타고 럽덥에 들러서 선물을 한아름 주고 간 지영이. 럽덥에 앉아서 커피 한잔 마시면서 그렇게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구와 삼천포에서 놀러온 종호오빠와 형근오빠

작년에 처음 알게 되었다고 생각할 때마다 '엥?'하는 의문이 드는 두 사람. 나오는 그런 존재이다. 신기한 사람들. 오늘은 둘이 놀러왔다. 어제에 비해서 사진량이 급격히 떨어지는 오늘. 어제의 메뉴와 거의 일치하는 메뉴를 점심으로 먹었다. 그리고 밥을 먹고서, 또 노동을 시켰다. 지금 생각해보니까 오는 사람들마다 먹이고, 일을 다 시켰군. 여러분 감사해요. 여러분의 노동으로 만들어진 이곳은 럽덥입니다!!


형근오빠는 또 마카롱을 한아름 사오고, 종호오빠는 화분을 사왔다. 형근오빠는 내가 짧게 준비만 했었던 서점까지 놀러온 사람. 유일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몇 안되는 사람이었다. 두군데 다 온 사람은. 종호오빠랑 형근오빠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까 시간이 훅 지나갔다. 럽덥의 필수 코스가 되어버린 인증샷 찍는 곳에서 함께 한컷 찍어주고, 다음을 기약했다.



이렇게 방명록을 놓으니까 너무 좋네. 하나하나 다시 그날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형근오빠 말처럼 천천히 물들어갈 수 있도록 잘 버틸 거고, 종호오빠 말처럼 부자가 되어야겠다. 난 부자가 되보지 뭐!



오늘의 행복한 소식 (1) 

바깥에 붙일 시트지가 도착했다. 텅하니 비어있던 곳에 내가 그린 그림이 걸린다고 생각하니까 느낌이 이상했다. 앞에다 붙여서 사람들이 지나갈 때마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오빠들도 갔겠다, 이제 일을 시작해보려고 시트지를 붙이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럽덥 앞 CU에 가서 분무기 같은 스프레이를 사오려 했는데 사장님이 빌려주셨다! 사장님 최고!!!! 무튼 재료는 다 준비되었고, 앞에 깨끗하게 청소하고 한칸씩 그림들을 붙였다. 이럴 때마다 신기하다. 디지털에서만 존재했던 것들이 실물이 되어 툭하고 튀어나왔을 때, 그럴 때 이 친구들의 생명력이 생겨나는 것만 같다.

제법 예뻐진 외관. 처음에 이 빨간색 외관이 너무 싫어서, 꼭 바꾸고 싶었는데, 모퉁이에 눈에 잘 들어오는 색이라서 이제 제법 마음에 들어졌다. 생각해보니까 로고 색을 쉽게 정할 수 있었던 것도 어쩌면 이 외관의 색이 빨간색이어서였을 수도. 외관에 맞춘 로고라. 


그 옆에는 고난이도 안내문. '드디어왔당기시오', '미시오래있어줘'. 합정역에 귀여운 쇼룸에서 도레미시오라는 안내문을 보고서 꽂혀서 정현이에게 요청을 했다. 귀여운거 만들어주세요! 하고. 그랬더니 아이디어 두개를 턱-하니 던져주었다. 드디어왔~당기시오, 미시오~래있어줘. 마음에 든다. 



오늘의 행복한 소식 (2) 

5월의 첫째날이 끝나가기 조금 전, 지혜에게 카톡이 왔다. 그림 그려죠오오오 지혜야아아아 했었는데, 그 말을 잊지 않고 이렇게 예쁘고 럽덥에 딱 맞는 그림을 그려주었다. 진짜 감동... 정말 저 그림 보자마자 너무 감동받아서, 답장도 와.........라고 보냈었네. 이렇게 또 럽덥의 그림이 하나 늘었지요. 



혼자의 시간

이날은 혼자서 밤을 즐기기로 했다. 조용히 불을 다 꺼놓고, 럽덥에 있는 조명들을 다 켜놓으면 감성의 공간이 시작된다. 오늘은 조명이 하나 더 늘었다. 지영이의 라탄조명까지 반짝반짝였고, 이소라의 노래를 들으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럽덥 공간이 생겨서 참 행복하다. 좋다.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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