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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매력 Jul 18. 2023

경험주의자

언젠가, 어떻게든, 모든 경험은 도움이 된다

40년 가량 살면서 알게 된 것 중 하나는

모든 경험은 언젠가 어떻게든 도움이 된다는 거다.

좋았든 나빴든 즐거웠든 힘들었든지 간에,

몸소 겪었던 모든 것들은 나의 몸과 마음과 정신에 새겨져

어떤 방식으로든 쓰이게 된다.


경험은 특히 시야 확장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직접 경험이든 책을 통한 간접 경험이든 간에,

나의 활동반경과 지식을 벗어난 무언가를

보고 듣고 체험하는 모든 활동을 통해 

세상 보는 눈을 조금씩 넓히고

조금이라도 더 큰 그릇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가장 강력한 경험 중 하나는 육아인 것 같다.


육아를 하면서 나의 한계를 확인할 때가 많았다.

미치도록 행복했고 한없이 힘들어하며

희로애락의 최고점을 찍기도 했다.


육아맘이된 이후 세상을 보는 눈이 확실히 달라졌기에

예전과는 전혀 다른 시선으로 해석하게 되는 것들이 많다.


예를들면 아이를 키우기 전에는 

평일 낮에 백화점에서 유아차를 끌고 있는 엄마들을 보며

일 안하고 여유로워서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철없던 과거의 나 반성해...)


지금은 그녀들에게 마음 속으로 응원을 보낸다.

얼마나 힘든 시기인지 알기 때문이다.

백화점 문화센터는 숨막히는 육아 라이프에 지친

엄마들에게 산소마스크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여유가 없는 일상에 잠시나마 리프레시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또 어딘가를 가게 되면

유아차를 끌고 가기 편한 배리어프리 환경인지 확인하고

유아휴게실이 있으면 괜히 마음이 좋다.

성인 전용 공간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고, 

예스키즈존을 만나면 반갑고 감사하다.

( 노키즈 NO KIDS 말고 성인전용 ADULT ONLY 표현 쓰기 운동!! 나혼자라도!! )


여행지 기사를 쓸 때에도

루프탑바에서 즐기는 나이트라이프는

무척 낭만적이고 재미나지만,

어린이는 동반하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하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왜 사람들이 굳이굳이~~ 

7말8초 성수기에 여행을 가는지

그 이유를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학교와 학원 방학이 7월말~8월초에 몰려 있는데,

이때를 피해서 여행을 가면 좀더 저렴하기는 하지만

어차피 방학에 할일도 딱히 없고

학원 수업에 빠지면 진도도 건너뛰고 보강도 번거롭고...

하여간 불편한 점이 한두개가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돈을 주고서라도 7말8초에 휴가를 가고 싶은 마음이

학부모로서는 들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육아를 하면서 나는 더욱 더 경험주의자가 되었다.


최대한 많이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

마흔살이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예전보다 활동 반경이 많이 좁아졌는데

새로운 문물에 많이 접하는 환경을 다시 만들고 싶다.


아이에게 수많은 경험들을 주고 싶다.

이런 저런 경험을 통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발견하고

나와 다른 삶이 있음을 알고 이해하며

나의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많은 재산을 물려주면 너무나 좋겠다만,

그게 힘들다면 돈 주고는 살 수 없는

경험과 추억을 선물로 줘야지.




친구 강아지와 함께 애견 펜션을 다녀온 덕분에

강아지와의 여행을 배운 것이 기뻐서 이 글을 쓴다.

앞으로는 어딜 가든 반려견과 함께하면 어떨까 생각하게 되겠지.




많이 경험하고 느끼고 배우기를 게을리하지 않는 삶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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