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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매력 Sep 06. 2019

‘가벼운’ 암이라니 다행입니다

중증질환자로 등록은 되었지만 마음은 가벼워졌습니다



갑상선 유두암 확진 소식은 전화로 전달 받았다.

생각해보면, 전화 한통으로

“당신은 갑상선 유두암이 맞습니다” 알려줄 만큼

갑상선암이 별 것 아닌 것인가???

싶을 정도로 무심한 통보였다.


그로부터 약 일주일 후,

의사선생님께 결과 설명을 직접 들었다.


“환자분의 경우에는

지나가는 질병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위치도 좋구요, 이 만큼만 떼어내면 돼요.

수술 시간도 40분 밖에 안 걸릴 거구요,

약도 길어야 2~3년만 먹으면 될겁니다”


명료하고 확신에 찬 설명을 들으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수술 자국도 많이 티 안나실 거예요.

목 주름이 선명하게 있으시기 때문에

그 주름을 따라 절개하면 됩니다”

라고 말하실 땐 이걸 다행이라 해야하나 싶었지만 ㅠㅠ

나이의 흔적인 목주름이 이럴 때 유용하게 쓰일 줄이야...ㅠㅠ


치료 후 격리가 필요하다는

방사선 치료를 해야할까봐 쫄았는데,

방사선 치료는 목이 이만큼 부어서 오신 환자들이 하는 거라고,

나는 해당이 안된다고 하시며.

환자분은 긍정적인 마인드이신 것 같으니

결과도 좋을 것이라고 다독여 주셨다.


이어진 간호사 선생님과의 상담에서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또 한 번 받을 예정이라고 말씀 드렸다.

세침 검사를 몇 주 사이에 또 하는 건 권하지 않는다고 하시며,

관련된 서류와 조직검사 슬라이드, 영상을 챙겨주시겠다고 했다.

슬라이드 1만원, 영상 1만원 2만원의 비용이 발생했지만

목구멍에 침 꽂고 조직검사 또 하는 것 보다는 나은 일이었다.


이어 중증질환 산정특례제도에 대해 알려주시며

등록을 오늘할 건지 대학병원에서 할 건지 물었다.

등록일로부터 5년까지만 산정특례가 적용된다고 한다.

나는 보험을 새로 가입할 것도 아니고

몇 달 후에 수술을 할 것도 아니어서 그냥 당일 등록을 요청했다.


앞으로 병원에서 내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면

‘갑상선암’ 환자라고 뜬다고 한다.

중증질환 환자로 분류된다고 하니

또 굉장히 중한 병처럼 느껴지는데,

현재로서는 마음도 가볍고 큰 걱정도 없다.


이제 앞으로 남은 커다란 난관은

엄마에게 언제쯤, 뭐라고 말할 것이냐 인데...

수술 날짜 잡히면 덤덤하게 말씀 드려야지.

울지 않고 말하는 연습이라도 해야할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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