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성공 팁 (3) - 연봉 협상 팁
면접을 통과해 최종 합격했다면, 이제 연봉 협상과 오퍼레터 수령만 남았다.
연봉 협상은 언제나 어렵다. 이전 연봉보다 너무 높게 요구하면, 회사 측에서 부정적인 인상을 받을까, 혹은 다른 경쟁자가 있다면 우위에서 밀려 입사가 취소될까 두렵다. 반면, 너무 안전하게 동결 수준의 연봉을 제시하면 내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지 못한 느낌이 들고, 그 연봉으로 적어도 1년은 버텨야 한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는다.
'협상'이라고는 하지만, 회사에 직급별 연봉 테이블이 정해져 있는 경우라면 내규를 따를 수밖에 없다. 회사마다 상황이 다르고, 직무나 연차에 따라 연봉이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연봉을 예측하기도 어렵다. 주위에 물어볼 곳도 마땅치 않아 더 답답할 수 있다.
그동안 연봉 협상 과정에서 나는 늘 작아졌었다. 하지만 이번 이직에서는 처음으로 연봉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는 짜릿한 경험을 했다. 연봉 인상률이 자랑할 만큼 크진 않았지만, '을'인 지원자가 '갑'처럼 유리하게 협상하는 방법에 대해 조금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내 경험을 바탕으로 연봉 협상 및 최종 선택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팁 3가지를 전달한다.
3개 회사의 채용 전형이 동시에 숨가쁘게 진행되었다. 당시에 나는 이미 다니던 회사에 퇴사를 선언한 상태였기 때문에 가능하면 공백없이 이직을 하고 싶어 조급했기 때문이다.
수요일: 오후 4시 A사 2차 면접
목요일: 오전 11시 B사 2차 면접 > 오후 1시 C사 2차 면접
실제로 위의 스케쥴로 2차 면접이 진행되었는데 회사 일 때문에 바쁘고 스트레스도 많은 상황에서 틈틈이 세 회사의 면접을 대비해야 해서 정말 미칠 것 같았다. 이직이 급하다면 나처럼 여러 개 회사의 전형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느 정도의 텀을 두고 순차적으로 채용 전형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번 과정을 통해 깨달은 것은, 전형이 몰릴수록 그 과정은 힘들어도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압박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나를 입증하는 일에 반복적으로 단련되기 때문에 더 자신감 있는 태도로 면접을 치를 수 있다. 그러다 보면 합격 확률도 높아져서 오퍼레터를 받을 기회가 많아지고, 그렇게 되면 나라는 인재에 대한 시장의 가치를 기반으로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여러 선택지 가운데 중요한 요소를 꼼꼼히 비교하며 더 신중한 선택을 할 수 있다.
내가 희망한 연봉 인상률은 5~10% 정도였다. 저연차가 아닌, 중니어 이상부터는 두 자릿수 인상률을 받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네임밸류가 있는 회사이고 직무도 잘 맞는다면 연봉 동결도 감수할 마음이 있었다.
운이 좋게도 첫 회사에서 받은 오퍼레터에 적힌 연봉은 두 자릿수 인상률이 반영된 금액이었다. 면접 중에 내 답변이 만족스러웠는지, 면접관들의 반짝이는 눈빛과 약간의 흥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평소의 나였다면 절대 하지 못할 ‘00% 인상’을 과감히 요구했다. "이게 시장에서 인정하는 나의 가치구나"라는 자신감이 차올랐다. 첫 단추가 잘 끼워진 덕분에, 이 기세를 타고 다른 합격 기업들과도 협상을 진행할 수 있었다.
A사에서는 면접 다음 날, B사에서는 면접 당일에 합격 전화를 받았다. 사실 내가 가장 가고 싶은 회사는 C사였지만, 다음 날이 되어도 아무런 연락이 없어서 초조해졌다. 오퍼레터를 받은 이상 오래 결정을 미룰 수 없었기에 3일 내로 결정해야 했다. 수동적으로 기다리다가는 좋은 기회를 놓칠 것 같아 고민 끝에 C사의 인사 담당자에게 정중하게 연락했다.
“지금 다른 곳에서 오퍼레터를 받았는데, 사실 귀사와 함께 일하는 것을 가장 희망하고 있습니다. 오퍼레터를 오래 홀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혹시 언제쯤 결과에 대한 소식을 알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놀랍게도 전화를 끊은 지 10분도 안 되어 합격 통보를 받았고, 나에게 유리한 협상력을 가질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게도 세 개의 회사에 동시에 합격하여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신기한 점은, 세상에 완벽한 회사는 없다는 것이다. 각 회사마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요소들을 비교하고 나에게 중요한 우선순위를 기준으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연봉 및 복지
주요 업무
회사 (산업, 비전, 매출액 및 투자 유치 금액)
팀 구성
동료 및 분위기 (기업 문화, 잡플래닛 평점)
위치
주의할 점은, 장기적으로 함께할 회사를 찾는다면 연봉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높은 연봉을 받는 만큼 기대치도 높아지기 때문에, 그에 따른 책임감과 업무 강도를 감수해야 할 것이다.
내 경우, 연봉과 회사의 위치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이었다. 이전 퇴사의 주요 원인이 시너지가 나지 않는 동료들과의 갈등, 그리고 팀장과의 불화였기 때문이다. 면접을 통해 팀 구성에 대한 정보(인원 수 및 주요 직무)를 얻고, 회사와 팀의 일하는 방식과 분위기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
결국 업계 경력이 많은 마케팅 전문가인 팀장 아래에서, 둥글둥글한 동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C 회사를 최종 선택했다.
세 개의 기업에 동시에 합격한 이야기를 하니, 마치 내가 대단한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사실 한 가지 말하지 않은 비밀이 있다. 바로 이 모든 것이 ‘지인 추천’을 통해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공고를 보고 지원한 사람에 비해 상대적인 우위를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서류 전형은 거의 패스나 다름없어 전체적인 진행 속도도 빨랐고, 지인을 통해 내부 분위기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어 면접 준비도 수월했다.
이번 경험을 통해, 경력직에서는 레퍼럴(지인 추천)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넓어 보이지만 한 다리 건너면 다 연결된 좁은 세상에서, 만나는 모든 인연에 최선을 다하고, 부끄럽고 후회할 만한 일을 만들지 않으며 정말 잘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 이직을 준비하는 분들을 위한 소소한 성공 팁
1탄 - 이직 기회 발견 및 서류 전형 성공률 높이기
2탄 - 합격률을 높이는 면접 준비 꿀팁 5가지
3탄 - 시장 가치를 끌어 올리는 연봉 협상 방법