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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oyory Jan 20. 2023

합정과 망원 사이에서

#1 


오랜만에 연락을 주고받은 지인과 이런저런 안부를 묻다가 들은 말이 있었는데,

그 문장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서, 꼭 적어두고 곱씹으면서 꼭 이뤄내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


"네가 쓴 글 중에서, 줍고 싶은 문장이 많아."


글도 자주, 많이 쓰고. 또 독립출판을 했고, 사진도 잘 찍고.

독립출판으로 출간한 책이 계속 꾸준하게 수요가 있다는 건,

홍보만 잘 되면 터진다는 뜻이야!



지나간 건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후부터,

글을 쓰고 기록하는 일을 좋아하게 되었다.

밥처럼 지어 놓은 문장들은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어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은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가능하다면 모든 순간을 글로 기록하고, 사진으로 남겨두려고 애를 쓰는 편이다.

그래서, 앞으로 꾸준히. 이곳에서의 생활을 기록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그 결심을 행동으로 옮긴다.



2018년에 마포구 합정으로 처음 이사를 하고,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 동네를 떠나지 않았다.

골목골목의 정겨운 풍경과, 맛있는 식당. 친절한 사람들. 한강. 나열하자면 끝도 없겠지만,

아무래도 '처음' 상경한 곳이 여기였으니까. 익숙함과 편안함의 힘은 정말 크니까.

시간이 쌓이면 자연스레 정이 드니까.



지난해 9월, 합정에서 바로 옆 동네 망원으로 이사를 했다.

그전까지는 남동생과 함께 살았는데, 이제는 완벽히 분가를 해서

진정한 독립생활이 시작됐다. 설레는 기분.

모든 걸 혼자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과, 혼자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여러 많은 일들.

그 사이를 헤매며 실수도, 실패도 하면서 성장할 날들이 기대된다.


합정과 망원 사이.

실 거주지는 망원이지만, 정말 길 하나만 건너면 바로 이전에 살던 동네가 나오니까.

어릴 때부터 이곳에도, 저곳에도 스며들지 못하고 겉돌았던 날들이 차곡차곡 쌓여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들어 냈으니까.


아픔을, 기쁨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때가 온 것이다.


이곳에 살며, 이곳을 거닐며 기록한 순간과 장면들에 대해.


Konica35c, 2020 /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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