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최원석 / 출판: 더퀘스트 / 발매: 2021.01.15
테슬라를 처음 알았을 때가 생각이 난다면 좋겠(?)지만(그렇게 의미있게 테슬라의 주식이 내게 다가왔다면 좋았겠지만...), 내가 테슬라의 이름을 기억하는 때에는 이미 도로에 테슬라가 많이 다니고 있었을 때였다. 삶에 그렇게 스며들어온 회사가 이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언급도 되고 좋은 사례로도 남는다. 사실 테슬라는 자동차 점유율이나 전기차에 대한 걱정들을 생각해봤을 때 메인이라고 말하기엔 불편한 점이 많다. 아직은 국내 기업들이나 독삼사라고 말하는 차들의 영향력, 도요타의 규모를 따라가기엔 한참 먼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라는 친환경 요소를 지향해야 한다는 점만으로도, 테슬라가 추구해온 방향과 보여준 혁신 사례들을 되집어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메인스트림인 것은 분명하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나름 계열이기 때문에)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있는데, 이번에 한 프로그램의 스텝처럼 활동하게 되었다. DX를 주제로 하는 교육에서 추천 받은 책이 바로 이 <테슬라 쇼크>와 <레드의 법칙> 이다. 테슬라가 어떤 지위를 가지고 있고, 어떻게 현재의 모습이 되었는지, 자동차 업계의 사람들과 디지털 업계의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여러 관점에서 소개한다. 테슬라는 수직통합, 수직계열화를 통해서 기획과 개발의 의사소통을 획일적으로 만들었고, 이로 인해 생기는 불필요한 지점을들 최소화한다. 또한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인해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서 서비스, 이너지, 통신으로 연결되는 분야들을 테슬라 안에서 해결해내고 소비자와 연을 닿고 있다. 이런 지점들이 테슬라의 심오한 지식이 된다는 점에 대해서 소개해주는 책이다.
DX를 주제로 하면서 이 책이 추천되었다는 건, 그만큼 DX 사고와 실행의 성공적인 모델이기 때문이다. 정체되어 있다고 생각한 자동차 업계의 유동성을 주었고, 자동차가 가지고 있는 모빌리티로서의 한계를 서비스와 친환경으로 확장시켰다. 다양한 담론을 제기한다는 것부터 이미 대단한 혁신인데다가 그걸 실행과 이슈로 끊임없이 환기를 한다는 건 CEO의 의지치가 강했기 때문일거다. <테슬라 쇼크>는 자동차로서의 의미를 넘어서 어떤 부분을 살펴봐야 하는지 다양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최근 테슬라에 대해서도 공부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상태에서 읽다보니 '<테슬라 쇼크>를 한 권 읽는 것만으로도 테슬라의 팬이 되겠다' 싶었다.
테슬라는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기업의 CEO들이야 그래보고 싶을 것 같고... 나 같이 평범한 직장인에게도 그럴까? 이슈를 몰고 다니는 일론 머스크라는 CEO의 역할을 제외하고, 자원을 빨아들이는 자본의 힘을 제외하고, 반도체의 핵심을 가지고 있는 미국이라는 점을 제외하고 과연 테슬라만 보고 그걸 배울 수 있을까? 한국 기업에서 근무하며 <테슬라 쇼크>를 읽는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지 되뇌였다. 언젠가 테슬라를 사야겠다고 마음 먹는다고 끝난다면 무료 팜플렛보다 비싼 종이로 된 책이라는 팜플렛을 읽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회사 내에서 테슬라 CEO 처럼 행동해보겠다고 하는 건 작심삼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비스가 기존에 제공하던 영역을 넘어서는 상상을 항시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선언한다는 점이라거나, 협업의 시대에 독불장군 같은 캐릭터 하나쯤은 메인에서 있어줘야 한다는 상상은 유치하지만 재미있다. 그리고 과거에 '마땅이 그랬던 것'을 다른 시야로 보는 일은 평소에도 연습이 많이 되어 있어야 하는 일이라고도 생각하고.
회사 생활을 하면서 DX를 하나 실현해본다고 해서 무슨 성취감이 따라올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책 한 권을 읽음으로서 길에 다니는 테슬라를 보며, '그래, 테슬라처럼 생각하라고 했지.' 라고 되뇌이는 채찍질을 해본다면 의미가 있지 싶다.
*<레드의 법칙> 도 재미있다는 추천도 있으니 곧 읽어봐야겠다.
*DX 수업은 흥미롭고 기존의 틀을 자꾸 깨려는 연습을 하게 해줘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